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비하인드] "기회 주세요" 모르는 번호로 걸려온 전화 한 통... 이규섭 감독도 인정한 'DB행' 조은후의 용기

[FA 비하인드] "기회 주세요" 모르는 번호로 걸려온 전화 한 통... 이규섭 감독도 인정한 'DB행' 조은후의 용기

이원희 기자
2026.05.29 05:32
원주 DB의 이규섭 신임 감독은 최근 FA 신분이던 조은후로부터 모르는 번호로 전화를 받았다. 조은후는 DB 유니폼을 입고 뛰고 싶다는 뜻을 직접 전하며 기회를 요청했고, 이규섭 감독은 그의 의지를 확인하고 영입을 논의했다. 결국 DB는 조은후를 1년 계약으로 영입했으며, 이규섭 감독은 조은후의 절실함과 경쟁을 통한 성장을 기대했다.
이규섭 원주 DB 감독. /사진=KBL 제공
이규섭 원주 DB 감독. /사진=KBL 제공
조은후. /사진=KBL 제공
조은후. /사진=KBL 제공

프로농구 원주 DB의 이규섭(49) 신임 감독은 최근 낯선 번호로 걸려온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전화를 건 사람은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이던 조은후(27)였다.

이규섭 감독은 28일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사실 조은후와는 전혀 모르는 사이였다. 일면식도 없고 저와 겹치는 부분도 없었는데, 모르는 번호로 연락이 와서 받았더니 조은후였다"고 말했다.

DB는 이날 "가드 조은후를 FA로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계약기간은 1년이다. 이번 이적에는 조은후의 용기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조은후가 이규섭 감독에게 전화를 건 이유는 하나였다. DB 유니폼을 입고 코트에 뛰고 싶다는 뜻을 직접 전하기 위해서였다. 이규섭 감독은 "조은후가 '기회를 한 번 주시면 DB에 와서 열심히 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떠올렸다. 다만 곧바로 확답을 줄 수는 없었다. 이규섭 감독은 "영입 결정을 그 순간 바로 내릴 수는 없었다. 그래서 '네 의지는 잘 알겠다. 우리도 FA 영입에 대한 미팅을 하고 있으니 논의해보겠다'고 답했다"고 설명했다.

마침 DB도 이선 알바노를 받쳐줄 백업 가드가 필요했다. 이규섭 감독은 "그 부분이 고민이 돼서 이번 FA 대상자 중 가드 명단을 보고 있었다"며 "영입에 대한 미팅도 실제로 진행했다"고 전했다.

조은후 오피셜. /사진=원주 DB SNS
조은후 오피셜. /사진=원주 DB SNS

이규섭 감독과 조은후에게 특별한 개인적 인연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다만 이규섭 감독은 선수로서의 조은후를 잘 알고 있었다. 현역 시절 서울 삼성에서 뛰었던 이규섭 감독은 은퇴 후 삼성과 부산 KCC 코치를 거쳤고, 대학농구 및 KBL 해설위원으로도 활동했다. 또 두 아들 이승준, 이승민이 현재 용산고에서 선수로 뛰고 있어 평소 아마추어 농구와 대학농구를 꾸준히 지켜봐 왔다. 자연스럽게 조은후의 플레이도 여러 차례 확인했다.

이규섭 감독은 "조은후가 고등학교에 다닐 때부터 알고 있었다. 굉장히 촉망받는 유망주였고, 성균관대에서도 에이스 역할을 했던 선수"라며 "프로에 와서 부침은 있었지만, 수비에서 허슬 플레이와 끈기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이어 "전력적인 부분도 중요하지만, 팀 분위기와 훈련 태도에 대해서도 조은후와 이야기를 나눴다. 본인이 열심히 하겠다고 해서 함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규섭 감독. /사진=KBL 제공
이규섭 감독. /사진=KBL 제공
조은후 프로필. /사진=KBL 제공, AI 제작 이미지.
조은후 프로필. /사진=KBL 제공, AI 제작 이미지.

용기 있는 전화 한 통으로 간절히 원했던 기회는 잡았다. 이제 남은 것은 증명이다. 조은후가 이규섭 감독의 기대에 어떤 모습으로 응답할지, 그리고 치열한 경쟁 속에서 스스로 기회를 잡아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이규섭 감독은 "그 절실함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올여름 트레이닝 캠프가 열리고, 이후 전지훈련도 떠난다. 그때 조은후의 지금 같은 모습이 계속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팀 안에는 분명히 경쟁해야 할 선수들이 있다. 조은후가 그 선수들과의 경쟁을 통해 팀에 좋은 에너지를 불어넣었으면 한다. 기회는 본인이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은후. /사진=KBL 제공
조은후. /사진=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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