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 3대지수 모두 하락
4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는 전격적으로 단행된 FRB의 금리인하로 인한 전일의 랠리를 지속하지 못하고 3대 지수가 모두 약세로 돌아섰다.
그린스펀 랠리에 대한 기대감으로 꾸준한 매수세가 유입됐음에도 불구하고 금리인하만으로 급격한 경기둔화의 문제가 근본적으로 치유되기 힘들다는 인식이 확산되며 차익매물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나스닥지수는 장초반 급등락을 반복하다 장중반 이후 급등에 따른 차익매물이 증가하며 전일보다 49.85포인트(1.91%) 하락한 2,566.84포인트를 기록했다. 나스닥 사상 10대 상승률중 9개가 지난 12개월새 집중됐고 이들 모두 약세로 돌아섰다.
다우존스 지수는 장중반까지 등락을 거듭하며 장중 1만1천선을 돌파하기도 했지만 장후반 매도세가 증가하며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수는 전장보다 33.34포인트(0.30%) 하락한 1만912.41포인트를 기록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전일보다 14.22포인트(1.06%) 하락한 1,333.34포인트로 장을 마감했다.
전일 전격적으로 단행된 FRB의 금리인하로 인하 랠리의 지속 여부에 월가는 엇갈린 의견을 내놓았다.
USB 파이퍼 제프리의 브라이언 벨스키는 "금리인하로 인한 랠리에도 불구하고 보수적인 관점에서 과거 금리인하로 가장 혜택을 누렸던 텔레콤, 금융, 소비주 등에 초점을 맞춰 향후 주가 추이를 지켜보는게 필요하다"고 투자자들에게 당부했다.
금리인하가 실물부문에 직접 영향을 주기까지 상당한 시차가 존재하고 FRB의 기습적인 발표가 자체가 경기급랭의 심각성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A.G. 에드워즈의 수석 주식전략가인 스튜어트 프리만은 "FRB의 증시 부양 의지 확인으로 투자심리가 회복됐다"고 평가하고 "현재의 상황이 1995년 증시와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기업들의 예상실적 하향조정이 연이어 이루어진 이후 1995년에 증시는 꾸준한 오름세를 보였고 다우존스지수는 20% 가량 상승했었다.
골드만 삭스의 수석 전략가인 애비 조셉 코언은 전일의 랠리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여전히 저평가됐다고 지적하며 S&P500지수의 12개월 목표 가격은 현재보다 32%가량 상승한 1,650포인트선이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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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기술주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하고 금융주, 원자재주, 주택 관련주 등을 기대주로 지목했다.
코언은 FRB의 금리인하에 지지를 표명하며 경기안정과 투자심리 회복을 위한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도 언급했다. 그리고 증시의 저해 요인으로 불규칙한 경기지표, 기업의 실적악화, 부시 행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불확실성 등을 지목했다.
전문가들의 상당한 시각차에도 불구하고 전일 금리인하의 최대 수혜주로 인식되며 급등세를 보였던 금융주가 이날은 기대밖의 실적호전을 발표한 증권주들을 중심으로 강세를 지속했다.
미국내 3위의 증권사인 리만 브라더즈는 4/4분기 주당 순익이 애널리스트들의 예상보다 16센트 많은 1.46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6위의 베어스턴 역시 4/4분기 주당순익이 1.36달러를 기록,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1.11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이 영향으로 리만 브라더즈와 베어스턴은 전일의 오름세를 이어갔다.
모건 스탠리의 단기 투자등급을 상향조정한 메릴린치의 애널리스트 쥬다 크라우셔는 금리인하가 증시에 활기를 불어넣어 증권업의 수익성을 개선시킬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소매유통주들은 연이은 실적악화 발표로 고전하는 모습이었다.
보석 소매업체인 티파니는 소비자 신뢰의 악화와 금융시장의 불안으로 매출이 예상을 밑돌 것이라고 경고, 주가가 급락세를 보였다. 최대의 소매유통업체인 월마트도 전문가들의 예상 성장률인 2%에 크게 부족한 0.3%의 매출 성장률을 12월에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 밖에 대형 소매유통업체인 K마트와 JC페니, 의류 소매업체인 리미티드, 빅토리아즈 시크릿을 운영하는 여성의류 유통업체인 인티밋 브랜즈 등도 실적부진 발표에 동참했다. 반면, 가전제품 소매유통업체인 레디오샥은 12월의 매출 성장률이 전년에 비해 8% 증가했다는 소식으로 급등세를 보였다.
유틸리티주들은 캘리포니아에서 날라든 악재로 큰 폭으로 하락했다.
캘리포니아 공공 유틸리티 위원회가 업체들의 요구에 크게 못미치는 수준에서 전기요금 인상폭을 결정할 것이라는 우려로 파산의 위험성이 높아진 퍼시픽 가스&일렉트릭과 에디슨 인터내셔널이 각각 29.41%와 12.24% 폭락했다.
이 여파로 작년 55% 상승하며 초강세를 보였던 필라델피아 유틸리티 지수가 6.07% 하락하며 4개월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 밖에 에너지 관련업체인 듀크 에너지, 셈프라 에너지, 칼파인 등도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
나스닥시장에서는 기술주 전반이 약세로 돌아섰다. 나스닥 바이오테크 지수가 6.08% 급락한 것을 비롯해 컴퓨터지수가 1.49%, 텔레콤지수가 1.17% 하락했다. 골드만 삭스 인터넷지수는 3.11% 하락했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2.45% 하락, 전일과 상반된 모습이었다.
전일 24% 급등했던 시스코는 크레딧 스위스 퍼스트 보스턴의 애널리스트인 리사 보가티가 50달러 초반의 단기 목표가격을 발표한 영향으로 소폭 상승했다. 보가티는 상향조정의 이유로 네트워크 장비업체가 경기침체의 영향권 밖에 있고 투자자들이 실적악화 경고에 익숙해진 점을 지적했다.
소프트웨어 제조업체인 잉크토미는 3/4분기 매출과 수익이 기대치를 밑돌 것이라고 발표,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는 운송, 통신, 기초재료, 소비경기주 등 정도가 강세였고, 유틸리티, 헬스케어, 에너지, 금융, 기술주 등은 내림세를 기록했다.
한동안 안전한 피난처로 인식되며 오름세를 보였던 제약주는 나흘 연속 하락하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아멕스 파머큐티컬 인덱스가 4.28%, S&P500 헬스케어 인덱스가 4.64% 하락한 가운데 머크와 존슨 앤 존슨 등의 다우종목을 포함해 파이저, 아보트 래버로토리스 등도 하락세였다.
다우존스지수 편입종목 중에서는 작년 다우종목중 최고의 활약을 펼쳤던 필리 모리스와 소매유통주인 홈데포, 에너지주인 액슨 모빌, 그리고 제약주인 머크의 낙폭이 두드러졌다.
한편 4일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신규 실업급여 신청자수가 전주보다 1만6,000명이 증가한 37만5,000명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34만명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으로 지난 1998년 7월 첫주 이후 최고치이다.
날씨 등으로 인한 주간 변동성을 상쇄한 4주 이동평균도 35만2천명으로 1998년 7월 초반 이후 최고치를 기록, 노동시장의 경색현상이 크게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재취업 알선과 직장 컨설팅 업체인 첼린저 그레이 앤 그리스마스는 12월중 133,713개의 일자리가 감소해 11월에 비해 고용 감소폭이 3배나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노동시장의 경색완화가 전일 전격적으로 단행된 FRB의 금리인하 배경이 된 것으로 분석하고, 내일(5일, 현지시간) 발표될 12월중 고용지표가 노동시장 환경의 변화를 확인시켜줄 경우 FRB의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