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진-삼진-삼진-삼진-삼진'.
한화 이글스의 '중심 타자' 노시환(26)의 3월 31일 KT 위즈전 기록지 옆에 새겨진 이 믿기 힘든 기록은 현재 한화가 처한 답답한 현실을 대변하고 있다.
한화는 지난 3월 31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Bank KBO 리그' KT 위즈와의 홈 경기서 4-9로 졌다. 개막 2연승의 기세는 꺾였고, 패배의 중심에는 '4번 타자' 노시환의 극심한 침묵이 있었다.
이날 4번 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전한 노시환은 5타수 무안타 5삼진이라는 처참한 성적표를 남겼다. KBO 리그 전체에서도 1경기 최다 삼진 타이기록이며 노시환 개인 커리어에서 최악의 불명예 기록이다.
단순히 삼진의 개수보다 더 뼈아픈 것은 '맥'을 끊는 시점이었다. 이날 노시환은 9회를 제외하면 무려 4차례(1회, 3회, 5회, 7회)의 득점권 찬스에서 모두 헛스윙 삼진으로 돌아섰다. 팀이 추격의 동력을 얻어야 할 때마다 4번 타자의 방망이는 허공을 갈랐다. 본인의 앞에서 1번 타자 오재원을 비롯해 2번 페라자, 3번 타자 문현빈이 모두 멀티 출루로 판을 잘 깔았으나 이를 모두 무산시켰다.
사실 이번 시즌 노시환의 초반 페이스는 우려스러운 수준이다. 지난 3월 열린 WBC(월드 베이스볼 클래식)부터 그랬다. 아예 타격 타이밍을 아예 잡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경기 타율 0.200(15타수 3안타)에 그치고 있으며, 삼진은 벌써 8개로 리그 1위다. 2위는 7삼진을 기록한 삼성의 김영웅이다. 특히 득점권 타율 0.200으로 4번 타자로서의 해결사 면모를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부진' 그 자체보다 벤치의 '운용'에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노시환은 타이밍이 완전히 무너진 상태다. 4번 타자라는 상징적 자리가 주는 심리적 압박감이 오히려 선수를 위축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김경문 감독은 여전히 '신뢰'를 앞세워 그를 4번 타순에 고정하고 있다. 중심 타자를 믿고 기다려주는 것도 감독의 덕목이지만, 현재 노시환의 상태는 단순한 기복을 넘어 팀 전체 타선의 혈을 막는 '체증'으로 번지고 있다. 6번 이후 하위 타순에 배치하는 것도 부담감을 덜어주는 데 분명 도움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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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재원, 페라자와 문현빈이 앞선 타선에서 기회를 만들어도 4번에서 맥이 끊기니 팀 득점 효율은 바닥을 친다. 선수를 보호하는 차원에서라도 이제는 '타순 조정'이라는 카드를 진지하게 고려해야 할 시점이다. 선발 라인업 제외라는 극단적인 선택지는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믿음 또는 뚝심'과 '고집과 아집'은 한 끗 차이다. 계약 11년에 307억원이라는 초대형 계약을 맺은 간판타자가 스스로 짐을 덜 수 있도록, 벤치의 유연한 결단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