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기 꺼내 든' 내고향에 석패... 눈물 흘린 수원FC위민 박길영 감독 “여자축구 더 사랑받았으면…”

'인공기 꺼내 든' 내고향에 석패... 눈물 흘린 수원FC위민 박길영 감독 “여자축구 더 사랑받았으면…”

OSEN 제공
2026.05.23 05:16
수원FC 위민 박길영 감독은 2025-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준결승전에서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에 1-2로 역전패한 후 눈물을 흘렸다. 수원FC 위민은 사상 첫 아시아 정상 도전을 멈췄지만, 미얀마 원정을 거쳐 디펜딩 챔피언 우한장다를 꺾고 준결승에 오르는 등 국제대회에서 경쟁력을 보여주었다. 박길영 감독은 패배에도 불구하고 여자축구의 가능성과 현장의 열기를 이야기하며 팬들과 취재진에게 감사를 표했고, 기자회견 후 취재진의 박수를 받았다.

[OSEN=우충원 기자] 수원FC 위민 박길영 감독이 끝내 눈물을 참지 못했다. 하지만 패배 속에서도 그는 여자축구의 가능성과 현장의 열기를 이야기했고, 팬들과 취재진을 향한 감사도 잊지 않았다. 사상 첫 아시아 정상 도전은 멈췄지만 수원FC 위민이 남긴 울림은 결코 작지 않았다.

수원FC 위민은 지난 20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5-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준결승전에서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에 1-2로 역전패했다. 후반 초반 하루히 스즈키의 선제골로 앞서갔지만 연속 헤더 실점을 허용했고, 지소연의 페널티킥마저 골대를 외면하면서 결승 진출 꿈은 아쉽게 무산됐다.

하지만 수원FC 위민이 걸어온 과정 자체는 충분히 의미 있었다.

미얀마 원정을 거쳐 디펜딩 챔피언 우한장다를 4-0으로 완파하며 준결승 무대까지 올라왔고, 처음 경험하는 국제대회 큰 무대에서도 당당하게 경쟁력을 보여줬다. 특히 내고향과의 준결승 역시 경기 내용만 놓고 보면 쉽게 밀리지 않았다. 전반전 내내 주도권을 잡았고 경기 흐름도 수원FC 위민 쪽에 가까웠다.

다만 경기 외적인 분위기는 쉽지 않았다.

8년 만에 국내에서 열린 남북 여자축구 맞대결이라는 상징성 속에 경기장은 큰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공동응원단 분위기는 홈팀 수원FC 위민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남았다. 경기장에서는 내고향을 향한 응원과 함성이 더 크게 터져 나왔고 수원FC 위민 선수들은 사실상 낯선 분위기 속에서 싸워야 했다.

그럼에도 선수단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경기 후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박길영 감독은 결국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그는 “궂은 날씨 속에서도 경기장을 찾아주신 팬들께 승리를 드리지 못해 죄송하다”며 “한국 여자축구의 발전 가능성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에 더 이기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많은 관중과 취재진 앞에서 경기하는 경험 자체가 처음이었다”며 “설레기도 했고 정말 감사했다. 아직 여자축구 환경은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이번 대회를 계기로 더 많은 분들이 경기장을 찾아주셨으면 좋겠다”고 진심을 전했다.

기자회견이 끝난 뒤 현장에서는 이례적인 장면도 나왔다. 패장인 박 감독을 향해 취재진이 박수를 보낸 것이다. 결과와 별개로 여자축구 현장에서 보여준 노력과 진정성에 대한 응원에 가까웠다.

박 감독 역시 그 순간을 오래 기억하겠다고 했다.

그는 공식 메시지를 통해 “기자회견이 끝난 뒤 들려온 박수 소리는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며 “패장에게 그런 박수를 보내는 일이 얼마나 드문지 잘 알고 있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이어 폭우 속에서도 끝까지 자리를 지킨 팬들과 보이지 않는 곳에서 대회를 준비한 구단 프런트에게도 감사 인사를 남겼다.

박 감독은 “이렇게 많은 관중과 기자분들이 경기장을 찾아주신 것 자체가 큰 힘이었다”며 “이번 대회를 계기로 WK리그와 한국 여자축구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내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비록 결승 진출은 이루지 못했지만 수원FC 위민이 남긴 도전은 여자축구가 얼마나 뜨겁고 치열할 수 있는지를 충분히 보여줬다. /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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