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많이 울었어요" 문동주 몫까지→정우주는 이를 악물었다, '사실상 노히트' 무르익는 선발의 꿈

"저도 많이 울었어요" 문동주 몫까지→정우주는 이를 악물었다, '사실상 노히트' 무르익는 선발의 꿈

고척=안호근 기자
2026.05.15 08:19
문동주의 부상에 눈물을 흘렸던 정우주가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4이닝 1피안타 1실점 호투를 펼쳤습니다. 정우주는 직구 위주의 투구 전략으로 키움 타자들을 제압하며 시즌 첫 선발 등판의 아쉬움을 씻어냈습니다. 그는 문동주의 향수를 부적처럼 지니고 다니며 다음 등판에서는 더 적은 투구 수로 많은 이닝을 소화하겠다는 각오를 다졌습니다.
한화 이글스 정우주가 14일 키움 히어로즈전 승리를 이끈 뒤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한화 이글스 정우주가 14일 키움 히어로즈전 승리를 이끈 뒤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문)동주 형이 수술을 한다는 얘기에 저도 그날 많이 울었어요."

문동주(23)의 뼈아픈 부상에 정우주(20·이상 한화 이글스)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그 자리를 대체하게 된 정우주는 마음을 굳게 다잡고 대체자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심어줬다.

정우주는 1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키움 히어로즈와 2026 신한 SOL KBO리그 방문경기에 선발 등판해 4이닝 동안 73구를 던져 1피안타 2사사구 4탈삼진 1실점 호투를 펼쳤다.

지난해 전체 2순위로 입단한 정우주는 당초부터 선발의 꿈을 품었으나 탄탄한 선발진을 갖추고 있던 팀 상황에 맞춰 불펜에서 시작했고 필승조로 발돋움했다.

올 시즌 선발 투수들의 연이은 부상과 불펜에서 부침이 이어지며 선발로 기회를 얻게 됐다. 시즌 첫 선발 기회를 얻은 지난 7일 KIA 타이거즈전에선 1⅔이닝 만에 1피안타 4볼넷 2탈삼진 2실점한 뒤 조기 강판됐지만 김경문 감독은 "지금은 (정)우주에게 먼저 기회를 줄 것 같다"며 "우주가 던지는 걸 계속 세 번 정도 보고 난 다음에 거기에 따라서 투수 코치와 이야기하려고 한다"고 믿음을 나타냈다.

한화 이글스 정우주가 14일 키움 히어로즈전에 선발 등판해 이닝을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한화 이글스 정우주가 14일 키움 히어로즈전에 선발 등판해 이닝을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이날은 완전히 달라졌다. 1회말을 삼자범퇴로 가볍게 시작한 정우주는 2회에도 탈삼진 2개를 곁들이며 압도적인 투구를 뽐냈다. 3회는 다시 삼자범퇴로 마쳤다.

그렇기에 4회 아쉬움이 더 컸다. 선두 타자 안치홍에게 몸에 맞는 공을 허용한 뒤 최주환을 우익수 뜬공, 임병욱을 유격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며 안정을 찾았는데 트렌턴 브룩스의 높게 뜬 타구 때 내외야진의 소통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았고 결국 타구를 놓쳤다. 2사이기에 일찌감치 스타트를 끊은 1루 주자가 2,3루를 통과해 홈까지 파고 들었고 이날 유일한 피안타와 실점까지 기록했다. 이후엔 침착히 아웃카운트를 추가해 이날 투구를 마쳤다.

지난해 9월 15일 키움전에 선발 등판해 54구를 던져 개인 최다 투구수 기록을 세웠던 정우주는 이날 그 기록을 훌쩍 뛰어넘었고 5회 등판의 아쉬움을 남기고 투구를 마칠 수밖에 없었다.

롤 모델인 안우진은 오히려 5회까지 5피안타 3실점을 기록했고 판정승을 거뒀다. 경기 후 정우주는 "야구하면서 가장 많은 이닝을 던진 것 같다. 차근차근 이닝을 늘려간다면 제가 목표로 하는 승을 얻을 수 있을 것 같고 우선 팀이 이긴 것에 감사하고 기쁘게 생각한다"며 "고 소감을 밝혔다.

아웃카운트 3개만 보태면 승리 요건을 갖출 수 있었다. 정우주는 "(4회 종료 후) 나쁘진 않았는데 물론 타자를 상대하면서 투구 수가 너무 많이 늘었다. 몸 상태는 괜찮았다"면서도 "욕심은 항상 있는데 이것 또한 팀을 위한 선택이니까 별 생각은 없다"고 전했다.

시즌 첫 선발 등판이었던 KIA전의 뼈아픈 실패를 통해 전략을 수정할 수 있었다. 정우주는 "직구 스트라이크 비율을 많이 높이려고 했고 변화구 비율도 많이 올리려고 했다"면서도 "사실 변화구 스트라이크는 아직 조금 더 보완을 해야 될 것 같다고 느껴서 다음 경기를 더 준비해야 될 것 같다"고 전했다.

한화 이글스 정우주가 14일 키움 히어로즈전에 선발 등판해 역투를 펼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한화 이글스 정우주가 14일 키움 히어로즈전에 선발 등판해 역투를 펼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말 그대로였다. 시속 150㎞ 중반대 직구는 정우주의 가장 큰 무기지만 변화구의 완성도는 떨어진다. 억지로 비율을 맞추려기보다는 더 좋은 걸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이날 던진 73구 중 직구를 무려 60구, 82%나 활용했다. 최고 시속 155㎞ 빠른 공은 키움 타자들을 제압하기에 충분한 힘을 갖추고 있었다. 여기에 간간히 슬라이더(11구)와 커브(2구)를 섞으니 그 효과가 배가 됐다.

이날 4개의 삼진 중 3개가 직구를 통해 잡아낸 헛스윙 삼진이었고 직구가 잘 통하다보니 3회 최재영에겐 낮게 떨어지는 슬라이더로도 삼진을 잡아낼 수 있었다.

경기 전부터 세운 계획이었다. "직구가 무기이기 때문에 직구를 많이 쓰자고 말을 했다"며 "직구를 스트라이크로, 그냥 네모 안에 많이 넣자는 말을 포수랑 맞추고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정우주 또한 투수 직속 선배 문동주의 부상에 쉽게 웃지 못했다. "(수술을) 잘 받고 오라고 말했다. 동주 형이 수술을 한다는 얘기에 저도 그날 많이 울었다"며 "그래서 동주 형의 그런 걸(정신을) 담고 올 시즌 잘 마무리해 보겠다"고 전했다.

노시환 등 몇몇 타자들은 문동주의 쾌유를 빌며 그의 벨트를 착용하고 뛰고 있다. 정우주는 다른 특별한 걸 받았다. "저는 동주 형이 쓰던 향수를 받았다. 그 좋은 기가 저한테 온 것 같다"면서도 사용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제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향"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더니 "항상 부적처럼 가지고는 다니고 있다"고 전했다.

다음 등판에서 보완하고 싶은 점이 분명히 있다. "적은 투구 수로 오늘보다는 더 많은 이닝을 이끌고 싶다"며 "그 다음에 실점을 최소한 줄여서 저희 타자들이 얼른 점수를 낼 수 있게 저도 마운드에서 수비 시간을 줄여줘야 될 것 같다"는 각오를 다졌다.

한화 이글스 정우주가 14일 키움 히어로즈전에 선발 등판해 야수진의 호수비에 고마움을 전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한화 이글스 정우주가 14일 키움 히어로즈전에 선발 등판해 야수진의 호수비에 고마움을 전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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