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고용지표 호조, 지수는 하락

[뉴욕마감]고용지표 호조, 지수는 하락

손욱 특파원
2001.08.04 06:43

[뉴욕마감]고용지표 호조, 지수는 하락

3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이날 발표된 고용지표가 생각했던 것만큼 나쁘지 않은 것으로 발표됐으나 경기전반과 기업수익 회복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을 바꾸지 못하고 오히려 연준의 금리인하 가능성을 낮추면서 증시에 악영향을 미쳤다. 나스닥의 연 사흘째의 상승이 멈췄으며 특히 반도체지수는 7일간의 상승세를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는 개장초 고용지표 발표와 동시에 급락하며 40포인트 가까이 하락하기도 했으나 이후 비교적 안정된 모습을 보이며 장 막판에는 소폭 상승하여 낙폭을 좁혔다. 21.05포인트(1.01%) 하락한 2,063.33을 기록했다.

다우존스지수 역시 개장초 급락했으나 이후 보합세를 보이며 마감 직전 매수세가 급격히 유입되면서 약보합세로 마감했다. 전날보다 38.40포인트(0.36%) 하락한 10,512.78로 이날을 마쳤다. 제너럴 모터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휴렛팩커드, AT&T, 알코아, SBC 커뮤니케이션 등의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컸으며 이날 수익을 발표한 월트 디즈니를 비롯해 코카콜라, 머크, 존슨 앤 존슨은 주가가 올랐다.

S&P500지수는 6.40포인트(0.52%) 하락한 1,214.35를, 러셀2000지수는 2.00포인트(0.41%) 하락한 486.99를 기록했다.

거래는 한산하여 뉴욕증권거래소에서 10억주, 나스닥에서 12억주 남짓 거래되는 데 그쳤다. 주가가 내린 종목이 더 많아 양대 시장에서 모두 오른 종목보다 16:14, 19:17 비율로 더 많았다.

업종별로는 연 7일째 지수가 상승하던 반도체 2.22% 부문의 하락폭이 가장 컸고 하드웨어 1.35%, 소프트웨어 1.34%, 텔레콤 1.31%, 소비재 0.64%, 교통 1.10%, 석유 1.21% 부문도 이날의 하락세를 주도했다. 그러나 유틸리티, 금, 보험, 소매, 바이오테크 부문은 지수가 상승했다.

거래가 활발했던 상위 종목으로 뉴욕증권거래소에서는 루슨트 테크놀로지 +4.12%, 센서매틱 +54.28%, 제너럴 일렉트릭 +0.92%, 퀘스트 커뮤니케이션 +4.72%, EMC +1.27%, 타이코 인터내셔널 +0.40%, 엑슨 모빌 -1.41%, 모토로라 -3.09%,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3.56%, 스프린트 -2.84%가 차지했다.

나스닥시장에서는 엑소더스 커뮤니케이션 +23.26%, 시스코 시스템 -0.49%, 인텔 -1.49%, 오라클 -1.04%, 썬 마이크로시스템 -3.25%, 메트로미디어 파이버 네트워크 +15.07%, 마이크로소프트 -1.04%, 델 컴퓨터 -1.23%, 네트워크 어플라이언스 -4.65%, 월드콤 -2.60%의 거래가 활발했다.

이번주 내내 구매관리자 제조업지수, 공장주문실적, 소비자신뢰지수 등 대부분의 거시지표들이 예상보다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음에도 주가는 이 뉴스에 대해 긍정적으로 반응했었다. 8월 21일 정례회의에서의 연준의 금리인하 가능성을 한층 높였기 때문이었다.

이날 발표된 고용지표는 투자자나 월가의 예상보다 좋은 내용이었으나 이 소식은 이날 주가를 곤두박질하게 하는 데 악역을 맡았다. 역시 같은 맥락에서 연준의 금리인하 가능성을 낮추는 작용을 할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었다.

7월중 실업률은 당초 0.1%포인트 정도 오르리라는 예상을 뒤엎고 6월의 4.5%를 그대로 유지했으며 비농업부문 일자리수도 지난 6월의 93,000명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42,000개가 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월 JDS 유니페이스, 루슨트 테크놀로지, 휴렛팩커드 등 간판기업들의 감원계획이 줄줄이 이어졌던 터라 발표내용은 놀라운 것이었다.

그러나 이날 주식시장의 반응에 대해 대부분의 사람들은 의아하게 생각하고 있다. 투자자들이 기업수익 개선은 아직도 멀었다고 생각하고 있는 상황에서 고용안정을 통한 소비지출 강세는 앞으로의 경기회복을 위한 키라고 여겨지고 있다. 그동안 불안했던 고용상황이 생각보다 나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면 이것이 연준의 금리인하 확률을 조금은 낮출 지언정 증시의 랠리를 가져오기에 충분한 희소식이었다. 게다가 이번 주 들어서의 모멘텀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그런데 이날 증시는 오전 10시 고용지표 발표 직후 곤두박질했다. 이에 대한 가능한 해석은 투자자들이 앞으로의 경제를 보는 시각은 거시지표 데이터가 의미하는 것 이상으로 비관적이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이번 주 초와 같은 비관적인 데이터가 발표되면 이미 투자자들이 예상하고 있던 것이니 이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이고, 반대로 이날과 같이 예상보다 좋은 데이터가 발표되어도 투자자에게 깊이 깔려있는 앞으로의 경제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을 뒤바꾸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이날의 소식은 월가의 향후 경제에 대한 전망을 낙관적으로 조정하는 역할을 하지 못하고 오히려 연준의 금리인하 가능성을 낮추는 역할만 함으로써 이날의 하락세를 가져온 것이다. 물론 이번주의 가격상승폭을 챙겨두려는 투자자의 포트폴리오 재구성(rebalancing) 전략도 작용했다.

한편 이날 발표된 제조업부문의 일자리수 감소폭은 49,000명으로 금년 상반기 평균의 절반밖에 안 되는 규모였다. 이는 지난 수요일 발표된 구매관리자협회의 재고지수가 19년래 최저치인 점과 맥락을 같이 하는 것이다. 재고수준이 낮기 때문에 정리해고의 필요성이 많이 줄었고, 게다가 앞으로 경기가 회복될 때 공장가동을 본격화하기 위해서라도 지나친 감원이 오히려 위험한 것으로 인식하는 시점에 와 있기 때문이다.

이날 월트 디즈니(+3.1%)가 수익을 발표했다. 주당 23센트의 순익을 올림으로써 월가의 예상을 2센트 초과 달성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다우종목중 최고의 주가 상승폭을 기록했다.

금융주인 존 행콕 파이낸셜 서비스는 월가의 예상보다 높은 수익을 발표하면서 주가가 2% 올랐으나, 제약업체인 나스닥의 노벤은 연간수익이 예상보다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주가가 40% 이상 폭락했다.

기업합병 소식으로는 타이코 인터내셔널이 전자보안장비업체인 센서매틱을 23억달러에 인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센서매틱의 주주들이 타이코의 주식을 24달러에 배정받게 됨에 따라 센서매틱은 61%의 프리미엄을 받게 되는 셈이 됐다. 센서매틱은 주가가 54.3% 폭등했으며 타이코도 0.4% 소폭 상승했다.

은행업계의 합병건이 마무리됐다. 와코비아는 주주들이 퍼스트 유니온을 14억 2천만달러에 인수하는 계획을 승인했다고 하면서 15억달러를 제안한 썬트러스트와의 5개월간의 대결의 종지부를 찍었다.

한편 비누 등 소비재 제조업체인 다이얼은 기업을 매각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경쟁사인 프록터 앤 갬블과 경쟁을 하고 있는 이 회사는 전체 또는 부분매각 계획을 발표하면서 주가가 다시 올라 52주 상한가 행진을 계속했다.

모간 스탠리 딘 위터는 모토로라(-3.1%)의 투자등급을 "강력매수"에서 "시장수익률 상회"로 두 단계나 하향 조정하면서 모토로라의 주가가 하락했다. 모간 스탠리는 현재의 주가수준이 지나치게 높이 형성돼 있고 내년도 전망이 과도하게 낙관적이었다고 등급조정의 이유를 밝혔다.

이날 칩부분은 연 7일째의 상승세를 마감하며 2.2% 하락했으며 스토리지주와 소프트웨어주도 이날 비교적 큰 폭 하락했다.

스토리지주의 네트워크 어플라이언스(-4.7%)는 ABN 암로가 EMC의 적극적인 가격경쟁으로 인해 네트워크 어플라이언스의 내년도 수익전망이 낮아질 것이라고 분석하면서 주가가 내렸으며 업종 전체로 파급됐다. 리더격인 EMC(+1.3%)도 기술투자가 여전히 저조할 것이라는 어두운 영업전망을 내놓았으나 주가는 오히려 소폭 상승했다.

소프트웨어주인 JD 에드워드는 3/4분기 목표수익을 하향 조정하면서 주가가 18% 폭락했으며 골드만 삭스 소프트웨어 지수 1.3% 하락을 주도했다. 월가는 주당 4센트의 수익을 예상하고 있었는데 이 회사는 10센트의 순손실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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