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한때 휘청" 다우, 약보합

[뉴욕마감]"한때 휘청" 다우, 약보합

뉴욕=정희경 특파원
2002.04.19 06:02

[뉴욕마감] "한때 휘청" 다우, 약보합

【상보】 반도체 및 항공업체의 잇단 실적 악화 우려로 18일(현지시간) 뉴욕 주식시장이 이틀째 하락했다. 다우 지수는 오전 11시 45분께 이탈리아 금융중심지 밀라노에서 소형 여객기가 고층 건물에 충돌했다는 소식으로 인해 160포인트 이상 급락하기도 했으나 1시간 여만에 직전 수준을 회복했다. 증시는 장 막판 보합권에 바짝 다가섰으나 상승세로 돌아서지는 못했다.

이날 사고 여객기는 밀라노의 최고층인 30층 짜리 피렐리 빌딩의 25층에 충돌, 지난해 9월 11일 세계무역센터 참사를 연상케 했다. 그러나 충돌 직전 사고기가 화염에 휩싸였던데다 조종사가 긴급 구조를 요청, 테러가 아닌 사고로 정리되자 증시는 불안감에서 벗어났다. 그러나 일단 팔고 뒤늦게 진위를 파악하는 투자자들의 대응은 미 증시가 상승세를 타기에는 이르다는 점을 방증했다는 평가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보잉과 하니웰 등 항공업체의 부진과 IBM과 맥도날드의 선전으로 팽팽한 줄다리기를 했다. 오후들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가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발표하며 3% 오른데 힘입어 플러스권을 넘보았으나 결국 전날 보다 15.50포인트(0.15%) 하락한 1만205.28로 마감했다.

첨단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일째 상승했던 반도체주가 AMD와 KLA-텡코르의 실적 경고로 뒤걸음질 하며 8.24포인트(0.46%) 내린 1802.43을 기록했다. 스탠더드 앤 푸어스(S&P) 500 지수도 1.78포인트(0.16%) 떨어진 1124.29로, 소형주 위주의 러셀 2000지수는 0.20포인트(0.04%) 내린 518.57로 각각 장을 마감했다.

거래량은 뉴욕증권거래소가 13억6000만주, 나스닥 시장은 18억2000만주로 전날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두 시장 모두 상승 종목이 하락 종목을 근소한 차로 앞섰다는 점은 긍정적인 측면이었다. 업종별로는 대체로 부진한 가운데 생명공학이 강세를 띤 반면 반도체와 항공이 낙폭이 컸다.

이날 4일째 강세를 이어가던 반도체의 하락이 두드러졌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AMD가 폭락하며 편입 16개 전종목이 약세를 보인 끝에 3.04% 하락했다.

인텔과 PC 프로세서를 놓고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는 어드밴스드 마이크로 디바이스(AMD)는 살로먼 스미스 바니가 투자 의견을 '매수'에서 '시장수익률 상회'로 한단계 낮추면서 14.98% 급락했다. AMD는 전달 분기 손실이 예상보다 적었으나 향후 전망치를 낮추면서 투자자들의 우려를 샀다.

반도체 장비업체인 KLA-텡코르는 4~6월 주문량이 당초 예상보다 낮은 10% 정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4.44% 하락했다. 테러다인과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도 각각 6.17%, 4.10% 떨어졌다.

휴대폰 업체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1분기 순익이 11% 감소한 노키아는 연간 매출 전망치를 하향조정하면서 12.26% 급락했다. 세계 최대 휴대폰 업체인 노키아는 1분기 순익이 8억6300만 유로(7억68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9억7500만 유로에 비해 11% 감소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80억1000만 유로에서 70억1000만 유로로 12% 줄어들었다. 노키아는 특히 올해 연간 매출 증가율을 당초 15%에서 5~10% 선으로 낮춰잡았다. 또한 올해 세계 휴대폰 시장규모도 4억2000만~4억4000만대 에서 4억~4억2000만대로 하향 조정했다. 이 여파로 에릭슨과 모토로라도 동반 하락했다.

반면 전날 실적 목표를 달성하고 올 연말께는 시장이 회복될 것이라고 예상했던 세계 최대 컴퓨터 업체 IBM은 4.88% 상승했다. 또한 데이터 스토리지 업체인 EMC는 1분기 주당 3센트의 손실을 기록했으나 전문가들의 예상치보다는 적고, 4~6월 매출이 전분기보다 증가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하면서 5.77% 급등했다. EMC는 지난해 1분기 주당 18센트의 순익을 냈었다.

그러나 애플컴퓨터는 부진했다. 애플은 전날 1분기에 15억달러의 매출에 주당 11센트의 순익을 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2분기 매출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 이날 2.68% 하락했다.

다우 지수 편입 종목의 경우 실적에 따라 팽팽한 신경전이 벌어졌다.

우선 보잉은 전날 1분기 실적이 전문가들의 기대치는 부합했지만 1997년 이후 처음으로 손실을 기록, 3.68% 떨어지며 오전 다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항공기 부품업체인 하니웰 역시 실적이 낮은 목표선을 통과했지만 영업이익이 12%, 매출은 두자릿수 감소한데 따라 5.34% 하락했다. 분기 매출이 3.2% 감소했다고 발표한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 역시 3.65% 떨어졌다.

또한 SBC커뮤니케이션은 분기 매출이 126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은 물론 전문가의 예상치를 밑돌고, 투자를 줄이겠다고 밝히면서 1.77% 하락했다. 주당 순이익은 51센트로 목표에 도달했다. 그러나 실적이 기대치를 맞춘 맥도날드가 5.38% 상승했고, 아멕스도 3% 올랐다.

이밖에 제약업체인 머크와 쉐링은 실적이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충족시키면서 각각 2.76%, 4.37% 올랐다.

한편 유가는 배럴당 26달러를 돌파했다. 국제통화기금(IMF)는 이날 세계 경제 회복세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기조가 지속되고 있는 점을 감안, 올해 유가 전망치를 지난해 보다 18.4% 높은 배럴당 23달러로 상향조정했다. 그러나 이는 지난해 평균 유가 24.28달러보다 5.3% 낮은 가격이다. IMF는 그러나 내년 유가는 수급 안정에 따라 배럴당 22달러로 내려 갈 것으로 예상했다. IMF는 서부텍사스산 중질유, 북해산 브렌트유, 두바이유 를 단순 평균한 가격을 기준으로 전망치를 산출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다소 부정적이었다. 컨퍼런스 보드는 3월 경기선행지수는 예상치(0.3%)에 못미치는 0.1% 증가에 그쳤다고 발표했다. 앞서 노동부는 주간 실업수당 청구자수가 감소 예상과 달리 44만5000명으로 1000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필라델피아 연방은행의 4월 제조업 지수는 12.3으로 전달의 11.4 보다 개선됐으나 예상수준에 못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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