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보복전 첫날 보합세(상보)

[뉴욕마감]보복전 첫날 보합세(상보)

손욱 특파원
2001.10.09 05:26

[뉴욕마감] 보복공격 첫날, 보합세

사상 최악의 테러 사태를 응징하기위한 보복 공격 개시후 열린 뉴욕 증시는 급락 없이 선전했으나 랠리에는 실패했다.

8일(현지시간) 뉴욕 증시는 테러 폭격 거의 4주만에 시작된 미국의 보복공격이 가뜩이나 취약한 미국경제에 어떤 영향을 가져올 지에 대한 시각차를 보이며 매우 불안정한 움직임을 보였다.

적이 표면에 부상하지 않는 가운데 시작된 폭격이 궁극적인 미국의 승리를 가져올 것이라는 전망과 추가적인 테러 공격에 대한 불안감이 뒤섞이면서, 전지수는 모두 보합세로 마감됐다. 그러나 반도체와 방위주는 이례적으로 지수가 4%대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나스닥지수는 개장전 큰 폭 하락이 예상됐으나 개장 후 랠리를 보이기 시작했다. 오전장 대부분 플러스 권역에 머물러 있던 지수는 오후 1시 이후 하락세로 돌아섰으나 마감직전 다시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전날과 비슷한 수준으로 마감됐다. 0.65포인트(0.04%) 오른 1,605.95를 기록했다.

다우존스지수는 개장 직후 지수는 9천선을 위협할 만큼 부진한 모습을 보였으나 개장 30분만에 급속도로 회복되며 전날 수준을 되찾았다. 그러나 오후 장 내내 지수가 서서히 하락하면서 전날보다 51.83포인트(0.57%) 내린 9,067.94로 마감됐다.

S&P500지수는 8.94포인트(0.83%) 하락한 1,062.44로, 러셀2000지수는 2.99포인트(0.72%) 하락한 412.98로 이날을 마쳤다.

업종별로는 예상했던 대로 방위주가 오르고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한 기술주도 이에 합세했으나 경기변동에 민감한 금융, 소매주는 투자자로부터 외면을 당했다.

반도체가 무려 4.80% 올랐으며, 하드웨어 1.04%, 멀티미디어 0.85%, 텔레콤 0.82%, 소프트웨어 0.15%, 네트워킹 0.51%, 그리고 천연개스, 석유주가 강세였다. 그러나 소매 2.34%, 은행 3.75%, 증권보험 1.87%, 항공 1.92%, 바이오테크 2.40%, 화학 1.41%, 제지 2.50%, 유틸리티 0.92%, 교통 1.07% 부문은 1%대 이상의 하락폭을 보였다.

거래량은 많은 투자자들이 앞으로의 증시에 대한 방향을 잡지 못 하며 주변에서 관망하는 자세를 보임에 따라 평소보다 부진했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11억주, 나스닥에서 14억주 남짓 거래됐다. 주가가 내린 종목수가 오른 종목수를 상회해 양대 시장에서 각각 19:11, 20:14를 기록했다.

이날 개장 직후의 패닉에도 불구 오전중 바로 지수가 상승세로 돌아선 것은 이번의 테러 공격이 경기와 주식시장에 최소한의 영향만을 미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에 힘입었다. 이번 공격으로 현 베어마켓의 최악의 상황은 막을 내릴 것이라는 기대감도 없지 않았다.

여기에 전쟁이 발발했던 시점의 주가변동을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승리가 점쳐지던 전쟁에서는 단기적인 하락 후 지속적인 상승국면이 이어졌다는 점도 투자자의 심리를 안정시키는 데 도움을 줬다. 특히 10년전 미국이 걸프전쟁에 가담했을 때 이라크 폭격 당일 주가가 4.6% 올랐고 이후 1년간 주가는 평균 25% 올랐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이 당시는 지금과 같이 미국 경제가 불황에 직면해 있었던 시기였다.

그러나 전날인 일요일 낮에 시작된 폭격이 이날도 이어지면서 지난주 나스닥 7%, 다우지수 3% 상승을 이끌어냈던 모멘텀은 서서히 자취를 감추었으며 3/4분기 수익발표에도 담담하게 반응하던 투자심리마저 위축시켰다. 또한 일부 비관론자는 승리가 불투명하던 베트남전 시절 증시가 장기적으로도 매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는 점과 비교하며 이번 전쟁도 아직 승리를 확신하기는 이른 상태라는 지적도 있었다.

이날 제너럴 다이내믹스(+2.6%), 레이썬(+4.1%), 록히드-마틴 등 방위주는 모두 선전했으나 SG 코웬이 앞으로의 무기지출 증가를 이유로 최고 기대주로 선전한 노쓰롭 그런맨은 보합세를 보였다.

지난주 뉴욕증시의 효자 노릇을 했던 시스코 시스템(-0.2%)과 델 텀퓨터(+2.5%)도 이날 비교적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기술주중에서는 칩부문이 가장 선전했는데 특히 SG 코웬이 칩장비주에 대한 긍정적인 코멘트를 내놓으면서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6%를 필두로 노벨러스 시스템, 램 리서취 등이 3%대 이상 주가가 올랐다.

합병 소식도 있었는데 AT&T 와이어리스(-3.7%)는 텔레콥 PCS(+37.0%)의 나머지 지분 77%를 인수하기로 발표하면서 이들 기업의 주가 변동이 컸다. 에너지주인 인론(+5.5%)은 유틸리티 사업부문인 포틀랜드 제너럴 일렉트릭을 노쓰웨스트 내추럴 개스에 매각하기로 발표하면서 주가가 올랐다.

이날 3/4분기 수익경고도 잇따랐다. 잉거솔-랜드와 US 뱅코프(-8.4%)는 수익규모가 당초의 목표에 미치지 못 할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주가가 하락했다.

전쟁이후 주가가 회복단계에 들어서면서 가장 먼저 관찰되는 현상은 방위주, 안전주로부터 자금이 빠른 속도로 경기민감주와 성장주로 유입된다는 점이다. 이 점도 앞으로의 증시 움직임에 주의 깊게 관찰해 볼 만한 체크 포인트로 여겨진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는 글로벌 크로싱 -9.64%, AOL 타임 워너 -6.24%, US 뱅코프 -8.41%, 루슨트 테크놀로지 -0.15%, EMC +0.15%, 제너럴 일렉트릭 -1.74%, 모토롤라 +2.60%, AT&T +1.54%, 씨티그룹 -1.79%의 거래가 활발했다.

나스닥에서는 시스코 시스템 -0.20%, 썬 마이크로시스템 -2.53%, 인텔 +0.27%, 델 +2.53%, 오라클 -2.05%, 마이크로소프트 -0.03%, JDS 유니페이스 -1.01%, 퀄콤 +6.34%, 주니퍼 네트워크 +0.46%, 넥스텔 -8.24%,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6.02%의 거래가 활발했다.

다우종목중에서는 알코아, JP 모건 체이스, 홈디포, 캐터필라, 월마트, 월트 디즈니, 이스트만 코닥, 인터내셔널 페이퍼가 2%대 이상 주가가 하락했으며, 존슨앤 존슨, 마이크로소프트, 보잉, 코카콜라, SBC 커뮤니케이션, 허니웰, AT%T, 휴렛 패커드는 주가가 올랐다.

이날 마감후에도 월가는 테러와의 전쟁을 시작한 미국의 경제와 증시가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에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발 빠르게 대응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크게 세가지로 구분할 수 있는데, 단기간내에 미국이 완전한 승리를 거둘 가능성, 확실한 승리는 아니더라도 테러위협이 두드러지게 감소하며 전과 같은 평화를 이룰 가능성, 그리고 최악의 시나리오로 전쟁이 장기화되고 테러위협이 점차 증가될 가능성이다.

앞으로의 증시는 당분간 이 세가지 시나리오를 머리에 그리며 정치 외교 뉴스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투자계획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주에는 모토로라, 야후, 제너럴 일렉트릭, 주니퍼 네트워크 등 3/4분기 확정수익 발표가 이어지는데 발표내용 자체보다는 이미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발표내용에 투자자들이 어떤 반응을 보이느냐가 더 큰 관건이다. 애널리스트 서베이에 따르면 3/4분기 대형기업들의 순익규모는 평균 21% 하락할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주 발표된 거시경제지표로는 목요일의 신규실업급여 신청건수에 이어 금요일 주요지표 발표가 집중돼 있다. 9월중 소매판매실적, 생산자물가지수와 10월중 소비자신뢰지수가 그것으로 소비지출의 패턴을 짐작해 볼 수 있는 좋은 지표로 여겨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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