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 방향잃은 증시, 강보합세

[뉴욕마감] 방향잃은 증시, 강보합세

손욱 특파원
2001.11.10 06:58

[뉴욕마감] 방향잃은 증시, 강보합세

9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일중 내내 일시적인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방향감 없는 움직임을 보인 후 보합세로 마감했다. 소비심리, 인플레이션을 나타내는 지표가 모두 예상보다 좋은 것으로 나타났으나 차익매물 출회도 만만치 않은 세력을 형성하면서 힘겨루기가 진행됐다.

나스닥지수는 개장초부터 마감때까지 등락을 거듭하며 플러스와 마이너스 권역을 들락날락했다. 결국 전날보다 0.71포인트(0.04%) 상승한 1,828.48로 마감됐다. 다우존스지수도 일중 매우 불규칙한 패턴을 보이다 20.48포인트(0.21%) 상승한 9,608.00으로 마감됐다.

나스닥과 다우는 이번 주에도 주간 기준으로 지수가 올라 9.11테러 이후 두 주를 제외하고 매주 지수가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다우지수는 통계적으로 11월중 강세를 보여 그동안 한 차례를 제외하고는 월중 지수가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S&P500지수는 1.77포인트(0.16%) 상승한 1,120.31로 마감됐으나, 러셀2000지수는 오히려 0.96포인트(0.22%) 하락하며 438.10으로 마감되는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업종별로는 항공 1.28%, 바이오테크 1.85%를 비롯해 교통, 반도체, 은행, 제약, 제지주도 소폭 하락했다. 반면 인터넷 2.33%, 석유 2.44%를 필두로 유틸리티, 증권보험, 소매,네트워킹,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멀티미디어주는 소폭 상승했다.

거래량은 평소보다 약간 부진해 나스닥에서 15억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12억주 거래되는 데 그쳤다. 주가가 오른 종목과 내린 종목은 거의 엇 비슷해 양대 시장에서 각각 19:18, 15:15를 기록했다.

이날 10월중 생산자물가지수가 발표됐다. 주로 에너지와 자동차 가격 하락으로 인해 물가지수가 1.6%나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역대 최고 하락폭으로 기록되게 됐다. 에너지와 식품가격을 제외하면 0.5% 지수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지수가 다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연준의 추가 금리인상의 여건을 조성한 반면, 판매가격 하락으로 기업수익 개선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는 양면을 보였다.

미시간대학의 11월 소비자신뢰지수는 놀랍게도 오른 것으로 발표됐다. 10월의 82.7에서 이번 달 83.5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월가에서는 소비심리가 더욱 위축된 것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었다. 앞으로의 경제를 보는 시각도 75.5에서 76.2로 지수가 약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월트 디즈니(+1.0%)는 이번 분기 수익이 당초 목표에 미달할 것이라고 하면서 다음해 1/4분기까지 수익악화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디즈니 월드 놀이공원 입장 수입과 ABC 방송국의 광고수입 급감이 주된 원인이라고 하면서 이러한 추세는 다음해 초까지 이어질 것 같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UBS 워벅은 월트 디즈니의 수익악화가 지속되기는 하겠지만 기조적인 아니라고 하면서 긍정적인 코멘트를 내놓았다.

최근 휴렛패커드-컴팩 합병 건에 대해 휴렛패커드의 대주주인 휴렛일가가 합병건 성사에 제동을 걸고 나섰으나 전날 이사회 멤버들이 합병 추진을 다시 확인함으로써 일단락되는 듯 했다. 그러나 이날 휴렛일가가 합병건 저지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컨설팅 회사를 고용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합병건이 다시 한 번 증시의 화두를 장식케 될 것임을 시사했다.

팜(+16.7%)은 이 회사의 CEO인 칼 얀코프스키가 물러나고 임시로 이사장인 에릭 벤하모가 이 자리를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얀코프스키는 경영능력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지적되면서 최고경영진 교체소식은 투자자의 환영을 받았다.

모토로라(-1.4%)는 모건 스탠리에 의해 투자등급이 하향 조정됐다. 모토로라가 지난 3개월동안 시장전반의 수익률을 상회했다고 하면서 단기적으로는 추가적인 상승여력은 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

엔비디아(+6.9%)라는 마이크로칩 메이커는 월가의 기대를 넘어서는 주당 28센트의 순익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으며 앞으로도 수익전망이 밝다고 밝혔다.

최근 증시의 최대 관심주인 인론(+4.2%)은 무디스 인베스터 서비스가 이 회사의 채권등급 하향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해야 했다. 최근의 회계처리상의 불신이 확대되면서 투자자의 외면을 당하고 있는 것이 주 이유라고 밝혔다. 한편 다이너지(+6.0%)와의 합병안은 주당 9.5달러로 마무리된 것으로 전해졌다.

식품업계의 하인츠(-7.0%)는 판매부진과 비용증가로 인해 수익전망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크래프트, 켈로그 등 식품주 대부분의 주가가 하락했다.

나스닥시장에서는 시스코 시스템 +0.26%, 썬 마이크로시스템 -2.64%, 인텔 -1.49%, 팜 +16.74%, XO 커뮤니케이션 -8.93%, 오라클 -0.64%, 아델피아 커뮤니케이션 -10.07%, 마이크로소프트 +1.29%, 주니퍼 네트워크 +4.41%, 델 -1.57%, 엔비디어 +6.91%의 거래량이 많았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는 인론 +4.16%, 코닝 -1.94%, 컴팩 -3.13%, 루슨트 테크놀로지 +0.15%, EMC +3.07%, AOL 타임 워너 +2.03%, 보잉 -4.73%, 다이너지 +6.03%, 글로벌 크로싱 -1.87%, 제너럴 일렉트릭 +0.25%, 월트 디즈니 +0.96%, 모토로라 -1.43%의 거래가 활발했다.

다우종목중에서는 필립 모리스, 마이크로소프트, 엑슨 모빌, 어메리칸 익스프레스, 휴렛패커드의 주가는 오른 반면, 보잉, 월트 디즈니, AT&T, 듀퐁, 허니웰, 홈 디포, 인터내셔날 페이퍼의 주가는 하락했다.

9.11 테러 직후 첫 주를 지낸 후 뉴욕증시는 7주동안 강세를 보였다. 다우지수는 16%, 나스닥은 이보다 더 큰 폭인 28% 올랐는데, 일부에서는 상승폭이 기본여건에 비해 지나친 면이 있다고 보는 시각도 없지 않다. 전날 오후장에서와 같이 차익매물이 시장에 출회돼 지수를 급락세로 돌릴 정도로 최근의 증권투자에서 이익을 챙긴 사람이 많다는 얘기다.

퍼스트 유니온 시큐리티의 마이크 머피는 "최근의 장세에서 가장 큰 걸림돌은 차익매물"이라고 지적하면서 증시 상승을 위한 기본여건은 좋은 상태임을 시사했다. 특히 채권 수익률이 계속 하락하고 있어 증권시장으로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고 하면서 앞으로 몇 주간 이러한 국면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월가의 전문가들중에도 다음해는 증시가 본격적으로 고공비행하는 한 해가 될 것인 만큼 지금이 매수적기라고 투자자에게 권고하는 사람이 많다. 증권시장 가격지수는 경기의 선행지수로, 불 마켓(bull market)은 불황때 역사적 뒷받침과 함께 상당한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최근 주가가 많이 오르는 업종이 방어주에서 성장주, 기술주로 파급되고 있는 것도 증시의 전반적인 낙관적 분위기를 대변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날 다시 유가인상을 지켜보며 경제전반의 비용증대를 우려하고 있다. 사실 그동안 인플레이션이나 생산비용 증대와 같은 문제는 정책당국이나 월가 관계자들로부터 외면을 받을 만큼, 지금과 같은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그러나 전날 사우디 아라비아의 산유량 감축 발언에 이어 이날 다시 유가가 오르면서 현 경제가 비용면에서의 부담까지 안게 될 가능성이 짙어진 것이다.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인하로 전 경제활동의 비용을 줄이려는 힘겨운 노력이 자칫 유가인상으로 상쇄돼 버릴 우려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