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전지수 1%대 상승

[뉴욕마감]전지수 1%대 상승

손욱 특파원
2002.01.31 06:44

[뉴욕마감]전지수 1%대 상승

30일(현지시간) 월가도 전혀 예상치 못 했던 국내총생산 증가 발표가 전날부터 이어진 기업회계 관행에 대한 투자자의 우려와의 팽팽한 힘겨루기에서 결국은 승리했다. 국내총생산이 0.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연방준비제도 이사회도 금리를 현 수준 1.75%로 묶어 놓았는데, 이 역시 미국 경제가 회복 국면에 진입해 있다는 신호로 작용하며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했다. 소매, 금융주와 반도체, 하드웨어부문은 크게 상승한 반면 인터넷과 네트워킹주는 부진했다.

이날 상무부가 발표한 지난 4/4분기 국내총생산(GDP) 내용은 아무도 예상치 못 했던 것이었다. 월가에서는 3/4분기에 이어 1%를 넘어서는 GDP 하락율을 예상하고 있었으나 오히려 0.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상했던 대로 연방준비제도 이사회는 금리를 현행 1.75%로 유지한다고 이틀간에 걸친 회의결과를 발표했다. 이로써 지난해 1월 3일부터 시작된 열 한 차례에 걸친 금리인하 행진은 종결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현재의 금리수준은 이미 40년래 최저치까지 내려와 있다.

나스닥지수는 GDP 발표에도 불구 개장과 함께 하락곡선을 긋기 시작하며 암울한 분위기를 드리웠다. 한때 1,850선까지 떨어졌으나 이를 기점으로 회복되기 시작하더니 회복세가 마감때까지 가속도를 탔다. 전날보다 20.43포인트(1.08%) 상승한 1,913.42로 마감되며 1,900선을 회복했다.

다우존스지수는 오전중 기업회계 관행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면서 GDP 발표에 대한 반응을 자제하면서 보합세를 보였다. 이후 방향 탐색을 마친 후 오후 들어 본격적인 상승세를 시작한 것이 마감때까지 한 번도 쉬지 않고 계속됐다. 전날보다

144.62포인트(1.50%) 상승한 9,762.86을 기록했다.

S&P500지수는 12.93포인트(1.17%) 상승한 1,113.57로 마감돼 1,100선 붕괴의 위험에 한 발 멀어졌으며, 러셀2000지수도 5.74포인트(1.21%) 상승한 479.72로 마감됐다.

업종별로는 소매 2.83%, 은행 1.43%, 증권보험 1.43% 등 구경제주와 반도체 3.56%, 하드웨어 1.81%, 네트워킹 1.15%를 중심으로 하는 기술주가 크게 선전했다. 이외에 많은 업종이 소폭이나마 상승했으나 인터넷 2.77%, 소프트웨어 1.80%를 비롯, 네트워킹, 유틸리티, 바이오테크부문은 부진했다.

거래량은 평소보다 활발해 나스닥에서 19억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21억주를 기록했다. 주가가 오른 종목이 내린 종목을 상회해 양대 시장에서 각각 18:17, 18:13을 기록했다.

이날의 GDP 발표는 미국경제가 공식적으로는 불황기에 빠지지 않았음을 나타냈다. 4/4분기 0.2% 소폭이나마 성장율이 플러스를 기록했다는 것은 공식적인 불황을 회피했다는 뜻이 되기 때문이다. 불황기는 두 분기 연속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는 기간으로 정의된다.

물론 보다 정교한 방법에 의한 정의도 있어 미국의 가장 권위있는 석학들이 회원으로 돼 있는 전미 경제연구국(NBER)은 지난해 3월 불황이 시작됐고 9월 11일 테러 이후 불황은 더욱 가속화됐다는 결론짓고 있다.

어쨋든 이날의 발표는 피상적인 수치로 보면 월가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호재중의 호재였지만 그 내용면에서는 증시 랠리를 가져오기는 미약한 감이 없지 않았다.

정부지출의 폭증이 GDP 증가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집계됐다. 주로 방위지출 증대에 기인해 정부지출은 9.2% 큰 폭 증가했으며, 이 밖에 자동차를 중심으로 하는 내구재 지출의 예상밖 호조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로 인해 소비짙출이 5.4%나 증가했는데, 연준의 금리인하로 인한 값싼 대출금리를 이용한 할부구매 활기에 큰 덕을 본 것으로 해석됐다. 이런 점에서 지난해 하반기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인하는 4/4분기 GDP 증가라는 성과를 가져 온 것이다.

이번 불황을 촉발시킨 기업투자 지출은 여전히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 앞으로의 전망이 그렇게 밝은 것 만도 아니라는 조심스러운 전망을 가져왔다. 투자지출은 오히려 12.8%나 감소했는데 재고규모의 기록적인 1,206억달러 감소에 기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연준의 회의결과 발표 6시간전에 GDP가 0.2% 증가했다는 소식을 접한 월가는 연준의 금리인하 여부 발표에 큰 주목을 하지 않기 시작했다. 금리를 현행수준으로 유지할 것이 확실시됐기 때문이었다.

전날 개최된 연준 이사회의 공개시장위원회는 이날 오후 2시경 이틀간의 회의결과를 발표하면서, 현 경제상황은 여전히 위험요소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경기가 악화되는 기미가 보이면 언제라도 다시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정책방향을 제시했다.

그러나 추가적인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 둔 점 보다는 낙관적인 경기전망에 무게중심이 실어졌다. 수요둔화세가 진정되고 경제활동도 그 기반을 착실히 다져가고 있다고 하면서 장기적인 경기상승 전망은 더욱 밝아지고 있다고 함으로써 종전에 전망을 내놓을 때보다 상황이 개선됐음을 시사했다.

이처럼 4/4분기 경제가 예상보다 훨씬 좋은 성적을 거두고 연준이 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했다는 사실이 경기회복의 신호로 받아들여지는 두 결정적인 호재거리에도 불구하고 오전중 주가는 급락하는 기현상이 나타났다. 기업회계 기준에 관한 월가의 우려의 목소리가 더욱 커졌기 때문이었다.

엔론을 파산과정으로까지 몰고가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기업분식회계에 대한 우려가 케이마트와 글로벌 크로싱의 파산신청으로 이어지면서 최근에는 다시 타이코 인터내셔날과 윌리엄즈에 불이 번졌다.

최근 월가의 화두중 하나인 타이코 인터내셔날(+3.9%)은 이날도 활발한 거래와 함께 하락행진을 계속하는 듯 했으나 오후 들어 급반등하면서 오랜만에 플러스로 마감됐다. 주초, 1년전의 CIT 그룹 인수과정에서 누락된 2천만달러의 지출을 실행했다고 발표한 이래, 엔론을 파산으로 이끈 기업회계 관행에 대한 투자자의 우려가 크게 증폭되면서 주가가 줄곧 큰 폭 하락했었다.

제약주인 엘란(-18.5%)도 이날 파트너쉽과 관련한 기업회계 처리의 적합성에 대한 의문을 증폭시키며 폭락했다.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기업수익을 산정했다는 의혹이 증폭되면서 투자자들을 혼돈으로 몰고 갔다.

전날 주가가 6.2% 하락했던 센던트(-3.2%)는 이날 다시 주가가 하락했다. 장부외 거래에 기표돼 있는 파트너쉽의 실체에 대한 투자자의 의문이 제기되면서 하락이 시작됐다.

에너지주인 아나다코 페트롤륨(-2.4%)도 지난 3/4분기 수익 산정시 실수가 있었다며 이를 수일내에 정정 발표할 것이라고 하면서 주가가 하락했다. 이제는 아무도 기업 회계장부를 있는 그대로 믿지 않고 기업의 수익발표내용도 보다 신중히 분석하는 분위기다.

AOL 타임 워너(-1.3%)는 월가의 기대대로 주당 33센트의 순익을 거둔 것으로 발표됐는데 이는 1년전 같은 기간 28센트에 비해서도 개선된 것이었다. 그러나 영업수익은 106억달러로 월가의 기대치를 1억달러 하회했다.

소프트웨어주인 베리타스(-7.0%)는 지난 분기 월가의 예상을 초과하는 수익을 올렸으며 금분기 수익전망도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으나 주가는 오히려 내려갔다. SG 코웬이 성장기반이 탄탄하지 않은 만큼 실현 가능성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코멘트하면서 투자자들이 동요했다.

다우종목인 AT&T(-2.4%)는 월가의 예상보다 1센트 적은 주당 5센트의 수익을 발표했다. 이는 1년전 24센트에 비해 크게 악화된 것으로, 수익악화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주가는 하락했다.

역시 다우종목인 필립 모리스(-0.6%)는 월가의 예상과 일치하는 수익을 거뒀다고 발표하면서 금년도 주당순익을 10센트 내외로 추정했다.

다우종목중 허니웰 5%대, JP 모건 체이스, 홈 디포, 휴렛-패커드 4%대를 비롯 씨티그룹, 제너럴 일렉트릭, 어메리칸 익스프레스, 맥도날드, 프록터 앤 갬블, 제너럴 모터스, 듀 퐁, IBM, 월마트, 인텔, 머크, 이스트만 코닥도 1-3%대 주가가 올랐다. 그러나 알코아, AT&T를 비롯, 필립 모리스, 코카콜라, 보잉 등 다섯 종목의 주가는 하락했다.

나스닥시장에서는 월드콤 -5.86%, 시스코 시스템즈 +1.48%, 인텔 +3.09%, 오라클 +0.02%, 썬 마이크로시스템즈 +2.73%, 마이크로소프트 +0.54%, JDS 유니페이스 +0.43%, 시벨 시스템즈 +2.09%, 델 컴퓨터 +0.85%, 레벨 3 커뮤니케이션즈 -21.04%가 거래량 상위를 차지했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는 타이코 인터내셔날 +3.92%, 케이마트 +17.89%, 제너럴 일렉트릭 +1.48%, AOL 타임 워너 -1.31%, 센던트 -3.15%, 엘란 -18.47%, 윌리엄즈 컴퍼니즈 -2.08%, 퀘스트 커뮤니케이션즈 -9.18%, 어메리칸 인터내셔날 그룹 -2.24%, AT&T 와이어리스 -2.58%의 거래가 활발했다.

한편 전날 저녁에 부쉬 대통령은 의회에서 연두 교서를 발표했다. 회복기미를 보이고 있는 미국 경제가 본격적으로 도약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현재 계류중인 경기부양안을 조속히 통과시켜 달라고 주문했으며, 이렇게 돼도 정부예산 적자규모는 소폭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가장 중요한 GDP와 연준의 공개시장위원회 회의결과가 발표됐다. 투자자들과 월가의 관계자들은 이를 토대로 향후 기업과 수익전망을 다시 한 번 조정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연준의 지적대로 경기회복이 임박했다는 사실보다는, 얼마나 가파른 회복세를 보일지에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연준의 추가적인 금리인하를 통해 경기회복에 가속도가 붙기를 은근히 기대하는 눈치이지만, 연준은 경기회복을 가속화하겠다고 금리인하 정책을 이용할 중앙은행이 아니라는 점을 모두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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