독립구단 '고양원더스'에 사회인 야구 동호인 지원 봇물

지난 23일 국내 최초 독립리그 구단 '고양 원더스'(구단주 허민)의 트라이아웃(선수공개선발)이 열렸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경기도 고양시 국가대표야구훈련장에는 '제2의 감사용'을 꿈꾸는 37명의 사회인 야구 동호인들의 땀이 가득 찼다.
감사용은 원래 삼미철강 아마추어 야구팀의 선수였다가 한국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에 삼미 '슈퍼스타즈'에 입단하여 선발투수로 활약했다. 감사용이 비록 아마추어에서는 뛰어난 선수였지만 프로에서의 성적은 1승 15패 1세이브로 신통치 않았다.
하지만 사회인 야구 동호인들에게는 우상이 됐다. 감사용의 이색적인 경력은 '보통 사람의 위대한 도전'이라는 모티브에 부합돼 2004년 영화화되기도 했다. 고양 원더스 트라이아웃에는 '감사용'이 되려는 수많은 지원자가 몰렸다.
원더스가 나이, 성별, 출신에 구애 받지 않고 최대한 많은 지원자에게 트라이아웃에 참여할 기회를 준다는 방침이어서 총 340명의 지원자가 몰렸다. 이중 20% 가량인 60여 명은 야구를 전문으로 하지 않은 순수 아마추어였다.

아마추어 중에서도 단연 눈에 띤 사람은 지원자 중 최고령인 80세의 장기원 옹이었다. 장 씨는 현재 서울 양천구의 실버야구단인 '노노야구단'에서 투수로 활약하고 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며 가장 열정적으로 트라이아웃에 임한 것은 물론 가장 먼저 테스트를 받아 언론의 관심이 집중됐다.
투수 테스트를 받은 장 씨는 "고교 때까지 야구를 했지만 6·25 한국 전쟁에 참전하게 돼 야구를 그만뒀다"면서 "어린 시절의 꿈을 이루기 위해 이렇게 지원하게 됐다"고 말했다. 빠른 볼은 아니지만 날카로운 제구로 주위를 놀라게 했다.

서울대 법대 4학년에 재학 중인 이철환 씨도 순수 아마추어 선수였다. 이 씨는 "3년 전부터 서울대내 야구리그 '스누리그'에 법대 야구 동아리 투수로 활동하고 있다"며 "뽑힐 가능성은 낮지만 테스트를 받은 것만으로도 좋은 추억이 됐다"고 말했다.
첫 날 트라이아웃에는 실력 차를 고려해 사회인 야구 동호인 등 아마추어 선수들 위주로 진행됐다. 원더스는 선수 출신이 아니더라도 실력을 갖추고 있다면 과감히 선발하겠다는 입장이나 실력 차는 눈에 띠게 드러났다.

이날 유일하게 선수 출신으로 트라이아웃에 참석한 박철우 선수가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자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박 선수는 2년제 대학인 군장대 야구부 출신으로 프로에 지명 받지 못해 고양 원더스에 지원서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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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선수가 쌀쌀한 날씨 탓에 평소에 못 미치는 투구를 했지만 포구를 제대로 해 내는 포수가 없어 코치가 직접 포수를 보는 해프닝도 있었다. 아마추어 야구 선수 중에 과연 몇 명이나 트라이아웃을 통과를 할지는 미지수다.
트라이아웃에 참가한 한 선수는 "일반인 중에는 한 명도 통과하는 사람이 없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허나 사회인 야구 동호인들에게 꿈을 펼칠 수 있는 기회의 장을 제공해 준 것만으로도 원더스에게 감사한다"고 전했다.
또 "이번 고양 원더스 창단은 야구 선수들에게 직업의 기회를 다양하게 해 줬다"며 "이 계기로 독립 구단이 많아져 실업 야구가 부활하면 대한민국 야구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생각된다"며 소회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