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캡틴' 손흥민(LAFC)도 쉽게 열지 못했던 체코의 골문을 '중원 사령관' 황인범(페예노르트)이 열었다. 분위기를 바꾼 한국은 벼랑 끝에서 벗어나 역전승까지 수확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12일 오전 11시(한국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사포판의 에스타디오 아크론에서 열린 체코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2-1 역전승을 거뒀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개최국 멕시코를 비롯해 체코, 남아프리카공화국과 함께 A조에 묶였다. 첫 상대는 미로슬라프 코우베크 감독이 이끄는 체코였다. A조 4팀 모두 전력이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는 만큼 첫 경기 결과가 조별리그 판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 한국 입장에선 반드시 승점이 필요한 경기였다.
하지만 체코는 만만치 않았다. 한국은 전반부터 손흥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등 빠르고 기술 좋은 선수들을 앞세워 체코 수비를 공략했다. 반면 체코 수비진은 깊게 내려앉아 한국의 공격을 차단했다. 여기에 골 운까지 따르지 않았다. 한국은 전반 슈팅 수에서 8-2로 앞섰지만, 소득 없이 0-0으로 후반을 맞았다.
후반에도 한국의 흐름이었다. 그러나 문제는 역시 결정력이었다. 결정적인 슈팅이 체코 수비진에 막히거나 골키퍼 마테이 코바르(PSV에인트호벤)의 슈퍼 세이브에 막혔다. 특히 손흥민은 이날 슈팅 6개를 시도했지만 체코 골문을 여는 데 실패했다.
수차례 공격 기회를 살리지 못한 한국은 더 큰 고비를 맞았다. 후반 14분 체코 수비수 라디슬라프 크레이치(울버햄튼)에게 선제골을 내줬다.
이날 체코는 많지 않은 공격 기회 속에서도 높은 신장을 앞세워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었다. 이 전략이 제대로 통했다. 오른쪽 측면에서 블라디미르 초우팔(호펜하임)이 길게 던진 스로인을 크레이치가 문전으로 달려들며 헤더로 연결했고, 공은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다. 경기 흐름을 잡고도 골을 넣지 못한 한국은 순식간에 패배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황인범이 구세주로 나섰다. 후반 22분 곧바로 동점골을 터뜨렸다. 황인범의 결정력과 침착함이 돋보이는 장면이었다.
독자들의 PICK!
이강인의 환상적인 패스 한 번에 체코 수비 라인이 무너졌고, 황인범은 페널티박스 안에서 공을 잡았다. 이때 코바르 골키퍼는 슈팅 각도를 좁히기 위해 앞으로 뛰어나왔고, 체코 수비수들도 황인범을 막기 위해 순식간에 몰려들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황인범은 흔들리지 않았다. 공을 살짝 접으며 상대 수비진의 타이밍을 완전히 빼앗았다. 코바르 골키퍼는 이미 몸을 날린 상태였고, 체코 수비수들도 슬라이딩 태클을 시도한 상황이었다. 황인범의 순간적인 개인기에 골키퍼를 포함한 체코 선수 3명이 완전히 속았다.
마무리도 환상적이었다. 황인범은 수비와 골키퍼를 모두 따돌린 뒤 절묘한 칩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손흥민도 쉽게 열지 못했던 체코 골문을 황인범이 침착한 개인기와 감각적인 마무리로 열어젖혔다.

한국은 동점골 이후 여유를 찾았다. 홍명보 감독도 곧바로 승부수를 던졌다. 손흥민과 이태석(오스트리아 빈)을 빼고 오현규(베식타스), 엄지성(스완지시티)을 투입하며 공격진에 변화를 줬다.
이 선택도 제대로 적중했다. 후반 35분 오현규가 역전골을 터뜨리며 포효했다. 이번에도 황인범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오른쪽 측면에서 정확한 패스를 건네 오현규의 득점을 도우며 어시스트까지 기록했다.
황인범은 후반 39분 교체돼 이날 경기를 마쳤다. 기록도 압도적이었다. 1골 1도움에 유효슈팅 2회, 패스 성공률 90%를 기록하며 최고의 퍼포먼스를 펼쳤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도 황인범에게 양 팀 통틀어 가장 높은 평점 8.9를 부여하며 활약을 인정했다.
결국 체코전의 흐름을 바꾼 주인공은 황인범이었다. 손흥민도 쉽게 열지 못했던 체코 골문을 침착한 칩슛으로 뚫었고, 역전골까지 도왔다. 공격진이 고전하던 경기에서 미드필더 황인범이 해결사 역할을 해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