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살려주세요!" 소리 나온다...'태풍 온다' 컨테이너 숙소도 모자라 이번엔 바다행…태풍에 무너진 일본의 '크루즈 선수촌 신화'

진짜 "살려주세요!" 소리 나온다...'태풍 온다' 컨테이너 숙소도 모자라 이번엔 바다행…태풍에 무너진 일본의 '크루즈 선수촌 신화'

OSEN 제공
2026.09.20 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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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가 비용 절감을 위해 선수촌 대신 도입한 크루즈선 숙소가 태풍 25호 두쥐안의 영향으로 항구 밖으로 대피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크루즈선이 출항할 경우 승선 중인 선수 약 4000명도 함께 바다로 나가야 하며, 항구 복귀까지 최대 48시간이 소요되어 경기 일정 차질이 우려된다. 이미 컨테이너 숙소의 열악한 시설과 폭우로 인한 대피 소동 등 숙박 시설을 둘러싼 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조직위의 운영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OSEN=정승우 기자] 선수들이 머무는 '바다 위 선수촌'이 태풍을 피해 나고야항 밖으로 빠져나갈 가능성이 생겼다. 문제는 크루즈선이 출항할 경우 배 안의 선수들도 함께 바다로 나가야 한다는 점이다. 항구로 돌아오는 데 최대 48시간이 걸릴 수 있어 경기 일정 변경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일본 '시사통신', '요미우리 신문' 등 다수 매체는 19일 "태풍 25호 두쥐안이 20일부터 21일 사이 아이치현 등에 접근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안게임 선수들의 숙박 거점인 크루즈선이 항구 밖으로 대피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은 19일 개막했다. 그러나 대회 시작과 동시에 태풍 접근 가능성이라는 또 다른 변수를 맞았다. 실제로 현지에서는 두쥐안이 대회 초반 아이치·나고야 지역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로이터도 태풍으로 일부 일정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을 전했다.

가장 큰 문제는 나고야항 긴조부두에 정박한 이탈리아 선적 대형 크루즈선 '코스타 세레나'다. 약 4000명의 선수와 임원이 이곳에 머무르고 있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막대한 건설 비용을 이유로 별도의 선수촌을 짓지 않았다. 대신 기존 호텔과 컨테이너형 숙소, 크루즈선에 선수단을 분산 배치했다. 일본에서 열린 대규모 국제종합대회가 선박을 선수 숙소로 활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코스타 세레나는 지난 15일 나고야항에 도착했다.

당초 조직위는 비용 절감과 친환경이라는 장점을 앞세워 크루즈선 숙소를 홍보했다. 그러나 태풍이 나고야항에 접근할 경우 선수들의 숙소가 통째로 항구를 떠나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나고야 해상보안부에 따르면 태풍의 폭풍역이 나고야항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생기면 강풍역이 도달하기 3시간 전 ‘제2경계체제’, 즉 대피체제가 발령된다. 이 경우 크루즈선은 신속하게 접안을 풀고 항구 밖으로 이동해야 한다.

배에 머물고 있던 선수와 임원은 그대로 승선한 채 대피한다. 선박 밖에 있던 선수들은 크루즈선으로 복귀하지 않고 육상에서 안전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크루즈선이 항구를 떠난 뒤 돌아오기까지는 최대 약 48시간이 걸릴 수 있다. 약 4000명을 한꺼번에 수용할 별도의 대체 숙박시설도 준비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피가 현실화하면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뿐만 아니라 경기 참가 자체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배를 타고 항구 밖으로 나간 선수가 제시간에 경기장으로 이동하지 못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조직위원회는 선수가 크루즈선 대피로 경기에 참가하지 못할 경우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해당 종목 국제연맹과 경기 일정 조정 등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OCA'는 "대규모 대피에 사용할 수 있는 셸터도 있다. 만전의 대책을 마련했다"라고 강조했다.

오무라 히데아키 아이치현 지사도 앞서 태풍 경보가 발령되면 전원 대피하는 계획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크루즈선은 나고야항의 판단에 따라 접안을 풀고 해상으로 이동하며 승선자의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무라 지사는 "이세만 안에서 대형 선박이 뒤집힐 정도의 파도는 절대로 오지 않는다"라고 자신했다.

선수단 입장에서는 안전만큼 경기 일정과 컨디션도 중요하다. 크루즈선이 항구를 떠나 최대 이틀 동안 돌아오지 못한다면 훈련과 이동, 식사, 휴식 계획이 모두 흔들릴 수 있다.

이미 숙박시설을 둘러싼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조직위는 나고야항 인근에 컨테이너형 숙소 약 200동을 설치해 약 2000명을 수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침실과 객실 수가 부족해지면서 뒤늦게 추가 호텔을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남자 농구대표팀도 컨테이너 숙소의 불편을 호소했다. 신장 2m가 넘는 선수가 많은 농구대표팀에는 침대와 생활 공간이 지나치게 좁다는 지적이 나왔다.

일본 '닛칸스포츠'에 따르면 농구 국가대표 이현중은 "불만을 이야기해도 어쩔 수 없다.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쾌적한 공간을 만들 수 있을지 찾고 있다"라고 밝혔다.

변준형은 숙소 화장실 배관이 터진 모습을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공개하면서 "살려주세요"라는 글을 남겼다.

자연재해에 따른 대피도 이미 한 차례 경험했다. 지난 8일 나고야에 시간당 약 104㎜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컨테이너 숙소에 머물던 선수 약 400명이 고지대로 긴급 대피했다.

대피령은 약 2시간 뒤 해제됐고 선수들은 모두 무사히 숙소로 돌아왔다. 그러나 일부 경기장에서는 지붕 누수까지 확인됐다.

선수촌 건설을 포기하고 선택한 컨테이너 숙소에서는 누수와 배관 파손, 비좁은 공간 문제가 이어졌다. 대안으로 내세운 크루즈선은 이제 태풍을 피해 선수들과 함께 항구를 떠날 가능성까지 생겼다.

숙박비 절감과 지속 가능성을 앞세웠던 조직위의 실험이 대회 운영을 뒤흔드는 새로운 위험 요소로 돌아오고 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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