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탁구 레전드 현정화(57) 감독이 세계적인 생활 체육 대축제에 참가해 뭉클했던 심정을 전했다.
세계 각국에서 모인 탁구 동호인들이 세대와 국경을 넘어 라켓으로 교류한 XIOM 2026 강릉세계마스터즈탁구선수권대회가 8일간의 여정을 12일 마무리했다. 대회 유치·준비 과정부터 현장을 지킨 현정화 집행위원장은 성공적인 마무리의 첫 번째 의미로 '안전'을 꼽았다. 무엇보다 큰 사고 없이 대회를 치른 점을 가장 큰 성과로 평가했다.
현 위원장은 대한탁구협회를 통해 "처음 경기장에 들어왔을 때 모습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탁구대 100대가 깔려 있고 많은 사람이 경기하는 장면은 정말 생소했다. 내가 한 번도 보지 못했던 광경이었다. 또 하나는 참가자분들의 모습이었다. 연세가 있는 분들도 정말 진지하게 탁구를 했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안전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 많은 분이 오랜 시간 준비해서 한국을 찾아오신 만큼 좋은 환경에서 경기를 즐기고 돌아가게 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이 대회에서 현 위원장은 오랜만에 라켓을 잡았다. 대회 참가 1호 선수로서 조별 예선에서 3전 전승을 기록하는 등 저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현 위원장은 "참가자 입장에서도 정말 좋은 환경이었다. 경기장 시설은 어떤 세계선수권대회와 비교해도 좋았다. 경기에서는 생각보다 너무 강한 선수를 만났다. 그렇게 수준 높은 선수가 나올 거라고 생각 못했다"고 웃었다.
이어 "생활 탁구를 무시하면 안 되겠더라. 이분들도 자신만의,장점을 가지고 정말 열심히 준비해서 나온다. 매일 몇 시간씩 연습하는 등 진심이었다"고 덧붙였다.
또 "우리는 선수 마인드가 있어서 즐겁게 탁구를 치지는 못했다. 그런데 이번 대회를 하면서 '탁구를 이렇게 즐길 수도 있구나', '탁구를 하는 것 자체가 기쁜 일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엘리트 탁구 중심으로 많이 바라봤는데, 이번에는 다른 차원의 탁구를 봤다"고 힘줘 말했다.
개최도시 강릉시에 대해서도 고마움을 전한 위원장이다. 현 위원장은 "강릉이라는 도시가 참가자들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았으면 하는 마음이 컸다. 또 이번 대회를 통해 좋은 시설을 잘 활용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앞으로 국제 스포츠 행사뿐 아니라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국은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 이어 이번 마스터즈까지 개최하면서 세계 무대에서 한국 탁구를 널리 알렸다.
독자들의 PICK!
현 위원장은 "한국 탁구 100년 역사 속에서 세계적인 대회 두 개를 열었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 두 대회가 앞으로 이어질 한국 탁구의 새로운 100년을 보여준 게 아닌가 생각한다. 젊은 선수도 이런 모습을 많이 봤으면 좋겠다. 엘리트 탁구와 또 다른 차원의 탁구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였다"고 강조했다.
현 위원장의 탁구 인생에도 소소한 전환점이 됐다. 그동안 한국 탁구의 간판으로 살아온 그는 "사실 계속 '탁구=현정화'라는 생각을 하면서 살았다. 그래서 무조건 잘해야 하고, 좋은 발자취를 남겨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었다. 그런데 이번 대회를 하면서 조금 생각이 바뀌었다. 이제는 잘 못해도 괜찮고, 내가 탁구를 하는 것 자체로 많은 분이 기뻐한다는 걸 느꼈다. 앞으로는 그런 책임감에서 조금 벗어나 더 즐겁게 탁구를 바라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끝으로 현 위원장은 이번 대회를 함께 만든 관계자들과 강릉을 찾아온 세계 탁구 가족들에게 진심을 전했다. 그는 "먼저 관계자분들께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얼마나 많은 고민을 하고 준비했는지 알고 있다. 특히 대회를 위해 애써주신 이태성 대한탁구협회장의 탁구 사랑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먼 곳에서 한국을 찾아주신 세계 탁구 가족 여러분께도 감사드린다. 함께해주신 모든 분 덕분에 의미 있는 대회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고개를 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