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컬레이터에 옷 끼여 질식사…행인 10여명, 보고도 지나쳤다

에스컬레이터에 옷 끼여 질식사…행인 10여명, 보고도 지나쳤다

김소영 기자
2026.05.22 05:20
지난 2월27일 오전 5시쯤 미국 보스턴 외곽 서머빌의 데이비스역에서 스티븐 맥클러스키가 하행 에스컬레이터에서 넘어지며 입고 있던 옷이 기계에 끼면서 질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NBC10 보스턴 기사 갈무리
지난 2월27일 오전 5시쯤 미국 보스턴 외곽 서머빌의 데이비스역에서 스티븐 맥클러스키가 하행 에스컬레이터에서 넘어지며 입고 있던 옷이 기계에 끼면서 질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NBC10 보스턴 기사 갈무리

미국 한 지하철역 에스컬레이터에서 옷이 끼인 40대 남성이 행인들 무관심 속에 방치되다 끝내 목숨을 잃는 일이 벌어졌다.

최근 NBC뉴스 보도에 따르면 사고는 지난 2월27일 오전 5시쯤 미 보스턴 외곽 서머빌의 데이비스역에서 발생했다. 스티븐 맥클러스키(40)가 하행 에스컬레이터에서 넘어지며 입고 있던 옷이 하단 기계부 안으로 빨려 들어간 것.

맥클러스키는 필사적으로 발버둥 쳤지만 옷이 강하게 끼여 꼼짝도 하지 못하게 됐다. 한 남성이 그의 다리를 잡아당기며 도우려 했으나 이내 포기하곤 그냥 가버렸다. 이후 10여명이 그의 곁을 지나쳤지만 누구도 나서지 않았다.

최초 911 신고는 사고 18분 만에야 접수됐다. 지하철공사(MBTA) 직원이 나타나 에스컬레이터 비상 정지 버튼을 누른 건 그로부터 4분 뒤였다. 구조대원들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맥클러스키는 이미 맥박 소실 상태였다.

그의 등 부위 피부 역시 에스컬레이터 내부로 말려 들어가 심각한 외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맥클러스키는 구급대원의 심폐소생술을 받고 잠시 맥박이 돌아왔지만 곧 혼수상태에 빠졌고 10일 만에 숨을 거뒀다.

40년 경력 에스컬레이터 전문가는 "대중교통 기관은 승객을 안전하게 보호할 의무가 있는데 지하철공사는 이를 위반했다"며 "22분의 대응 시간은 너무 길다. 누군가 상황을 인지했다면 즉각 조치를 취해야 했다"고 비판했다.

지하철공사 측은 이번 사건을 "끔찍한 사고"라고 규정하며 "승객 누구나 에스컬레이터 상·하단에 있는 빨간색 비상 버튼을 눌러 에스컬레이터를 멈출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상기시킨다"고 밝혔다.

맥클러스키 여동생은 "오빠의 죽음은 막을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사실이 안타깝다"고 했다. 그의 모친은 "아무도 아들을 신경 쓰지 않았다. 누군가 단 1분이라도 시간을 냈다면 그는 오늘 여기 있었을 것"이라며 오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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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기자 김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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