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의 기적' 만들어낸 한국의 여궁사 기보배

'런던의 기적' 만들어낸 한국의 여궁사 기보배

성세희 기자
2012.08.03 00:33

[런던올림픽]베이징올림픽에서 끊긴 한국여자 양궁 개인전 금맥 부활

마지막 한발. 기보배(24·광주광역시청)는 고개를 떨궜다. 과녁 붉은색에 꽂힌 8점짜리 화살. 세트스코어 5-5 동점 이후 벌어진 한 발로 승부를 가리는 슛오프. '금메달은 내 것이 아니구나' 싶었다.

이후 슛오프에 나선 결승 맞상대 아이다 로만(멕시코)이 시위를 당겼다. 기적이 일어났다. 로만의 화살도 과녁 붉은색 8점에 꽂혔지만 기보배의 화살보다 중심원에서 거리가 멀었다.

기보배의 머리가 들어 올려졌다. 금메달이었다. 단 한발의 승부에 과녁 중심원에서 가까운 화살이 꽂힌 '여궁사'가 승리하는 규정에 따라 기보배는 2일 밤 벌어진 2012런던올림픽 여자 양궁 개인전에서 극적으로 금메달을 따냈다.

1984 LA 올림픽 이후 6연패를 이어오다 2008베이징올림픽에서 끊겼던 한국 여자 양궁 개인전 금메달의 계보도 다시 이었다.

기보배는 혜성처럼 한국 양궁계에 등장했다.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선발되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당시 대회 단체전에서 윤옥희·주현정과 더불어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개인전에서는 8강전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지난해 열린 토리노세계선수권 개인전에서도 32강에서 무너지며 '빛좋은 개살구'라는 비아냥도 들었다.

하지만 런던올림픽에서 '나라의 보배'다운 모습을 충실히 보여줬다. 이성진, 최현주와 함께 구성된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선수단에 바친 기보배는 이날 벌어진 개인전에서도 금메달을 따내 대회 2관왕에 오르며 '국궁'의 진면목을 보였다.

경기 안양 서초등학교 4학년 때 처음 활을 잡았다. 서중학교와 성문고를 거친 뒤 2010년 대표팀 선발전에서 당시 윤옥희·주현정 등 베이징올림픽 단체전 금메달리스트를 제치고 1위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그는 '88둥이'다. 1988서울올림픽이 열리던 해 태어났다. 88년은 김수녕과 서향순 등이 주축이 된 한국 여자 양궁대표팀이 단체전 7연패 신화의 문을 열던 해. 88둥이는 24년이 흐른 2012년 8월 영국 런던에서 '코리아 여궁사'의 명성을 부활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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