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안현수父 "러시아 귀화 결정적 이유는…"

[단독]안현수父 "러시아 귀화 결정적 이유는…"

이슈팀 한정수 기자, 박다해
2014.03.05 06:01

파벌 수혜? 성남시청 팀 해체가 귀화 원인? 오해와 진실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쇼트트랙 3관왕'을 달성한 러시아 국가대표 안현수(빅토르 안)의 부친 안기원씨/ 사진=머니투데이 이동훈 기자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쇼트트랙 3관왕'을 달성한 러시아 국가대표 안현수(빅토르 안)의 부친 안기원씨/ 사진=머니투데이 이동훈 기자

"이제는 (대한빙상경기연맹에 대한) 응어리가 다 풀렸다"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쇼트트랙 3관왕'을 달성한 러시아 국가대표 안현수(빅토르 안)의 부친은 최근 아들의 성공을 계기로 과거의 '서운함'을 모두 털어냈다고 했다.

안씨는 '혹시 빙상연맹과의 감정적 문제가 모두 해결되면 안현수가 다시 한국으로 돌아올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사과 받을 일도 없고 이미 현수가 (소치 올림픽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기에 미웠던 사람들을 용서하고 싶다"며 "앞으로 자라나는 새싹들이 연맹의 잘못된 행정으로 불이익을 받는 일만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씨는 지난 3일 성남시의회 의장실에서 본지 기자와 만나 과거 빙상연맹과 안현수의 관계, 안현수가 러시아로 귀화한 진짜 이유 등에 대해 거침없이 털어놨다.

◇ "안현수가 파벌 수혜자라고?"

안현수는 고등학생이던 2002년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다. 당시 안현수는 특별한 선발전을 거치지 않고 국가대표에 발탁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일부 빙상 팬들 사이에서는 안현수가 빙상연맹 고위급 인사 A씨의 지원을 받은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나왔다.

그러나 안기원씨는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안씨는 "당시 빙상연맹 차원에서 주니어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던 현수를 추천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당시 쇼트트랙 대표팀 감독이던 A씨는 현수의 대표팀 선발을 탐탁지 않게 여겼다"고 말했다.

안씨는 이어 "현수가 추천선수로 물망에 올라있었지만 감독이던 A씨는 애초 현수의 발탁을 염두에 두지 않고 있었기 때문에 2002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 출전은 불투명한 상황이었다"고 했다.

안씨는 "그런데 당시 국가대표였던 이재경 선수가 부상을 입어 결원이 생기면서 경험을 쌓게 해준다는 의미에서 현수가 선택된 것일 뿐"이라며 "A씨가 의도적으로 어린 현수를 국가대표로 선발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 안현수는 왜 빙상연맹과 사이가 틀어졌나?

안씨는 "현수가 대학 입학을 고민할 때 A씨가 직접 집에 찾아와 '믿고 맡겨달라'고 했다"며 "(현수의 장래를 놓고) 고민을 많이 했지만 결국 그 분을 믿고 한국체육대에 진학시켰다"고 말했다.

A씨의 관계가 삐걱거리기 시작한 것은 안현수가 대학 졸업을 앞둔 때였다. 안씨는 "현수가 대학 졸업을 앞두고 진로를 고민하고 있을 때 성남시청으로부터 파격적인 대우의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다"며 "바로 성남시청의 제안에 응할 수 있었지만 사제지간의 정과 의리를 생각해서 일단 보류했다"고 말했다.

안씨는 "당시 A씨가 '성남시청에 가면 운동선수 생명이 끝날 것'이라고 주장하며 '자신이 더 좋은 조건을 받을 수 있는 팀을 만들어 줄 테니 그 곳으로 가라'고 해서 계속 기다렸다"고 했다.

그러나 기다리던 팀 창단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고 결국 안현수는 성남시청 행을 결정했다. 안씨는 "2007년 11월 이 사건으로 안현수와 A씨의 사이가 멀어지기 시작했다"고 했다.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쇼트트랙 3관왕'을 달성한 러시아 국가대표 안현수(빅토르 안)의 부친 안기원씨(우), 손세원 성남시청 빙상팀 코치(가운데), 최윤길 성남시의회 의장(좌)/ 사진=머니투데이 이동훈 기자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쇼트트랙 3관왕'을 달성한 러시아 국가대표 안현수(빅토르 안)의 부친 안기원씨(우), 손세원 성남시청 빙상팀 코치(가운데), 최윤길 성남시의회 의장(좌)/ 사진=머니투데이 이동훈 기자

◇ "러시아 귀화는 성남시청 해체 전 결정"

안씨는 성남시청 소속팀이 해체돼 안현수가 러시아로 떠났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2007년 12월 성남시청에 입단한 안현수는 2008년 1월 태릉에서 국가대표팀 훈련을 소화하던 중 무릎 슬개골 부상을 입게 된다.

이날 인터뷰 자리에 함께 했던 최윤길 성남시의회 의장(당시 성남시 빙상연맹 회장)은 "당시 성남시 차원에서 꽤 큰 돈을 들여 안현수를 영입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안 선수가 부상을 입고 말았다"며 "안현수의 회복을 위해 치료비는 물론 재활까지 물심양면으로 지원했는데, 안현수와 성남시청이 사이가 나쁘다는 일각의 주장은 말도 안 된다"고 말했다.

안씨는 "성남시청의 팀 해체와 현수의 러시아 귀화는 전혀 연관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안씨는 "2010년말 성남시청의 팀 해체가 결정되기 전 현수가 이미 잦은 부상과 파벌에 따른 마음고생으로 많이 힘들어했다"며 "러시아 귀화는 아버지의 입장에서 더 좋은 환경에서 아들을 운동시키기 위해서 여러 방면으로 알아보다가 내린 결론"이라고 말했다.

2007년 12월 성남시청과 3년 계약을 맺었던 안현수는 계약이 종료되기 6개월 전인 2010년 6월부터 외국행을 타진했다. 일본, 미국, 캐나다, 러시아 등 여러 나라에서 대학원 공부와 훈련을 함께 할 수 있는 곳을 알아보던 안현수 부자는 결국 러시아를 선택했다. 러시아 빙상연맹은 부상으로 망가진 무릎을 치료하는데 필요한 재활, 숙소, 맞춤형 훈련 등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 "빙상연맹 민주화해야"

안씨는 "현수 사건을 계기로 한국이 다시 빙상강국으로 거듭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안씨는 "한국이 빙상강국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빙상연맹의 민주화가 필요하다"며 "서로 견제를 하고 다양한 의견을 개진할 수 있어야 빙상연맹이 발전할 수 있는데 한 사람이 모든 실권을 쥐고 있으면 이것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안씨는 "선수들에게 조금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지고 공정한 경쟁을 통해 운동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씨는 또 "외국은 국가대표 선발전을 모두 2회 이상 치른다. 러시아는 3회, 미국은 2회, 캐나다도 2회다"라며 "우리나라처럼 선발전을 1년에 한 번 하는 것은 부상 선수 등을 고려할 때 지나치게 기회를 제한하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안씨는 마지막으로 안현수에게 많은 응원을 보내준 한국 국민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안씨는 "국적을 바꿨음에도 현수가 금메달 딴 것을 기뻐해주신 국민들께 감사하다"며 "현수 역시 항상 응원해주고 사랑해주신 국민들께 감사하고 있다. 메달을 딴 것으로 다 보답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수가 실력으로 증명해낸 것이 너무 자랑스럽고 이제 마음에 있던 응어리가 다 풀렸다"고 소회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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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수 기자

안녕하세요. 사회부 법조팀장 한정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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