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축구대표팀 차기 사령탑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로베르토 마르티네스(53) 전 포르투갈 대표팀 감독을 향해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마르티네스 감독이 이끌던 포르투갈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우승 도전에 실패했다. 16강에서 스페인을 만나 0-1로 패했다. '슈퍼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 나스르)의 마지막 월드컵도 허무하게 끝났다. 마르티네스 감독 역시 포르투갈 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놓게 됐다. 애초 그의 계약기간은 이번 월드컵까지였다.
포르투갈 매체 디아리우 드 노티시아스는 지난 8일(한국시간) "스페인 출신 마르티네스 감독은 북중미 월드컵에서 스페인에 패해 탈락한 뒤, 이번 경기가 자신의 마지막 포르투갈 대표팀 경기였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마르티네스 감독은 포르투갈 국민과 선수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며 "평생 간직할 기억을 안고 떠난다"고 말했다.
마르티네스 감독의 차기 행선지 후보 중 하나로 놀랍게도 한국 대표팀이 거론된다. 앞서 본지는 '[단독]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전 포르투갈 감독, 한국 대표팀 사령탑 관심 표명... 벤투·포옛과 경쟁하나'라는 제목으로 관련 소식을 전했다. 대표팀 사정을 잘 아는 여러 관계자는 최근 스타뉴스에 마르티네스 전 감독이 차기 한국 대표팀 사령탑 자리에 관심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축구팬들의 시선은 엇갈린다. 먼저 마르티네스 감독은 현재까지 거론되는 대표팀 사령탑 후보 중 가장 이름값이 높은 인물로 꼽힌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위건 애슬레틱, 에버턴 등을 이끌며 지도력을 인정받았고, 2016년부터 2022년까지는 벨기에 대표팀을 지휘했다.
마르티네스 감독은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벨기에를 역대 최고 성적인 3위로 이끌었다. 벨기에는 8강에서 브라질을 꺾고 4강에 올랐다. 준결승에서는 당시 우승팀 프랑스에 0-1로 패했지만, 3·4위전에서 잉글랜드를 제압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당시 벨기에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위까지 오르며 전성기를 누렸다.
포르투갈 대표팀에서도 성과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마르티네스 감독은 포르투갈을 이끌고 2025년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EPL에서의 경험, 벨기에와 포르투갈이라는 유럽 강호를 연이어 지휘한 이력만 놓고 보면 다른 후보들과 비교해 무게감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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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마르티네스 감독이 맡았던 벨기에와 포르투갈은 모두 '황금세대'로 불릴 만큼 스타 선수들이 즐비한 팀이었다. 그런데도 월드컵 정상에는 오르지 못했다. 특히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벨기에가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는 충격적인 결과를 맞았다. 당시 마르티네스 감독을 향한 비판도 거셌다.

현재 마르티네스 감독은 한국뿐 아니라 스코틀랜드 대표팀 사령탑 후보로도 연결되고 있다. 이를 두고 영국 더선은 다소 부정적인 시선을 드러냈다. 매체는 "마르티네스는 스완지와 위건에서 성공을 거둔 뒤 높은 평가를 받아온 지도자다. 하지만 최근 국제무대에서의 명성에는 의문을 제기하는 시선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벨기에의 '황금세대'로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포르투갈 역시 북중미 월드컵 우승 후보 중 하나였지만, 스페인에 0-1로 패하며 16강에서 힘없이 탈락했다"고 꼬집었다.
더선은 또 "마르티네스 감독은 호날두, 브루노 페르난데스(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비티냐, 주앙 네베스(이상 파리 생제르맹) 등을 보유한 포르투갈의 또 다른 '황금세대'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며 "팬들은 곧바로 마르티네스에게 등을 돌렸다. 다음에는 어떤 스타 군단을 망칠 것이냐는 식의 농담까지 쏟아냈다"고 설명했다.
한국 축구팬들 사이에서도 비슷한 이유로 찬반 의견이 갈리는 분위기다. 월드컵 3위와 네이션스리그 우승 경험을 갖춘 '초대형 후보'라는 기대가 있는 반면, 막강한 전력을 보유하고도 큰 대회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는 우려도 함께 나온다.
마르티네스 감독 본인 역시 포르투갈 대표팀에서 마지막 기자회견을 통해 45경기를 지휘하면서 30승을 기록하고, 2025년 네이션스리그 우승 등을 이뤄냈다고 자평하면서도, "내가 포르투갈에 온 목표는 월드컵 우승이었다. 그 목표를 이루지 못했기 때문에 떠나는 것이 맞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홍명보 전 감독이 이끌었던 한국은 이번 북중미 월드컵에서 역대 최악 성적인 '최종 34위'라는 참사를 겪었다. 개최국 멕시코를 비롯해 체코, 남아프리카공화국과 A조에 묶였을 때만 해도 해볼 만한 조라는 평가가 있었다. 하지만 결과는 1승 2패, 조 3위였다. 특히 한국은 비기기만 해도 조 2위로 32강에 오를 수 있었던 조별리그 최종 3차전 남아공전에서 0-1로 패했다. 치명적인 패배였다.
이번 대회는 각 조 1, 2위뿐 아니라 조 3위 12개 팀 가운데 성적이 좋은 8개 팀도 32강에 오르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한국은 조 3위 순위에서도 10위에 그쳤다. 결국 토너먼트 무대조차 밟지 못한 채 북중미 월드컵 여정을 마쳤다. 홍 전 감독도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된 뒤 기자회견을 열고 사퇴를 발표했다.

이제 한국은 새 사령탑을 찾아야 한다. 마르티네스 감독을 비롯해 한국 축구를 이끌었던 파울루 벤투 전 감독, 지난해 전북 현대에 우승을 안긴 거스 포옛 전 감독도 한국 대표팀 사령탑에 관심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기동 FC서울 감독, 윤정환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 등 국내 지도자들의 이름도 거론됐지만, 두 감독 모두 대표팀 감독직에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문제는 시간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북중미 월드컵은 아쉽게 끝났지만, 당장 내년 1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2027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이 열린다. 팀을 정비하고 새 감독 체제를 구축하기에는 매우 촉박한 일정이다.
해외 언론들도 한국의 차기 감독 선임 문제를 주목하고 있다. 영국 토크스포츠는 "한국은 홍 전 감독의 후임자를 찾기 위해 빠른 선임을 원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6개월 후 또 다른 주요 대회를 앞두고 있다"며 "바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아시안컵"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