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액의 우승 상금 쟁탈전으로 변질돼 가는 사회인 야구

"우선 부정 선수를 게임에 포함시킨 건 누가 뭐래도 저희 팀 잘못입니다. 부정 선수 의혹이 있으니 생활기록부를 제출해 달라고 연락을 받았습니다. 부정 선수라는 걸 전혀 생각하지도 못했고 게임에 지고 나서 괜히 딴지 거는 정도로만 생각했습니다. 생활기록부를 뽑아보니 이름을 개명한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중학교때까지만 선수로 뛴 걸로 알고 있던 형님이 개명하기 전 이름이 봉황대기에 검색하면 나오더라구요. 정말 당황스러웠습니다. 개명한 사실을 전혀 몰랐기에 출전을 시켰고 대회를 치렀습니다. 대회 운영에 차질을 빚어 주최측과 저희가 상대했던 팀들에게 다시 한 번 사과드립니다."
최근 전자상거래 사이트 G마켓이 주최한 '제4회 G마켓 사회인 야구대회' 게시판에 올라온 글이다. 해당 동호회는 128강전, 64강전에서 강팀들을 차례로 꺾고 32강전에서 대회 우승후보마저 물리치는 이변을 낳았지만 부정 선수가 확인돼 탈락했다.
글을 쓴 사회인 야구 동호회 감독은 "3년 넘게 같은 팀에서 운동하고 있었는데 해당 선수가 직접 말하지 않는 이상 모른다"며 "이런 일을 당해 당황스럽고 상당히 혼란스럽다"라고 씁쓸해했다.
기업 홍보를 위해 거액의 상금을 내건 야구 대회가 많아지면서 사회인 야구에서 승패가 중요해지기 시작했다. 어떻게 해서든지 이겨야 다음 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고 상금을 받을 수 있다. 매 대회마다 2~3건의 부정 선수 사건이 발생한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사회인 야구 대회 우승 상금은 100만 원 내외의 야구 용품을 받는 것이 전부였다. 지난해부터 G마켓 사회인 야구 대회를 시작으로 500만 원을 내걸더니 이제는 1,000만 원의 우승 상금이 걸린 대회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10년 넘게 동호회 활동을 하고 있는 A씨는 "기업에서 홍보 목적으로 사회인 야구 대회를 개최함에 따라 거액의 상금은 이슈를 만들기에 충분하다"며 "대회가 많아지는 것은 우리에게 좋은 소식이나 사회인 야구의 본질을 오염시키는 부작용도 따른다"며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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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우승 상금을 목적으로 실력 있는 선수들을 모아 대회에 참가하는 팀들도 있다"며 "순수 사회인 야구대회를 표방하지만 실제로는 몇몇 팀들의 잔치에 불과하다"고 사회인 야구대회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실제 대회 출전 자격이 없는 선수를 속이고 출전시켜 발각되지 않으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발각돼 해당 대회는 몰수 경기를 당하더라도 제재 방법이 없기에 또 다른 사회인 야구 대회에 나가 우승하는 동호회도 있다.
사회인 야구계에서 실력이 정평이 나 있는 선수들은 3개 이상 동호회에서 활동하는 경우가 많다. 투수의 역할이 큰 야구의 특성상 실력 있는 투수를 보유한 팀은 항상 우승을 노릴 수 있기 때문에 이름 있는 선수를 영입하는데 힘을 쏟는다.
내년에는 우승 상금 1억 원의 대회가 만들어질 예정이라는 소문이 무성하다.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든 사회인 야구 동호인들 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부정 선수 논란은 내년에도 사회인 야구의 제일 큰 화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