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다우 1만,나스닥 1,800선 붕괴

[뉴욕마감]다우 1만,나스닥 1,800선 붕괴

손욱 특파원
2001.08.31 05:40

[뉴욕마감]다우 1만선, 나스닥 1,800선 붕괴

30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우려하던 일이 현실로 드러났다. 다우존스지수의 1만선과 나스닥의 1,800선 붕괴가 동시에 일어나며 월가를 좌절시켰다. 썬 마이크로시스템과 코닝의 수익경고와 소비지출 증가세 둔화라는 양면 공격에 기술주와 구경제주 모두 맥을 못 추며 연 나흘째 폭락하고 말았다.

다우지수의 1만선은 약 5개월전인 지난 4월 7일 회복된 후 난공불락과 같이 여겨지는 강력한 지지선이었으나 이번 주 들어 갑작스레 붕괴되며 투자자들을 당혹케 했다. 4월 이후 4차례 더 추가적인 금리인하 조치가 있었지만 경기는 꿈쩍도 안 하고 주가수준도 종전 수준으로 돌아가는 무력한 모습을 보인 것이다.

이날의 주가수준을 금년 최저치와 비교해 보면 나스닥지수는 170포인트, 다우존스지수는 820포인트 정도 높은 수준이다. 지난 4월초 나스닥과 다우는 나란히 연중 최저치 9,106과 1,620을 기록했었다. 이 수준을 통과하면서 월가에서는 이구동성으로 지수의 바닥이 확인됐다고 장담했었다. 그러나 이번 주 들어서의 하향 추세대로라면 뉴욕증시가 새로운 바닥을 들어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나스닥지수는 전날 마감후 썬 마이크로시스템과 코닝의 수익경고 소식이 전해지면서 시간외거래에서 일찌감치 하향곡선을 긋기 시작했다. 개장후에도 계속 떨어지기만 했던 지수는 오후 들어서야 멈추며 보합세를 지켰다. 그래도 오전장의 타격이 컸던 터라 지수는 전날보다 51.49포인트(2.79%) 하락한 1,791.68로 마감됐다.

다우존스지수도 개장과 함께 시작된 투매현상이 오전장 내내 지속되며 지수는 11시경 일찌감치 9,900선까지 추락했다 결국 전날보다 171.32포인트(1.70%) 하락한 9,919.58을 기록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IBM, 휴렛팩커드 등 대형 기술주를 비롯해 제너럴 모터스, 월마트,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씨티그룹 등 소비재, 금융주 모두 큰 폭 하락했다. 코카 콜라, 필립 모리스, 프록터 앤 갬블 정도가 소폭 올랐을 뿐이었다.

S&P500지수는 19.53포인트(1.70%) 하락한 1,129.03을, 러셀2000지수는 5.13포인트(1.08%) 하락한 468.21을 기록했다.

많은 투자자들이 대거 물량을 내다 팔며 거래도 활발히 이루어졌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12억주, 나스닥에서 17억주가 손을 바꿨다. 주가가 내린 종목이 오른 종목보다 훨씬 많아 양 시장에서 각각 21:10, 25:11을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은행과 금 부문을 제외한 전부문이 큰 폭 하락했다. 이날 주가폭락의 원인을 제공했던 하드웨어 4.34%, 네트워킹 4.66% 부문의 하락폭이 가장 컸으며 멀티미디어 5.46%, 소프트웨어 4.25%, 텔레콤 2.28%, 반도체 1.91%, 소매 1.73%, 유틸리티 1.50% 부문도 이에 못지 않았다.

거래가 활발했던 종목으로 뉴욕증권거래소에서는 루슨트 테크놀로지 -6.69%가 1위를 차지했고 노키아 -4.65%, AOL 타임 워너 -6.26%, 코닝 -15.41%, EMC -5.34%, 제너럴 일렉트릭 -0.81%, 파이자 -2.85%, 씨티그룹 -1.61%, 솔렉트론 -1.29%, IBM -3.34%도 거래량 상위를 차지했다.

나스닥시장에서는 썬 마이크로시스템 -17.20%의 거래가 가장 활발했으며 오라클 -9.29%, 씨스코 시스템 -5.68%, 마이크로소프트 -5.10%, 월드컴 +2.97%, JDS 유니페이스 -9.38%, 인텔 -2.85%, 델 -3.99%, 엑소더스 커뮤니케이션 -6.49%, 베라타스 소프트웨어 -10.75%, 씨에나 -5.77%도 대부분 주가가 하락하며 거래가 활발히 형성됐다.

썬 마이크로시스템(-17.2%)은 이날 수익경고음을 내면서 다시 폭락하여 주가 수준이 최근 2년 6개월래 최저치에 달하는 수모를 겪었다. 유럽과 일본에서의 수요 부진으로 다음 분기 순손실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발표 직후 투자분위기는 급속도로 냉각되기 시작했다. 월가에서는 주당 2센트 정도의 순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었다. 이 소식은 하드웨어주에 결정타를 먹여 지수가 4.3%나 떨어졌다.

네트워킹주중에서 가장 건실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코닝(-15.4%)도 이날 증시에 큰 타격을 주었다. 코닝이 일련의 인력감축대열에 합류하며 광섬유사업에서 약 1천명을 감원하고 일부 생산라인을 일시적으로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금년중 수익전망이 당초 예상보다 크게 낮아질 것이라고 하면서 JDS 유니페이스, 시카모어, 씨에나, 노텔 등 전 네트워킹 부문을 패닉(공항)으로 몰아넣었다. 네트워킹지수는 4.7% 하락했다.

개인소비지출이 7월중 0.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소비지출의 둔화세가 본격화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됐다.이 증가율은 최근 9개월래 최저치이며 월가의 예상보다도 낮은 수치였다.

그러나 개인소득은 월가의 예상 증가율 0.3%를 넘어서는 0.5%를 기록함으로써 소득증가에 불구, 앞으로 있을 고용불안에 대비하여 가계의 허리띠 졸라매기가 시작됐음을 시사했다. 저축율 2.5%포인트 증가에서 볼 수 있듯이 늘어난 소득증가액으로 지출을 늘리기 보다는 저축을 하거나 빚을 감는 데 사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경제자문 이코노미스트인 조엘 내로프는 소비지출 증가율이 실망스러운 수준은 아니라고 하면서 이번 분기 전체로는 3% 정도의 신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따라서 현 경기가 더욱 둔화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희망적인 견해를 비췄지만 이날과 같은 시장 분위기에서 큰 관심을 끌지 못 했다.

한편 마이크로소프트(-5.1%)도 이날 주가가 많이 떨어졌다. 유럽연합에서 MS가 단말기 서버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다는 혐의가 포착됐다며 또 다른 반독점 소송 라운드의 가능성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찰즈 슈왑(-2.0%)은 약 2천명의 인력을 다시 감축할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금융가의 인력감원 열풍이 더욱 거세지고 있음을 실감케 했다. 메릴 린치, 베어 스턴스, 모간 스탠리 등 주요 투자은행의 주가도 3-5%대 하락했다.

다우종목인 월트 디즈니(-3.5%)는 채권등급이 최상급 수준인 A에서 A 마이너스로 하향 조정되면서 주가가 하락했다. 팍스 패밀리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부채비율이 높아진 것이 주된 원인으로 밝혀졌다.

한편 지난 주 신규실업급여 신청건수는 1천명 줄은 399,000명으로 발표됐지만 월가에서 예상했던 것 보다는 6천명이나 많은 수치여서 실망감을 가져왔다. 게다가 지속적으로 실업급여 혜택을 받고 있는 수혜자수가 최근 9년래 최고치라는 소식은 고용상황을 심각성을 일깨워주기에 충분했다.

한편 이날 유럽중앙은행이 금년 들어 두 번째로 금리를 인하했다. 그러나 인하폭이 0.25%포인트로 소폭에 그친 데다 미국 등 여타국가에 비해 금리인하 시기가 지나치게 늦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별다른 재료로 작용하지 못했다. 그러나 유럽에서 비교적 큰 영업기반을 갖고 있는 캐터필라, 포드, 제너럴 모터스 등 개별주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