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기업공시 불신 증폭, 전지수 폭락
4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기업회계관행에 대한 불신이 확산되면서 급락했던 지난주 초의 모습을 되풀이했다. 엔론의 파산으로 불이 붙었던 분식회계에 대한 증권가의 우려가 이날 타이코 인터내셔날, 윌리엄즈, 엔터러시즈에 의해 다시 폭발됐다. 네트워킹, 인터넷, 텔레콤, 바이오테크주는 평균 5-9% 폭락했다.
나스닥지수는 개장과 함께 시작된 하락세가 일중 내내 지속됐다. 장중반 하락세가 주춤하는 듯 했으나 오후 들어 다시 하락세를 이어갔다. 무려 55.74포인트(2.92%) 하락한 1,855.50을 기록하며 1,900선에서 멀찌감치 물러섰는데, 지난 해 11월 중순 수준으로 돌아갔다.
다우존스지수도 하락세가 일중 내내 지속되면서 200포인트 이상 폭락했다. 전날보다 220.17포인트(2.22%) 하락한 9,687.09로 마감됐다.
S&P500지수는 27.78포인트(2.48%) 하락한 1,094.42로 마감돼 1,100선이 3개월만에 다시 무너졌으며, 러셀2000지수도 10.32포인트(2.15%) 하락한 469.72로 마감돼 대형주 소형주 가릴 것 없이 전 종목이 크게 부진한 하루였다.
주요 기술주가 모두 하락했으며 특히 네트워킹지수는 9.00% 폭락했다. 이 외에도 인터넷 6.33%, 텔레콤 6.47%, 멀티미디어 6.61%, 소프트웨어 4.17%, 하드웨어 2.54% 모두 하락했으며 이날 굿 뉴스가 있었던 반도체 부문은 1.80% 상대적은 낮은 하락폭을 보였다.
비기술주도 모두 부진해 바이오테크 5.72%를 비롯해 항공 3.44%, 은행 2.80%, 증권보험 3.87%, 천연개스 3.59%, 석유 1.88%, 제약 1.64%, 제지 1.06% 부문 모두 하락했다. 소매주는 상대적으로 잘 방어해 0.75% 하락하는 데 그쳤다. 금부문만이 유일하게 지수가 3.69% 올랐다.
거래는 월요일 치고는 활발한 편이었다. 나스닥시장에서 16억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14억주가 거래됐다. 주가가 내린 종목수가 오른 종목수를 압도해 양대 시장에서 각각 26:9, 21:9를 기록했다.
지난주 뉴욕증시는 개장과 동시에 기업의 분식회계에 관한 우려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주초 급락세를 이끌었었다. 그러나 주중반 지난 4/4분기 국내총생산, 1월중 실업률, 제조업 생산, 소비자신뢰지수 등 대부분의 거시지표가 생각보다 좋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회복세를 보였다.
그러나 거시지표의 내용에 비해 상승폭은 크지 않았는데, 이는 기업 분식회계로 인한 기업수익내용에 대한 불신이라는 암울한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번 주 증시는 막을 올리기가 무섭게 기업회계관련 악재가 다시 현실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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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코 인터내셔날(-13.0%)은 지난 3년간 700여건의 크고 작은 사업부문 인수로 약 80억달러를 사용했으며 이 사실이 전혀 공시되지 않았다는 보도와 함께 다시 폭락했다. 타이코 관계자는 인수규모가 크지 않아 기업재무구조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판단해 공시할 필요성을 인식하지 못 했다고 설명했다.
윌리엄즈 커뮤니케이션(-29.6%)은 채권은행이 윌리엄즈의 채무불이행이 예상된다는 보도와 함께 폭락했다. 윌리엄즈는 이에 대해 반박하면서도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구조조정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소식은 이 회사에 대한 채무가 아직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진 윌리엄즈 컴퍼니즈(-12.3%)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네트워킹주인 엔터러시즈(-60.7%)는 이날 뉴욕증시에서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는데, 증권관리위원회(SEC)의 기업공시와 관련한 정밀조사가 착수됐다는 보도때문이었다. 엔터러시즈와 마찬가지로 캐이블트론에서 분할된 리버스톤 네트웍스(-12.0%)도 동반 하락했는데, 리버스톤 관계자는 리버스톤은 엔터러시즈와 아무 관련이 없으며 SEC의 조사대상이 아니라고 설명했지만 주가는 크게 회복되지 못 했다.
최근 기업분식회계를 뉴욕증시의 화두거리로 부각시킨 장본인인 엔론의 전회장이었던 케네쓰 레이는 국회 금융위원회에서 증언을 하겠다던 당초 의사를 번복했다. 국회의원들이 자신을 죄인 다루듯 하는 태도가 못 마땅하다고 그 이유를 밝혔는데 레이씨의 변호사가 국회 증언을 하지 말 것을 적극 종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시 관계자들은 투자자들이 기업회계 분식에 대해 지나치게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주가하락폭이 적정 수준을 넘어선 것 같다고 분석했다. 기업공시에 관한 뉴스가 나올 때마다 월가는 제2의 엔론이 아닐까하는 우려를 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예외없이 주가는 폭락세를 보이고 있다.
월드콤(-15.3%)은 지난주부터 이어진 하락행진을 이날도 계속했는데, 텔레콤업계의 가격경쟁에서 생존하기 어렵고 기술투자도 부진하다는 투자자들의 판단이 계속해서 확산됐다.
마이크로소프트(-2.8%)의 빌 게이트 회장은 이날로 마감한 세계경제포럼에서 금년중 전세계적인 본격적인 경기회복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추가적인 경기침체도 예상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제약주인 엘란(-51.4%)도 금년도 수익전망이 월가의 기대에 못 미친다고 발표하면서 주가가 다시 폭락했다. 지난 4/4분기 수익은 월가의 예상대로 주당 56센트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판매수익은 기대에 크게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엘란은 지난주 알츠하이머 예방 백신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면서 주가가 폭락했었다.
프라이스라인 닷컴(-20.1%)은 지난 4/4분기 수익이 예상에 크게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나면서 주가가 폭락했다. 지난분기 예상과 달리 순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번 분기에는 본전장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이 회사는 전망했다.
아마존 닷컴(-8.8%)도 월 스트리트 저널이 아마존의 장부상에 나타난 채무이행을 위한 충분한 유동자산이 확보될 지 의문시된다는 기사를 취급하면서 주가가 하락했다.
이날 몇몇 굿 뉴스도 있었지만 증시 전반의 분위기를 이끌어가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골드만 삭스가 칩장비주의 투자등급을 상향 조정하면서 칩주는 비교적 선전했다. KLA 텐코, 노벨러스 시스템,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등 이날 투자등급이 상향 조정된 종목 모두 주가가 0.4내지 2.8% 올랐다. 골드만 삭스는 앞으로 1,2분기 내에 칩장비 주문이 증가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CS 퍼스트 보스톤도 일부 반도체주의 투자등급을 상향 조정했다.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와 애널로그 디바이스, 인텔 모두 주가가 1-2% 올랐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0.7%)도 로버트슨 스티븐즈에 의해 투자등급이 상향 조정됐다. 살로몬 스미스 바니는 데이터 저장 네트워킹주인 큐로직(-2.3%)의 투자등급을 상향 조정했으나 큐로직을 비롯 에뮬렉스, EMC, 브로케이드 커뮤니케이션 등 업종 전체가 부진했다.
전미 반도체업협회도 이에 화답하며 지난해 연달아 3분기동안 10%이상 하락세를 기록했던 반도체 수요가 4/4분기 제자리에 머물렀다며 반도체 수요의 반등이 멀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지역별로 보면 북미, 유럽,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지역에서 3.7% 증가한 반면 일본은 11.8%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휴렛-패커드(-0.7%)는 금분기 컴퓨터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수익전망도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으나 주가는 소폭 하락하고 말았다. 컴팩 컴퓨터(-0.5%)의 인수절차가 진행중에 있어 인수업체인 HP의 주가는 인수 성사 가능성이 증가할 때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주택관련 소매업체인 로우즈(+1.1%)는 최근의 온난 기후 덕택에 주택개량 및 수리가 활발해 지난 4/4분기 수익이 월가의 예상을 상회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스닥시장에서는 월드콤 -15.30%, 시스코 시스템즈 -4.79%, 썬 마이크로시스템즈 -0.58%, 오라클 -1.89%, 인텔 -2.51%, 마이크로소프트 -2.78%, 시에나 -16.42%, JDS 유니페이스 -5.01%,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1.82%, 델 -0.22%, 리버스톤 네트웍스 -12.03%이 거래량 상위를 차지했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는 타이코 인터내셔날 -12.99%, 엘란 코포레이션 -51.42%, 케이마트 -13.55%, 제너럴 일렉트릭 -5.07%, 엔터러시즈 네트웍스 -60.65%, AT&T 와이어리스 -8.95%, 퀘스트 커뮤니케이션즈 -9.70%, AOL 타임 워너 -7.66%, 스프린트 -11.42%, 윌리엄즈 커뮤니케이션즈 -29.58%의 거래가 활발했다.
다우종목중 AT&T 6%대, 제너럴 일렉트릭, 씨티그룹, 어메리칸 익스프레스 5%대, JP 모건 체이스, 알코아 4%대를 비롯해,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 월트 디즈니, SBC 커뮤니케이션, 허니웰 3%대 인텔, 머크, 이스트만 코닥, 마이크로소프트, 캐터필라가 2%대 하락했다. 프록터 앤 갬블과 맥도날드만이 이날 주가가 하락하지 않았다.
한편 이날 아르헨티나 은행이 이날과 다음날 이틀동안 영업을 중단한다는 소식도 월가에 전해졌다. 대법원이 정부의 은행구좌의 거래동결 조치는 위헌이라는 판결에 따른 것이었는데, 정부 관계자는 은행주의 폭락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지난주와는 달리 이번주 눈여겨 볼 만한 거시지표는 많지 않다. 다음날 12월중 공장주문실적과 1월중 공급관리협회의 비제조업지수가 발표되며, 수요일에 4/4분기 생산성지표가 공개된다. 그리고 목요일에는 신규실업급여 신청자수가 집계 발표될 예정으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