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뉴그랜저XG,개악(改惡)인가"

'페이스리프트'(face lift)라고 하면 외관이 일부 변경되고 옵션이 추가돼 기존모델보다 디자인이나 성능면에서 한차원 개선(改善)된 차를 뜻한다.현대차의 대표적인 대형세단 그랜저XG의 페이스리프트 모델 '뉴그랜저XG'는 그러나 지난 3월 첫 출시 이후 이른바 '개악'(改惡)이라는 혹평이 끊이지 않고 있다.
뉴그랜저XG가 구형보다 못하다는 평가를 받는데는 변화를 준 뒷모습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후면 번호판이 종전과 달리 트렁크에 부착돼 위엄이나 세련된 맛을 찾아볼 수 없다고들 한다. 물론 자동차 스타일에 대해선 개인의 주관적인 취향이 반영된다는 점은 간과할 수 없다. 하지만 스타일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여기저기서 계속된다면 이는 객관적인 평가로 받아들여도 무방할 듯 싶다.
무엇보다 최대 수출시장인 미국의 딜러들이 뉴그랜저XG 대신 구형모델을 고집하고 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런 이유로 국내에선 공급을 중단한 구형모델을 계속 수출하고 있는 형편이다.
비단 스타일뿐만이 아니다. 현대차가 공식적으로 발표한 두 차의 제원표를 비교해 보면 뉴그랜저XG의 연비,최대토크,최고출력 등이 구형보다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다. 똑같은 2500cc급을 놓고 봤을 때 구형의 연비가 리터당 11.1km인데 반해 신형은 9.3km로 떨어진다. 또한 뉴그랜저XG의 최대토크와 최고출력은 22.9kg.m와 172마력으로 구형(23.4kg.m,180마력)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는 이에 대해 "차체가 커지고 옵션이 추가되면서 중량이 늘었고 제원표를 현실화 하다보니 제원표상에서 구형보다 신형의 성능이 다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해명하지만 사실 이 얘기는 과거 그랜저XG의 성능을 부풀렸다는 것을 자인한 셈이 된다.
어찌됐건 현대차는 완전 신차도 아닌 변경모델에서조차 소비자들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다. 내놓기만 하면 팔릴 것이라는 과거의 안일한 태도는 글로벌 경쟁 하에선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