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경기회복 기대, 연이틀 랠리

[뉴욕마감]경기회복 기대, 연이틀 랠리

손욱 특파원
2002.02.01 06:21

[뉴욕마감]경기회복 기대, 연이틀 랠리

31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경기회복을 알리는 거시지표 발표가 이어지고 애널리스트들의 낙관적인 전망에 힘입어 기업회계 관행에 관한 우려가 잠잠해지기 시작했다. 특히 인텔과 프록터 앤 갬블과 관련된 굿 뉴스로 다우지수의 상승폭이 컸다.

나스닥지수는 시간외 거래에서 선전하면서 플러스로 하루를 시작했으나 개장과 함께 하락세로 돌아섰다. 11시를 고비로 다시 상승세를 타기 시작하면서 마감때까지 이를 잘 지켜내 전날보다 20.50포인트(1.07%) 상승한 1,933.94를 기록했다.

다우존스지수는 개장과 동시에 시작된 상승세의 열기가 마감때까지 식지 않았다. 인텔과 프록터 앤 갬블 뿐 아니라 일반 제조주도 강세를 보이며 전날보다 157.14포인트(1.61%) 상승한 9,920.00으로 마감됐다. 1만선에 80포인트 앞으로 바짝 다가섰다.

S&P500지수는 16.43포인트(1.48%) 상승한 1,130.00으로, 러셀2000지수도 3.28포인트(0.68%) 상승한 483.00를 기록했다. 소형주에 비해 대형주의 상승폭이 더 컸던 하루였다.

업종별로는 은행 1.42%, 증권보험 2.16%, 제지 1.24%, 인터넷 1.83%, 유틸리티 1.28%, 석유 1.48% 부문이 1%이상 상승하며 이날의 상승세에 견인차 역할을 했다. 이 외에 소매, 반도체,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제약, 항공, 금 부문도 선전했으나 교통, 네트워킹, 텔레콤, 멀티미디어 지수는 소폭 마이너스로 마감됐다.

거래량은 평소보다 적은 편이었는데 나스닥에서는 16억주, 뉴욕증권거래소에서는 15억주를 기록했다. 다음날의 실업률 발표를 의식해 투자자들이 조심스러운 거래행태를 보였기 때문이다. 주가가 오른 종목이 내린 종목을 상회해 양대 시장에서 각각 20:15, 18:11을 기록했다.

전날의 국내총생산 발표와 연방준비제도 이사회의 긍정적인 경기전망에 힘입어 최근 증시의 움직임에 큰 걸림돌이 되었던 기업회계상의 투자자의 불신은 어느 정도 누그러진 모습이었다.

이날 증시에 흘러 들어온 거시경제와 기업수익 관련 뉴스 모두 좋은 것이었지만 수면 아래의 암초를 의식한 듯 가파른 랠리로 이어지는 데는 실패했다. 이로써 올 들어 첫 달이 끝나는 이날 월간 기준으로 전지수는 마이너스로 마감하게 됐다.

공급관리협회 시카고지부의 제조업지수는 지난 12월의 41.5를 크게 상회하는 45.1인 것으로 나타나면서 제조업 회복이 가속화된 것이 아니냐는 기대를 낳았다. 다음날 협회 본부에서 발표하는 전미 제조업지수가 나와봐야 확실한 것을 알게 되겠지만 대체로 미중부 경제의 중심지인 시카고지부의 지수 패턴이 전미 지역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을 고려할 때 전미 지수도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노동부는 고용비용지수를 발표했는데 지난 4/4분기 0.9%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주의 신규실업급여 신청건수는 3만명 늘어난 390,000명으로 집계됐는데 월가에서 예상했던 범위내였다.

한편 상무부가 발표한 12월중 개인소득은 8월 이후 처음으로 0.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소비지출은 0.2% 소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모두 월가의 예상을 크게 벗어난 것이 아니었다.

기업의 수익발표시즌이 이제 마무리에 들어가고 있지만 수익발표내용과 최근의 경제지표를 토대로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수익전망과 함께 기업뉴스가 봇물처럼 쏟아진 하루였다.

메릴 린치는 인텔(+3.6%)의 투자등급을 ‘매수’에서 ‘적극 매수’로 상향 조정하면서 0.13 마이크론 노쓰우드의 개발 시판으로 인텔의 시장점유율이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 오샤는 인텔의 주당 순익을 종전 70센트에서 73센트로 상향 조정하는 동시에 목표주가도 42달러로 올려 잡았다.

역시 다우종목인 프록터 앤 갬블(+4.9%)은 4/4분기 주당 1.03달러의 순익을 올렸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월가의 예상을 1센트 상회한 결과였다. 프루덴셜 증권은 바로 ‘보유’에서 ‘매수’로 투자등급을 상향 조정했다. 이날 마감주가는 52주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다.

오라클(+3.8%)은 이번 1/4분기 소프트웨어업계는 최악의 상황을 겪게 될 것이라고 하면서 2/4분기부터는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영업전망을 내놓았다. 또한 AT&T와의 회계처리 소프트웨어 계약에서 경쟁사인 시벨 시스템즈(-1.1%)를 누르고 공급권을 따냈다는 소문도 무성했다.

버라이즌(+0.3%)은 4/4분기 주당 77센트의 순익을 올렸다고 발표하면서 금년도 순익도 월가의 전망대로 연간 3.2달러를 상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자본지출규모는 더욱 축소 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2.4%)는 다음날 애널리스트와의 회의를 앞두고 주가가 올랐다. UBS 워벅은 디램의 가격이 상승하는 추세에 있고 컴퓨터 메모리도 점차 대형 메모리로 교체되는 상황에서 이 기업의 수익전망은 밝다고 내다봤다.

전날 마감후 핫잡 닷컴이 판매수익 2천5백만 달러와 주당 1센트의 순익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가의 예상보다 모두 좋은 것이었는데, 금분기중 야후와의 합병을 마무리질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하드웨어주가 일제히 상승했는데 독점 규제당국이 휴렛-패커드(+0.3%)와 컴팩 컴퓨터(+2.7%)간의 인수계약에 대한 큰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보도에 힘입었다.

한편 솔렉트론(+0.9%)은 루슨트 테크놀로지(-0.9%)로부터 2억 5천만달러 규모의 장비구매계약과 관련한 협상중에 있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타이코 인터내셔날(+1.9%)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주가가 소폭 회복됐다. 두 기업에서 타이코의 주식 1백만주를 매수할 것이라는 발표에 힘입었는데 타이코의 주식은 올 들어 벌써 40% 폭락했다.

타이코와 함께 회계처리상의 불신으로 곤욕을 겪고 있는 아나다코 페크롤륨(+3.5%), 엘란(-4.8%), 윌리엄즈 컴퍼니즈(-1.1%)도 이날 모두 충격에서 벗어나는 모습이었으나, 기업수익과 관련한 추가 성과발표때 얼마나 투자자들이 신뢰를 갖고 믿어줄 지 큰 관문이 남아있다.

한편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현재 증시가 엔론의 사건으로 인해 기업회계처리에 지나치게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나 기업의 영업성과 및 거래에 대한 분명한 회계처리는 기업투명성을 대원칙으로 하는 주식시장 거래의 가장 기본적인 룰로서 이것이 무너질 경우 큰 혼란을 가져올 것이라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는 것이다.

이날도 제11조 파산보호 신청을 한 기업이 있었는데 맥레온 USA가 주인공이었다. 채권자들과의 신규자본 조달 및 재무구조 개편과정에서 불가피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지난 월요일의 글로벌 크로싱과 비슷한 경우인 것으로 해석됐다.

다우종목중 프록터 앤 갬블, 알코아 4%대,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 인텔 3%대, 듀 퐁, 제너럴 모터스, JP 모건 체이스, 보잉, 홈 디포, SBC 커뮤니케이션, 허니웰, IBM, 인터내셔날 페이퍼도 1% 이상 주가가 상승했다. 주가가 떨어진 종목도 9개에 달했으나 월트 디즈니 2%대를 제외하고는 모두 1%이내 소폭에 그쳤다.

나스닥시장에서는 월드콤 +2.94%, 시스코 시스템즈 +1.76%, 인텔 +3.60%, 오라클 +3.75%, 썬 마이크로시스템즈 -0.55%, 마이크로소프트 +1.23%, JDS 유니페이스 +0.14%, 델 컴퓨터 -0.33%, 에릭슨 +4.08%, 주니퍼 네트웍스 -6.06%가 거래량 상위를 차지했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는 타이코 인터내셔날 +1.89%, 케이마트 +7.91%, 제너럴 일렉트릭 -0.11%, AOL 타임 워너 -0.64%, 엘란 코포레이션 -4.79%, 컴팩 컴퓨터 +2.67%, 루슨트 테크놀로지 -0.92%, 퀘스트 커뮤니케이션즈 -1.86%, 센던트 +7.10%, 스프린트 +1.50%, 캘파인 +4.97%, 마이런트 -1.09%의 거래가 활발했다.

이날 좋은 뉴스에 비해 상승폭이 기대에 못 미쳤던 것은 어쩌면 다음날 1월중 실업률과 전미 공급관리협회의 제조업지수가 발표된다는 사실을 염두에 둔 것 일수도 있다. 좀 더 확실한 데이터를 갖고 맘 편히 투자를 하겠다는 뜻인데 실업률이 소폭이라도 떨어지는 것으로 발표될 경우 증시는 랠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재 월가는 12월에 비해 0.1%포인트 늘어난 5.9%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이날 오후 지난 12월 11일에 열렸던 연준 공개시장위원회 의사록이 공개됐다. 캔사스 연준총재를 제외하고는 나머지 10명의 위원들이 금리인하 쪽에 손을 든 것으로 밝혀졌는데, 토론 과정에서 경기전망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을 가진 위원들도 적지 않았음이 드러났다. 전날 금리를 현 수준에서 동결한 것도 이들의 경기전망이 점차 밝아지고 있음을 뜻하는 것이었다.

이날 뉴욕 맨해튼에서는 5일간의 일정으로 세계경제포럼이 개최됐다. 환경론자 들을 위시하여 많은 민간단체들의 시위가 예상되는 가운데 UN 본부가 있는 맨해튼 동부에는 교통이 통제됐다.

월가는 이번주에 집중된 거시지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제2의 엔론은 어느 기업이 될지에 대해서도 설왕설래하고 있다. 기업회계상의 불신은 투자심리 위축으로 이어지고 투자자들과 애널리스트, 회사경영진, 회계법인 등 서로 이익이 상충되는 이들 그룹간의 불신이 점차 확대될 경우 뉴욕증시는 뜻하지 않은 걸림돌에 부딪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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