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끼리 친하셨어요" 초1때 같은 반 친구와 결혼, 롯데 현도훈은 '10년 무명' 함께 버틴 아내가 고마웠다 [인터뷰]

"할아버지끼리 친하셨어요" 초1때 같은 반 친구와 결혼, 롯데 현도훈은 '10년 무명' 함께 버틴 아내가 고마웠다 [인터뷰]

김동윤 기자
2026.06.05 12:12
롯데 자이언츠 현도훈은 10년에 가까운 무명 시절을 함께 버틴 아내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그는 올해 롯데의 필승조로 활약하며 19경기 2승 2패 2홀드 평균자책점 1.61을 기록했고, 데뷔 첫승 후 아내에게 감사를 전하는 인터뷰로 화제가 되었다. 현도훈은 초등학교 1학년 때 같은 반이었던 아내와 오랜 인연 끝에 결혼했으며, 아내와 가족들의 응원이 지금의 활약에 큰 힘이 되었다고 밝혔다.
롯데 현도훈이 4일 광주 롯데전에서 스타뉴스와 인터뷰했다. /사진=김동윤 기자
롯데 현도훈이 4일 광주 롯데전에서 스타뉴스와 인터뷰했다. /사진=김동윤 기자

롯데 자이언츠 현도훈(33)이 10년에 가까운 무명 시절을 함께 버틴 아내에게 재차 고마움을 드러냈다.

현도훈은 올해 롯데가 재발견한 보물 중 하나다. 간결한 피칭으로 19경기 2승 2패 2홀드 평균자책점 1.61, 22⅓이닝 16탈삼진을 기록하며 필승조로 올라섰다. 지난 4월 부산 한화 이글스전에서 취재진과 만난 현도훈은 그 비결로 "모든 감정을 배제하고 아무 생각 없이 기계처럼 던지려고 하고 있다"라며 평정심을 이야기했다.

그리고 이 마음가짐은 두 달이 흐른 시점에서도 변함이 없었다. 현도훈은 4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을 앞두고 스타뉴스와 만나 "지금도 별생각이 없다. 홈런을 맞아도 내가 아예 안 맞는 투수가 아니라 그냥 맞을 때가 됐구나 하고 넘어간다. 성적도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냥 나와서 운동하고 경기하는 매 순간이 재미있다. 준비하는 과정도 긴장하는 부분도 즐겁다. 내겐 처음 겪는 일들이 많으니까 모든 일이 새롭고 재미있다. 많은 분이 걱정해주시는데 트레이닝 파트에서도 정말 잘 관리해주시고, 그렇게 힘에 부친다는 느낌은 없다"고 설명했다.

매사 담담한 현도훈을 웃고 힘내게 하는 건 오랜 기간 그를 지탱해준 가족들의 존재다. 현도훈은 신일중 졸업 후 일본 교토국제고로 야구 유학을 떠났다. 큐슈코리츠대를 거쳐 프로무대에 도전했지만, 모두 실패하고 2017년 파주 챌린저스를 통해 다시 문을 두드렸다.

두산 시절 현도훈. /사진=뉴스1 제공
두산 시절 현도훈. /사진=뉴스1 제공

2018년 두산에 육성선수로 입단해서도 두 번의 방출을 경험하는 등 무명 생활이 10년 가까이 이어졌다. 그런 만큼 현도훈의 데뷔 첫승도 많은 울림을 줬다. 현도훈이 지난 4월 28일 부산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승리 투수가 된 후 진행한 수훈선수 인터뷰는 장안의 화제였다. 당시 현도훈은 현장 취재진에도 "아내가 가장 생각난다. 힘든 시간 아내 덕분에 버틸 수 있었고, 내가 좋아하는 야구를 할 수 있게 뒤에서 도와주고 응원해줬다. 정말 고맙고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다"고 말해 감동을 안겼다.

알고 보니 동갑내기 아내와는 보통 인연이 아니었다. 기억이 있을 때부터 아내는 늘 그의 곁에 있었다. 현도훈은 "아내의 할아버지와 우리 할아버지가 엄청 가까운 사이셨다. 그러다 보니 아버지와 장인어른도 엄청 친했다. 아내의 오빠도 야구를 해서 같이 운동도 했고 가족끼리 많이 가까웠다"고 말했다. 이어 "완전 아기 때부터 알았다. 얼마 전에 찾아보니 초등학교 1학년 때는 같은 반이었더라. 그런데 내가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야구를 하러 서울로 가서 이후엔 기억이 잘 없다"고 덧붙였다.

17세 어린 나이에 이역만리 일본으로 떠난 탓에 외로움을 많이 탔을 터. 비시즌 한국에 올 때마다 그를 반긴 건 지금의 아내였다. 현도훈은 "우리 동네가 남양주 진접이라고 조금 시골이다. 외국에 오래 있다 보니 동네 친구들이 없었다. 영화도 보고 싶고, 맛있는 것도 먹고 싶은데 혼자 갈 수는 없지 않나. 그래서 아내한테 영화를 보자고 했다"고 떠올렸다.

이어 "겨울 휴식기 때 한국에서 2~3주 머물 때가 있었는데 그때 장인어른이 밥을 먹자고 연락이 오셨다. 그렇게 2~3주를 매일 같이 밥 먹고 영화 보고 맛있는 걸 먹다가 난 다시 일본에 갔다. 일본에 가서도 계속 연락은 했는데 5개월이 지났을 때쯤 아내가 일본에 놀러 가도 되냐고 했고 그때부터 시작됐다"고 덧붙였다.

현도훈이 역투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현도훈이 역투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두 사람은 한국-일본 장거리 연애 끝에 지난 2018년 부부의 연을 맺었고 올해 1월에는 첫 딸을 품에 안았다. 현도훈의 아내는 5월 3일 그가 두 번째 승을 올렸을 때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려 많은 응원을 받았다.

이에 현도훈은 "안 그래도 아내의 글이 SNS 알고리즘에 많이 떴다고 하더라. (손)성빈이도 '형! 형수님꺼 저한테도 뜨는데요'라고 말해주더라"고 웃으면서 "그동안 내게 피해를 줄까 봐 그런 걸 안 썼는데 이번에 처음 썼다"라며 "아내가 평소에도 긍정적인 이야기를 많이 해준다. 안 좋을 때는 격려해주고, 마음이 불안정할 때는 '올바른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따끔한 이야기도 한다"고 밝혔다.

올해 활약도 아내와 가족들의 응원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현도훈은 "올해도 내가 한 번 더 해보고 싶다고 했는데, 흔쾌히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했다. 그렇게 말하기가 쉽지 않을 텐데 항상 나를 먼저 생각해주는 사람이라 고맙다. 부모님뿐 아니라 장인어른, 장모님도 오랜 시간 응원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진심을 전했다.

한 사람의 남편, 아빠로서 마운드에서 최대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현도훈이다. 현도훈은 "딸아이도 복덩이다. 너무 예쁘고 사랑스럽다. 아이가 태어나다 보니 나도 좋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고 긍정적인 생각을 많이 한다"라며 "아내와 아이가 현도훈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평생 행복하고 편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 나도 최대한 오래 뛰는 것이 목표"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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