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 불펜→역전극 속출' 저질 야구? 아니다 '재미 폭발' KBO리그 매력 [신화섭의 스포츠 인사이드]

'충격 불펜→역전극 속출' 저질 야구? 아니다 '재미 폭발' KBO리그 매력 [신화섭의 스포츠 인사이드]

신화섭 기자
2026.03.30 16:25
2026 KBO리그 개막 후 첫 2연전에서 10경기 중 5경기가 역전 승부였으며, 특히 4경기는 8회 이후 결승점이 나왔다. 일부 구원 투수들의 볼 남발로 인한 역전패는 '저질 야구'라는 비판을 받았지만, 승리팀 입장에서는 타자들의 집중력과 극적인 홈런으로 '명승부'를 연출했다. 팬들은 이틀 연속 전 구장 매진을 기록하며 KBO리그의 매력을 즐겼고, 이는 2년 연속 1000만 관중의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 강백호(오른쪽)가 28일 키움전에서 연장 11회말 끝내기 안타를 친 뒤 노시환과 포옹하고 있다. /사진=OSEN
한화 강백호(오른쪽)가 28일 키움전에서 연장 11회말 끝내기 안타를 친 뒤 노시환과 포옹하고 있다. /사진=OSEN
/자료=K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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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KBO리그가 개막했다. 첫 2연전부터 막판 역전극이 속출했다. 패배팀에는 뼈아팠지만 승리팀과 그 팬들에게는 잊을 수 없는 짜릿함을 안겼다. 볼을 남발하며 역전패를 자초한 투수들의 '저질 야구'로 봐야 할까, 아니면 재미 폭발의 '명승부'라 불러야 할까.

SSG 오태곤(오른쪽)이 28일 KIA전 9회말 에레디아의 적시타 때 6-6 동점 득점하고 있다. 왼쪽은 KIA 투수 조상우. /사진=OSEN
SSG 오태곤(오른쪽)이 28일 KIA전 9회말 에레디아의 적시타 때 6-6 동점 득점하고 있다. 왼쪽은 KIA 투수 조상우. /사진=OSEN
패배팀은 뼈아픈 경기

지난 주말 이틀간 열린 10경기 중 역전 승부는 5경기였다. 그 중 29일 대전 한화-키움전을 빼고 4경기는 8회 이후 경기 막판에 결승점이 나왔다.

28일 개막전에서는 SSG가 KIA에 9회, 한화가 키움에 연장 11회에 각각 짜릿한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패배팀 관점에서 보면 KIA는 6-3으로 앞선 9회말 정해영이 2안타 1볼넷으로 3실점, 이어 등판한 조상우도 볼넷 2개와 안타 1개를 허용하고 폭투로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키움은 연장 11회초 2점을 뽑았으나 11회말 등판한 유토가 2사 후 문현빈-노시환-강백호에게 연달아 적시타를 내줬다.

29일에도 KT가 LG에 9회, 두산이 NC에 8회에 각각 역전 결승점을 따냈다. LG는 5-5로 맞선 9회초 유영찬이 연속 안타로 맞은 무사 1, 3루에서 김현수에게 좌익수 앞 땅볼(1루주자 최원준이 2루에서 포스 아웃)로 결승점을 헌납했다. NC는 6-4로 앞선 8회초 김진호가 카메론에게 동점 투런포, 손주환이 김민석에게 역전 스리런 홈런을 얻어맞아 개막 2연승을 놓쳤다.

구원 투수들 중에는 등판하자마자 볼을 연달아 던져 위기를 자초한 경우가 있었다. 10경기에서 나온 사사구는 모두 116개로 경기당 11.6개였다. 지난해 최종 8.2개(5929개/720경기)보다 3개 이상 많았다. 이를 두고 위기를 막고 승리를 지켜내야 하는 불펜 투수들이 스트라이크를 제대로 넣지 못하고 '볼볼볼볼'을 연발하며 경기 수준을 떨어뜨렸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두산 김민석(가운데)이 29일 NC전 8회 역전 결승 스리런 홈런을 때린 뒤 홈인하고 있다. /사진=OSEN
두산 김민석(가운데)이 29일 NC전 8회 역전 결승 스리런 홈런을 때린 뒤 홈인하고 있다. /사진=OSEN
승리팀은 극적 명승부

그러나 승리팀 시각에서 보면 다르게 평가될 수 있다. 경기 막판까지 타자들이 집중력을 잃지 않고 끝내 승부를 뒤집는 저력을 보여줬다. 28일 한화는 앞서 무안타였던 노시환과 강백호가 결정적인 순간 제 몫을 해냈다. 29일 두산 역시 대타로 나온 새 외국인 타자 카메론과 데뷔 후 3년간 4홈런에 그쳤던 김민석이 드라마 같은 홈런포를 터뜨렸다. 두 팀 벤치와 팬들에게는 1승 이상의 희망과 뿌듯함을 선사하기에 충분했다.

모든 불펜 투수들이 난조를 보인 것도 아니다. KT 박영현은 이틀 연속 무실점 세이브를 따냈고, 두산 김택연도 8회 2사 후 등판해 깔끔하게 4아웃 세이브를 수확했다. 개막전에서 부진했던 롯데 김원중과 한화 정우주는 이튿날에는 나란히 무실점으로 우려를 덜어냈다.

야구 수준의 척도 중 하나인 실책도 많지 않았다. 두산이 개막전에서 한꺼번에 4개를 저질렀을 뿐 10경기에서 총 12개의 실책(경기당 1.2개)만이 나왔다. 지난해 전체 1.48개(1063개/720경기)보다 적었다.

29일 LG-KT전이 열린 잠실구장. /사진=김진경 대기자
29일 LG-KT전이 열린 잠실구장. /사진=김진경 대기자
'이틀 연속 전구장 매진' 팬들은 즐겁다

최근 한국 야구가 국제무대에서 저조한 성적을 거두면서 '우물 안 개구리', '그들만의 리그'라는 혹평이 나온 게 사실이다. 그러나 경기 막판 불펜 투수들의 난조로 승부가 뒤집힌다고 해서 선진 야구라는 미국이나 일본 언론이 '저질 야구'라고 비난하지는 않는다.

지난 주말 프로야구장은 모두 만원 관중으로 가득 찼다. 5개 구장에 총 21만 1756명이 입장해 2025년(21만 9900명)과 2019년(21만 4324명)에 이어 역대 3번째 최다를 기록했다. 토~일요일 기준 전 경기 매진은 지난해에 이어 2번째였다. 개막 홈 경기를 치른 구장의 관중 수용 인원에 따라 몇 천명의 차이가 났을 뿐이다.

한 구단의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지인의 응원팀이 첫날 개막전에서 졌다. 그런데도 '내일도 야구를 볼 수 있다'며 즐거워 했다." 이런 팬심이 2년 연속 1000만 관중의 힘이자 'K-베이스볼'의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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