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르헨티나의 축구 영웅 디에고 마라도나의 죽음을 둘러싼 법정 공방이 우여곡절 끝에 다시 시작됐다. 판사의 공정성 논란으로 첫 번째 재판이 파행을 겪은 지 약 1년 만이다.
영국 매체 'BBC'는 15일(한국시간) "마라도나 사망 사건에 대한 재심이 아르헨티나 산이시드로 법원에서 시작됐다"며 "이번 재판은 지난해 5월 사건을 심리하던 줄리에타 마킨타흐 판사가 다큐멘터리 제작팀의 법정 내 무단 촬영을 허용했다는 의혹을 받으며 중단된 바 있다. 새롭게 구성된 재판부가 진행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당시 마킨타흐 판사는 재판 과정을 다큐멘터리로 제작하는 것을 승인하며 법정 내 카메라 반입을 허용했다. 이에 마라도나의 죽음에 연루된 의료진 7인의 변호인단은 "판사가 다큐멘터리 제작에 관여하며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뇌물을 수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강력히 반발하며 공정성 의무 위반으로 불만을 접수했다. 결국 마킨타흐 판사가 사임하면서 첫 번째 재판은 미심쩍은 논란 속에 무산된 바 있다.
이번 재심의 피고인은 마라도나의 개인 주치의였던 레오폴도 루케와 정신과 의사 아구스티나 코사초프를 포함한 의료진 7명이다. 'BBC'에 따르면 이들은 현재 과실치사 혐의를 받고 있고, 법정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만약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이들은 최소 8년에서 최대 25년 사이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마라도나는 지난 2020년 11월 뇌 혈전 제거 수술을 받고 부에노스아이레스주 티그레 자택에서 회복하던 중 60세를 일기로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부검 결과 심부전으로 인해 폐에 체액이 축적되는 급성 폐부종이 발생한 것이 확인됐다.
다만 수사관들은 이번 사건을 비자발적 과실치사와 유사한 범죄로 분류했다. 피고인들이 당시 마라도나의 건강 상태가 매우 심각하다는 것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그를 살리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살해 의혹 수준이다. 검찰 측의 요청으로 사건을 조사한 의료 전문가 위원회 역시 마라도나가 자택에서 받은 치료를 두고 "불충분하고 무모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위원회는 "마라도나가 적절한 의료 시설에서 제대로 된 치료를 받았다면 생존 확률이 훨씬 높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재개된 재판에는 마라도나의 딸들을 비롯해 약 100명의 증인이 출석할 예정이다. 현지 보도를 종합하면 심리는 오는 7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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