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NAPM 상승에도 나스닥 1.9%↓

[뉴욕마감]NAPM 상승에도 나스닥 1.9%↓

손욱 특파원
2001.09.05 06:15

[뉴욕마감]NAPM지수 무위,나스닥 1.9%↓

4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3일간의 휴면을 끝내고 구매관리자지수 발표로 제조업부문 회복설이 힘을 받으며 지난 31일의 기세를 이어가는듯 했으나 오후장 들어 투자분위기가 갑자기 냉각됐다.

구경제주는 그래도 잘 버티며 플러스로 이날을 마쳤으나 기술주는 오히려 큰 폭 하락하고 말았다. 한편 이날 휴렛팩커드와 컴팩의 초대형 합병소식이 증시에 유입돼 결과적으로 기술주 부진을 초래했다.

나스닥지수는 오전장 느린 속도로 꾸준히 상승하며 1시경 1,835까지 올라갔으나 이후 갑작스런 매도세가 유입되면서 급락하기 시작했다. 하락세가 마감때까지 이어지면서 지수는 전날보다 34.65포인트(1.92%) 하락한 1,770.78을 기록했다. 1,800선 회복 하루만에 다시 뒤로 물러서야만 했다.

다우존스지수는 구매관리자협회의 제조업지수 발표와 동시에 축포를 올리며 기세좋게 200선을 훌쩍 뛰어넘는 힘을 과시했다. 10,200선을 향해 돌진하려는 기세는 1시경 주춤거리며 3시부터는 지수가 내림세로 돌아서 결국은 오전장의 상승폭이 크게 좁혀졌다. 전날보다 47.74포인트(0.48%) 오른 9,997.49로 마감됐다.

존슨 앤 존슨, 월마트, SBC 커뮤니케이션, 이스트만 코닥, 홈 디포, JP 모간 체이스, 씨티그룹이 지수상승을 이끈 반면 휴렛팩커드, 보잉, 마이크로소프트, 인텔은 지수상승폭을 좁히는 역할을 했다.

S&P500지수는 0.64포인트(0.06%) 하락한 1,132.94를, 러셀2000지수는 1.60포인트(0.34%) 하락한 466.96을 기록했다. 이 두 지수가 비교적 소폭 하락함으로써 이날 부진했던 종목은 소형주 대형주임을 가릴 것 없이 기술주에 집중됐음을 시사했다.

거래량은 3일 연휴를 지난 첫 날 치고는 이례적으로 거래가 활발했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13억주, 나스닥에서 15억주가 거래됐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는 주가가 오른 종목이 16:14 비율로 더 많았으나 나스닥에서는 내린 종목이 22:14 비율로 더 많았다.

업종별로는 이날의 주역 하드웨어 5.38%를 비롯해 반도체 3.39%, 인터넷 2.82%, 멀티미디어 3.99%, 소프트웨어 3.18%, 텔레콤 3.33%, 네트워킹 4.62% 등 대부분의 기술 부문과 금 3.43% 부문의 하락폭이 컸다. 그러나 교통 2.08%, 소매 1.07%, 의료서비스 1.53%, 제지 1.78%, 화학 1.07%, 천연가스 1.46%, 석유 0.51%, 유틸리티 0.55%, 은행 0.20% 등 구경제주 부문은 대부분 지수가 상승했다.

거래가 활발했던 종목으로 뉴욕증권거래소에서는 컴팩 -10.28%, 휴렛팩커드 -18.70% 등 이날의 합병 주역의 거래가 가장 활발했다. 루슨트 테크놀로지 -4.40%, 제너럴 일렉트릭 -0.37%, 존슨 앤 존슨 +6.53%, 프로비디언 파이낸셜 -22.27%, AOL 타임 워너 +0.40%, 노키아 -4.70%, EMC -3.30%, 노텔 네트워크 -4.15%도 거래량 10위권 내에 랭크됐다.

나스닥시장에서는 시스코 시스템 -3.43%, 인텔 -3.97%, 엑소더스 커뮤니케이션 -23.86%, 에릭슨 -19.48%, 오라클 -1.06%, 델 +4.35%, 썬 마이크로시스템 -4.37%, JDS 유니페이스 -6.10%, 샌미나 -11.27%, 브로드컴 -4.42%의 거래가 활발했다.

오전 10시경 구매관리자협회(NAPM)의 제조업지수가 발표되면서 증시는 비상을 시작했다. 지난주 금요일 시카고지부의 제조업지수가 예상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날도 NAPM이 희소식을 전해줄 것으로 기대됐었다. 월가의 이코노미스트들은 8월중 44.0정도를 예상했었는데 이보다 훨씬 높은 47.9로 나타나 경기확대의 신호로 알려지는 50선에 바짝 다가섰다.

지난 7월 43.6에 비해서도 크게 상승한 것으로 제조업 부문의 회복이 시작된 것이 아니냐는 기대를 낳으며 이날 오전장 랠리의 주역이 됐다. 특히 신규주문실적이 46.3에서 53.1로 크게 뛰어 오르면서 제조업회복의 확실한 신호라고 믿는 분석가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이러한 비교적 확실한 경기회복 신호를 투자자들은 크게 신뢰하지 않았다. 특히 합병, 수익전망조정 등 기술주 부문의 회복은 아직도 요원하다는 신호가 여기저기에서 나타나면서 기술주는 다시 바닥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전날 노동절 휴일 컴퓨터업계의 초대형 인수계획이 발표됐다. 컴퓨터업체인 휴렛팩커드가 경쟁 PC업체인 컴팩을 250억달러에 인수하는 데 동의했다는 소식이었다. 휴렛팩커드의 CEO인 칼리 피오리나가 합병회사의 초대 CEO가 되고 컴팩의 CEO인 마이클 카펠라스는 회장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컴퓨터업계의 가격경쟁 격화와 컴퓨터 수요의 둔화세가 이번 인수합병의 결정적인 동기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월가는 이 소식에 대해 대체적으로 환영하는 반응을 보였다.

메릴 린치는 하드웨어 업계의 합병은 언젠가는 필요한 것이었다고 하면서 이번의 합병 발표는 하드웨어업계의 재편에 불꽃을 당기는 역할을 했다고 표현했다. 이런 맥락에서 금년 들어 주가가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게이트웨이가 다음 합병의 타겟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부터 조심스럽게 흘러 나오고 있다.

한편 이번의 합병으로 주주보다는 소비자에게 더 큰 이익이 돌아가게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지난 90년대 항공업계의 합병으로 인해 소비자 후생이 증대된 점을 기억한 듯 하다.

이 소식은 장 초반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나 오후장들어 하드웨어주들의 부진을 이끌어내면서 전체 기술주로 파급돼 나스닥지수를 끌어 내렸다. 대부분의 월가 관계자들이 투자자들에게 이번 합병건으로 하드웨어부문의 주가는 예측불허가 될 것이라고 하면서 섣부른 예측을 통한 매수는 매우 위험하다고 권고했다.

이번 합병소식의 당사자인 휴렛팩커드와 컴팩은 주가가 각각 18.7%, 10.3% 폭락한 반면 경쟁사인 델, 게이트웨이 IBM, 애플 모두 주가가 2-4%대 오르는 기현상이 일어났다. 베어스턴스가 델의 투자등급을 "매수"로 상향조정함에 따라 이날 하드웨어주 중에서 델의 주가상승폭이 가장 컸다.

전자제품 생산업체인 샌미나(-11.3%)는 4/4분기 각 기업의 자본지출 둔화로 인해 수익목표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발표하면서 주가가 하락했다. 주당 순익은 잘 해야 1센트 정도가 될 것이라고 밝혔는데 월가는 9센트를 예상했었다. 같은 업계의 솔렉트론, 재빌 써킷, 플렉스트로닉스 모두 주가가 3-7%대 하락했다.

휴대폰업계는 에릭슨으로 인해 큰 타격을 받았다. 에릭슨(-19.5%)은 생각했던 것 보다 휴대폰업계의 회복이 지연될 것이라고 하면서 수요둔화에 대비하여 추가적인 비용절감 계획을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쟁사중 노키아는 4.7% 주가가 내린 반면 모토로라는 0.5% 주가가 올랐다.

한편 자본지출과 관련하여 UBS 워버그는 내년도 전망치를 내놓았다. ADC 텔레콤, 씨에나, 코닝, 월드컴 등 최근의 잇따른 수익경고 내용을 종합해 볼 때, 내년에도 자본지출이 감소추세를 보여 마이너스 10% 내외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살로몬 스미스 바니는 통신칩 업계의 브로드컴(-4.4%)의 영업실적이 개선되는 기미가 보인다고 하면서 투자등급을 "중립"에서 "시장수익률 상회"로 조정했다. 그러나 브로드컴은 등급조정으로 촉발된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하락하고 말았다.

이날 컴퓨터업계의 대형합병 소식에 이어 석유업계의 합병소식도 이어졌다. 싼타 페 인터내셔널(-8.1%)과 글로벌 머린(+4.9%)이라는 석유업체는 60억달러 규모, 세계 제2대 채광업체를 설립할 것이라고 하면서 합병회사의 이름을 글로벌 산타 페로 명명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석유업체 전체 지수는 3.6% 큰 폭 상승했다.

소비재 클로록스(+2.2%)는 월가의 예상 주당 35센트를 넘어서는 38센트의 순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주가가 올랐다. 연간 전체 순익도 월가의 예상보다 많은 1.60달러 수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금융회사인 프로비디언 파이낸셜(-22.3%)은 주가가 폭락했는데 연간 순익이 월가의 예상에 못 미치는 3.20달러 정도가 될 것이라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최근의 소비지출 둔화와 이에 따른 대출수요 감퇴로 수익전망 하향 조정이 불가피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구매자관리협회의 제조업지수 이외에 7월중 건설지출실적도 발표됐다. 그 내용은 상반된 것이었다. 월가는 건설경기의 활황세를 감안하여 소폭이나마 건설지출이 증가했을 것이라고 예상했었는데 뚜껑을 열어 본 결과, 0.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 후반부 중요한 거시지표 발표가 기다리고 있다. 금요일(7일)의 8월중 실업률, 비농업부문 일자리수, 평균임금수준 등 고용지표가 그것이다. 실업률이 지난 7월의 4.5%보다는 높아질 것으로 모두 예상하고 있는데 그 폭이 큰 관심사이다. 이외에 다음날 2/4분기 생산성지수, 목요일 신규실업급여 신청건수와 NAPM의 비제조업지수도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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