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산 우리은행의 에이스 김단비(36)의 목소리에는 기대감이 가득했다. 다음 시즌 '최고 슈터' 강이슬(32)과 호흡을 맞춘다.
김단비는 12일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강이슬이 큰 결정을 해줘서 고맙다. 엄청난 지원군이 생겼다"고 말했다.
앞서 우리은행은 지난 8일 "자유계약선수(FA) 강이슬과 계약기간 4년, 총액 4억 2000만원에 계약을 체결했다"고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리그 정상급 선수로 꼽히는 강이슬은 청주 KB 박지수와 이번 FA 시장 최대어로 평가받았다. 박지수의 행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가운데, 강이슬은 이적을 택했다. KB를 떠나 우리은행에서 새롭게 출발한다.
영입 당시 전주원 신임 우리은행 감독은 스타뉴스를 통해 "(강이슬의 영입은) 정성이다. 우리 팀의 절실한 마음을 강이슬이 알아준 것 같다. 강이슬과 만나 우리 팀의 좋은 점과 상황에 대해 잘 설명했다. 강이슬이 좋은 판단을 해줬다"면서 "사인하는 날 고맙다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김단비도 같은 마음이었다. 그는 "강이슬과 많은 얘기를 나눴다"면서 "너가 나를 도와주는 게 아니라, 이제는 내가 너를 받쳐주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얘기했다. 제 자리를 누군가에게 넘겨준다기보다, 이제는 저도 누군가를 도와주는 자리로 옮겨갈 때라고 생각했다. 이 부분에 대해 강이슬과 많이 얘기했는데, 강이슬이 잘 받아준 것 같다"고 설명했다.
강이슬이 오면서 우리은행은 '김단비-강이슬'이라는 강력한 원투펀치를 구축하게 됐다. 김단비는 득점뿐 아니라 동료들에게 찬스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무기를 갖췄다. 강이슬은 언제 어디서든 득점을 터뜨릴 수 있는 슈터다. 전주원 감독은 "여러 옵션이 생겼다"고 기뻐했다.
지난 2012년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프로 무대에 입단한 강이슬은 부천 하나외환(현 부천 하나은행)을 거쳐 2021년 KB로 이적했다. 이적 첫 해였던 2021~2022시즌부터 KB의 통산 2번째 통합 우승에 일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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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가 통산 3번째 통합 우승을 차지한 올 시즌에도 강이슬은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정규리그 29경기에서 평균 15.5득점, 6.6리바운드, 3.1어시스트를 기록했다. 3점슛은 리그에서 가장 많은 69개를 넣었고, 3점슛 성공률은 35.8%였다. 특히 강이슬은 박지수가 부상으로 빠진 챔피언결정전 등 봄 농구에서 팀 중심을 잡았다. 플레이오프 6경기에서 평균 17.5득점, 7.5리바운드로 KB에 우승을 안겼다.


김단비도 "강이슬이야 워낙 공격력이 뛰어난 선수다. 누가 누구를 살려주는 게 아니라, 서로 원래 하던 것을 해낸다면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다. 자기가 잘하는 것을 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김단비는 "지난 시즌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에서 최대한 노력했다고 생각한다. 성적이 그렇게 좋지는 않았지만 최선을 다해서 플레이오프 진출도 이뤘다. 이제는 강이슬이 왔기 때문에 플러스가 있을 것"이라면서 "꼭 우승을 하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다음 시즌 우리가 얼마나 엄청난 시즌을 보낼지 기대가 많이 된다"고 고백했다.
강이슬 영입뿐 아니라, 우리은행은 많은 변화를 맞이했다. 지난 달 무려 14년 만에 사령탑 교체를 단행했다. '우리은행 왕조'를 세운 위성우 감독이 총감독으로 물러났고, 위성우 총감독을 14년간 보좌했던 '레전드' 전주원 코치가 새롭게 지휘봉을 잡았다. 김단비는 "위성우 총감독님은 제게 '농구의 은인' 같은 분이다. 위성우 총감독님을 못 만났더라면 저도 이 정도까지 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저의 시작을 함께 해주신 분이고, 또 위성우 총감독님의 마무리를 저도 함께 할 수 있어 좋았다"고 고마워했다.
새로운 변화를 맞이한 우리은행, 또 강이슬이 오면서 김단비는 더욱 마음을 다잡았다. 김단비는 "중요한 건 강이슬이 아니라 바로 나"라면서 "강이슬은 새로 왔기 때문에 더 집중하고 무언가를 해야 하는 목표가 있을 것이다. 말을 하지 않아도 혼자 잘 할 것이다. 그런데 제가 강이슬이 왔다고 편하게 생각하고 스스로 안주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이럴 때 강이슬이 더 잘할 수 있게, 또 팀이 더 잘할 수 있게 제가 새롭게 왔다는 마음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수많은 트로피, 개인상까지 휩쓴 김단비이지만, 다음 시즌 목표가 하나 있다. 바로 어시스트상이다. 이는 팀 동료들을 위해서다. 김단비는 "제가 기록상 중에 어시스트상 하나만 못 받았다. 그래서 지난 시상식 때 그 상을 받고 싶다고 말했다. 또 이제는 선수들이 자신 있게 슛을 쏘고 본인들이 하고 싶은 공격적인 농구를 하길 바라는 마음도 있다. 이제는 제가 아닌 동료들이 주인공이 되는 농구를 하고 싶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도 "강이슬만큼은 제 패스로 득점을 받아먹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강이슬만 빼고 다른 선수들의 도움을 받겠다"고 농담을 던졌다.
마지막으로 김단비는 "저는 우리은행에 와서 많이 배웠다. 어떻게 보면 그런 것을 증명했다고 할 수 있는데, 강이슬도 우리은행에서 많은 것을 증명했으면 한다. 저도 많이 도와주겠다"고 새로운 동료를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