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C안양의 '진공 청소기' 이진용(25)이 2년 4개월 만에 프로 통산 2호골을 터트린 의미 있는 소감을 전했다.
안양은 지난 19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6~2027 하나은행 코리아컵' 16강전 홈 경기에서 제주에 2-1로 역전승을 거뒀다.
지난 15일 K리그1 23라운드 맞대결에서 제주에 패했던 안양은 나흘 만의 리턴 매치에서 설욕에 성공했다. 뿐만 아니라 구단 역대 최초로 코리아컵 8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승리의 일등 공신은 역전골 주인공 이진용이었다. 1-1로 팽팽히 맞선 후반 23분 문전에서 최건주의 패스를 받은 이진용이 구석을 향한 절묘한 논스톱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진용에게 의미가 무척이나 큰 골이었다. 김천 상무 시절인 2024년 4월 17일 부산 아이파크전에서 프로 데뷔골을 넣었던 이진용은 무려 약 2년 4개월 만에 통산 2호골을 넣는 감격을 이뤘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만난 이진용은 "리그 3연패로 다소 침체된 시간이 있었는데, 이번 컵대회 승리로 좋은 분위기를 반전시키고 이어갈 수 있게 돼 기쁘다"며 환하게 웃었다.
이어 "이상하게 이전 팀들에서도 코리아컵(FA컵) 경기에 나설 때면 느낌이 좋고, 슈팅도 골대 쪽으로 잘 향하더라. 내 득점으로 안양이 8강에 올라갈 수 있어 정말 기쁘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득점 상황을 묻는 질문에 이진용은 유쾌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털어놨다. 그는 "득점 상황 자체는 정신이 없어 잘 기억나지 않지만, 요즘 (김)보경이 형이 나를 참 잘 챙겨주신다. 보경이 형과 함께 다니면 득점도 터지고 좋은 기운을 받는다는 이야기가 주변에 있다. 앞으로 더 꼭 붙어 다녀야 할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또한 "구단에 좋은 일이 있거나 골을 넣으면 커피를 돌리는 문화가 있다. 보통은 경기장 주변 커피를 주로 마시지만, 나는 골을 자주 넣는 선수가 아니기 때문에 특별히 좋은 원두로 내린 커피를 쏘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모처럼 터진 득점의 기쁨 속에서도 이진용은 유병훈 감독과 팀을 향한 헌신을 먼저 강조했다. 평소 궂은일을 도맡아 한다는 감독의 칭찬에 대해 그는 "항상 안양에 와서 유병훈 감독님께 보답하자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한다. 팀을 위해 뒤에서 희생하는 역할인데, 개인적으로는 감독님이 요구하시는 것의 50%도 아직 못 미친다고 생각해 속상한 마음이 컸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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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최근 팀 상황이 좋지 않았지만, '지금 할 수 있는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자'는 지시가 선수단 내에서 잘 공유됐다. 남은 후반기에는 감독님이 원하시는 궂은일과 내 위치에서의 역할을 더욱 충실하게 해내고 싶다"고 덧붙였다.

프로 데뷔 7년 차를 맞이한 이진용은 어느덧 리그 기준 120경기 이상을 소화한 든든한 자원이지만, 아직 리그 무대에서의 득점은 없다. 이진용은 "동료들도 내가 골이 없는 것을 알고 훈련 때마다 놀리곤 한다. 120경기가 넘도록 리그 득점이 없다는 건 개인적으로 창피한 일이기도 하다"고 인정하면서도 "득점이 없음에도 미드필더로서 그만큼 많은 경기를 뛰었다는 것 자체에도 의미를 두고 있다. 앞으로는 헌신적인 플레이를 계속 이어가면서, 다른 미드필더들처럼 공격 포인트까지 기록할 수 있는 선수로 안양에서 꼭 발전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코리아컵 8강 진출이라는 구단의 새 역사를 쓴 이진용의 시선은 이제 3일 뒤 열릴 중요한 일전, FC서울과의 맞대결을 향해 있다. 그는 "아직 서울전에 출전해 본 적이 없는데, 그 매치가 안양 구단에 얼마나 큰 의미와 중요성을 갖는지 잘 알고 있다. 다른 경기들도 모두 중요하지만, 다가오는 서울전만큼은 무조건 이기고 싶다"며 승리욕을 불태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