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 나스닥 6개월래 최저

[뉴욕마감] 나스닥 6개월래 최저

뉴욕=정희경 특파원
2002.04.25 06:16

[뉴욕마감] 나스닥 6개월래 최저

【상보】"닷컴주로는 부족했다." 세계 최대 온라인 상점 아마존의 실적 목표 달성으로 선전하던 뉴욕 주식시장이 막판 1시간여를 남겨 놓고 주저 앉았다. 경제 회복세가 불투명하고, 기업 순익 개선 역시 낙관하기 힘들다는 우려가 작용한 때문이다. 대규모 자금을 움직이는 펀드매니저들은 이를 들어 적극적인 매수를 자제, 지수는 막판 맥없이 하락했다.

첨단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닷컴주의 급등에도 불구하고 16.95포인트(0.98%) 떨어진 1713.34로 마감했다. 이로써 나스닥 지수는 6일째 하락했고, 이날 종가는 지난해 10월 31일이후 최저치이다.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 지수 역시 장중반까지 상승세를 보였으나 1시간을 남기고 하향 곡선을 그려 58.81포인트(0.58%) 내린 1만30.43을 기록했다. 1만선 붕괴를 눈앞에 둔 다우 지수는 올해 첫날 기록한 1만20에도 바짝 다가선 것은 물론 올해 상승폭을 대부분 상실했다.

스탠더드 앤 푸어스(S&P) 500 지수는 7.82포인트(0.71%) 하락한 1093.14를, 러셀 2000 지수 역시 2.97포인트(0.58%) 하락한 507.32으로 장을 마쳤다.

이날 경제지표도 대체로 부정적이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미국 경제가 탄탄한 소매 및 주택 경기와 제조업 부문의 개선으로 3월과 4월초 보다 각 지역에서 보다 회복된 모습을 보였다고 베이지북을 통해 발표했다. 그러나 상무부는 앞서 3월 내구재 주문과 신규주택 판매가 예상을 깨고 감소했다고 밝혀 경제 회복 궤도에 불안감을 남겼다.

3월 내구재 주문은 전달보다 0.6% 줄어든 1734억달러로 집계됐다. 내구재 주문 감소는 4개월만에 처음이며 전문가들의 예상치(+0.5%)를 빗나간 것이다. 더구나 항공기 등 군수 제품의 주문을 제외하면 1.2% 줄어들어 제조업 부문의 회복이 완전하지 않음을 시사했다. 다만 2월 증가폭이 당초 1.8%에서 2.7%로 상향 조정돼 변동폭이 큰 월별 자료로 추세를 읽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상무부는 대형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자료 제출을 중단, 전체 내구재 주문의 3~3.5%를 차지하는 반도체 주문은 연초부터 포함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경기 침체의 버팀목이었던 주택 부문도 다소 열기가 식는 모습을 보였다. 3월 신규주택 판매는 전달 보다 3.1%, 1년전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7.9% 각각 감소했다고 상무부는 발표했다. 이는 전월비로 6.2% 급증했던 전달과 비교되는 것이다.

이날 증시는 닷컴주와 항공주를 중심으로 오후 3시까지는 대부분 상승세를 유지했다. 전날 장 마감후 1분기 매출이 21% 늘어나면서 손실이 예상보다 줄어들었다고 발표한 아마존은 19.42% 폭등했다. 온라인 여행업체 엑스피디어 역시 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충족하면서 13.87% 급등했다. 이에 힘입어 세계적인 포털 야후가 3.11% 오르는 등 닷컴주가 강세를 보였다.

항공주 역시 메릴린치가 컨티넬탈, 델타, 노스웨스트 등 3개 업체의 등급을 '단기 매수'에서 '단기 강력매수'로 상향 조정한데 힘입어 강세를 보였다. 아멕스 항공지수는 1.9% 올랐다.

그러나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16개 전업종이 떨어지면서 3.76% 급락한 것을 비롯,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증권 등 상당수 업종이 약세를 면치 못했다. 특히 증권주의 경우 엘리어트 스파이저 뉴욕 법무장관이 의회에 증권사 애널리스트 분석 보고서와 관련한 개혁안 채택을 요구했다는 소식에 줄줄이 하락했다. 뉴욕 법무부의 1차 타깃이 된 메릴린치는 5.28% 급락했고, 모간 스탠리와 골드만 삭스도 각각 4.7%, 2.6% 하락했다.

거래량은 뉴욕증권거래소가 13억5000만주, 나스닥의 경우 18억8000만주 수준이었다. 두 시장 모두 하락 종목이 상승 종목을 각각 16대 15, 19대 16으로 많아 부정적인 투자심리를 방증했다.

기업별로는 실적에 따라 명암이 갈렸다.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원천기술 보유업체 퀄컴은 42분기 손실이 예상보다 밑돌 수 있다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3.2% 올랐다.

반면 미 최대 장거리 전화사업자인 AT&T는 매출 감소와 회계 기준 변경으로 1분기 손실이 크게 늘어났다고 공시, 0.72% 하락했다. AT&T는 장거리 전화 사업 부문 매출 감소세가 이번 분기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AT&T의 1분기 손손실은 9억7500만달러, 주당 28센트로 집계됐고,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1억9200만달러, 주당 10센트 보다 크게 확대된 것이다. AT&T는 그러나 특별 손실을 제외하면 주당 순익이 6센트이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2센트 손실 보다 개선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을 이 기준 주당 순이익을 6센트로 예상했었다.

한편 휴렛팩커드는 컴팩 합병 효과를 주주들에게 과장했다는 주장과 관련해 칼리 피오리나 회장이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한 가운데 전날에 이어 4.6% 하락했다. 휴렛팩커드 공동 창업자의 아들로 두 회사 합병을 강력히 반대하고 있는 월터 휴렛 측 변호사는 이날 델라웨어 법원에서 차트까지 동원해 피오리나 회장이 투자자들을 오도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피오리나는 처음 합병 시너지 효과를 보수적으로 추정해 나중에 차이가 벌어졌다고 설명했고, 한 때 "상장기업의 최고경영자(CEO)를 거짓말쟁이로 몰고 있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컴팩컴퓨터는 1.57% 상승했다.

이밖에 실적 악화를 경고했던 에릭슨과 월드콤은 3일째 하락했다. 세계 최대 필름업체인 이스트만 코닥은 S&P가 전날 장 마감후 장기 신용등급을 낮춘 여파로 2.67% 떨어졌다. 세계 최대 기업인 제너럴 일렉트릭은 제프리 이멜트 CEO가 주주총회에서 주가가 기업 가치를 반영하지 못했다고 언급했으나 소폭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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