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막전부터 3안타를 몰아쳤지만 다시 그 시간이 찾아오기까진 50경기를 더 거쳐야 했다. 신인 오재원(19·한화 이글스)이 이겨내기엔 힘겨운 시간이었다. 그러나 묵묵히 때를 기다렸고 결국 다시 한 번 자신의 잠재력을 널리 알렸다.
오재원은 7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2026 신한 SOL KBO리그 방문경기에 1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6타수 4안타 1삼진 3득점으로 팀의 8-7 연장 승리를 이끌었다.
데뷔 첫 4안타 경기와 함께 시즌 타율이 0.167에서 0.205(78타수 16안타)로 치솟았다.
유신고 출신의 오재원은 지난해 빼어난 활약을 펼치며 퓨처스 스타대상에서 야구 부문 스타상을 수상할 정도로 빼어난 재능을 인정 받았고 한화는 신인 드래프트에서 투수 유망주들을 제치고 1라운드 3순위로 오재원을 영입했다. 계약금도 2억 7000만원이나 안겼다.
타격은 물론이고 빠른 발과 안정적인 수비 능력까지 더해 즉시전력감으로도 충분한 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문동주와 김서현, 황준서, 정우주까지 최근 몇 년간 투수 유망주들을 싹쓸었고 가시적인 성과를 낸 상황에서 이젠 문현빈과 함께 외야에서 10년 이상 팀을 이끌어 갈 자원으로 눈길을 돌렸다. 특히나 수비에 약점이 있는 문현빈과 요나단 페라자가 코너 외야수로 뛰어야 하는 상황에서 이들을 커버할 수 있는 중견수 전력 보강이 필요한 한화에 안성맞춤인 자원이었다.
스프링캠프 연습경기를 시작으로 시범경기, 시즌 초반에도 한화의 1번 타자 중견수로 많은 기회를 받았다.
김경문(68) 감독은 6일 롯데전에 돌연 오재원을 1번 타자 중견수로 복귀시켰다. 김 감독은 "특별한 이유는 없다"며 "그동안 초반에 1번에서 치다가 빠져가지고 열심히 노력했으니까 기회를 줬다. 오늘 잘했으면 좋겠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5타석에서 2타수 무안타에 그쳤지만 2볼넷으로 멀티출루를 기록하며 1득점, 팀의 승리에 힘을 보탰다.
이날 한 번 더 기회를 얻고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1회초 선두 타자로 나선 오재원은 빠른 발을 앞세워 내야 안타로 출루했다. 요나단 페라자의 투런 홈런 때 홈을 밟았다.
2회에도 선두 타자로 나서 중전 안타를 날렸다. 4회에도 다시 선두 타자로 나선 오재원은 제레미 비슬리의 스위퍼를 밀어쳤고 좌측 2루타가 됐다. 페라자의 안타 때 3루를 거쳐 홈까지 파고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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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6회 유격수 땅볼, 8회 루킹 삼진으로 물러났던 오재원은 연장 10회초 결정적인 안타를 날렸다. 2사 1루에서 최준용을 상대로 중전 안타를 때려내며 커리어 첫 4안타 경기를 완성했다. 이후 페라자의 자동 고의4구까지 더하며 만루 기회를 맞았고 문현빈이 땅볼 타구 때 롯데의 실책이 나오며 주자 2명이 홈을 파고 들어 결국 승리를 따내게 됐다.
개막전에서 3안타 맹타를 휘두르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오재원은 이후 깊은 부진에 시달렸다. 이날 경기 전까지만 해도 타율은 0.167에 불과했다.
그러나 오재원은 사령탑의 확실한 믿음 속에 무려 50경기, 2개월여 만에 3안타 이상 경기, 데뷔 첫 4안타 경기를 펼치며 팀 승리에 일등공신이 됐다.
오재원은 올 시즌 단 한 번도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적이 없다. 한화가 반드시 키워야 할 유망주임은 분명하지만 프로의 높은 벽을 절감하며 적응에 애를 먹고 있는 선수이기에 1군에서 머무는 것이 옳은 것인지에 대해선 이견이 일기도 했다.

그럼에도 김경문 감독은 오재원을 곁에서 지켜보며 노력하는 모습을 지켜봤고 다시 기회를 줬다. 오재원은 그 기회를 완벽히 살렸다. 절실하게 기다려온 순간이었다. 오재원은 경기 후 "최근에 너무 안 좋았는데 그래도 제가 할 수 있는 대주자나 대수비 등에 집중하고 있었다. 저에게 한 번 기회가 오면 놓치지 않으려고 마음 먹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감독님께서 좋은 기회를 주셔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데뷔 시즌을 보내는 신인 선수지만 주전으로 시작해 백업 역할로 내려앉은 2개월여의 순간이 결코 야구 인생을 돌이켜봐도 매우 힘겨웠다. 오재원은 "개인적으로는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전했다.
그러나 어린 나이임에도 묵묵히 때를 기다렸다. 그리고 그 순간을 위해 열심히 땀방울을 흘렸다. "이 시간을 그냥 버리지 않고 활용하려고 했다. 누구에게나 열심히 하면 기회는 찾아오는 것이니까 기다리고 있었다"는 오재원은 "코치님들과 타격적인 부분에서도 손 본 것도 있고 스스로도 빨리 자신감을 찾으려고 했다. 잘 준비하고 기다렸는데 기회가 와서 잘 잡을 수 있었다"고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