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주택정책의 방향

[기고]주택정책의 방향

고 철
2002.06.14 13:45

[기고]주택정책의 방향

[편집자주] 고철 국토연구원 토지주택연구실장

우리는 80년대 후반 주택 및 전세가격의 폭등을 경험했다. 정부는 주택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수도권에 분당 등 5개의 신도시를 건설했다. 또 저소득층의 주거안정을 위하여 정부가 건설비의 85%를 부담하는 영구임대주택을 건설했다. 그 당시만 하더라도 주택의 공급 및 분양가 규제 등 각종규제로 주택에 대한 정부의 역할은 매우 컸다고 할 수 있다.

90년대 중반까지 주택정책의 목표는 대량의 주택을 저렴하게 공급하는 것이었다. 저렴한 가격으로 대량의 주택을 공급하기 위해 공공부문의 택지개발과 분양가 규제를 시행했다. 바꿔 말하면 주택의 공급 및 가격결정 등 주택에 대한 정부의 역할은 절대적이었다.

90년대 초반부터 정부의 규제완화 정책기조와 98년 외환위기 이후 주택가격의 하락으로 주택공급규칙 등 주택건설과 공급에 관련된 규제들이 대부분 폐지됐다. 특히 77년부터 시행된 분양가 규제도 대부분 폐지되고 국민주택기금의 지원을 받는 주택만 규제를 받고 있다. 즉 주택에 대한 정부의 역할은 크게 축소돼 이제는 저소득층을 위한 임대주택의 공급이 정부의 역할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해 초부터 국지적으로 상승하던 주택가격이 올해초부터는 전국적으로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정부는 여러차례의 주택가격 안정 대책을 발표했다. 주택가격안정대책의 발표로 주택시장은 안정되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대책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특별한 대책이 아니다. 국세청을 동원하여 투기자를 색출하여 세금을 물리고 또한 지난 몇년간 주택시장이 안정된 후 완화했던 규제를 다시 강화하는 내용이다.

바꿔 말하면 과거에나 지금이나 국민들은 주택가격이 오르면 정부를 비판, 원망하고 정부는 시장안정대책을 발표한다. 그러나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주택에 대한 정부의 영향력은 규제의 완화로 많이 감소했다. 이제는 오히려 주택을 구입하려는 소비자와 건설업체의 영향력이 커졌다고 할 수 있다.

일부에서는 주택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분양가를 다시 규제하여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즉 분양가 자율화이후 분양가격이 많이 올랐기 때문이다. 서울지역의 경우 97년 평당 508만원이었던 분양가가 2001년에는 평당 829만원에 달해 지난 4년동안 63%나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분양가의 상승은 기존 주택가격에도 영향을 미친다. 단기적으로 주택가격을 안정시키는 방법중의 하나는 분양가의 규제일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지난 20여년 동안 분양가격 규제의 폐해를 보아왔다. 분양가가 규제되면 국민들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싸고 프리미엄이 있는 신규아파트를 선호하는 등 시장왜곡 현상이 나타난다. 또한 주택건설업체는 다양한 형태의 고품질 주택건설을 기피하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한다.

다행히 정부는 직접적인 규제를 하지않기로 결정했다. 즉 분양승인과정에서 해당 지방자치단체장의 승인하에 원가 내역을 공개하도록하고 분양가가 높다고 판단될 경우 분양가의 자율조정을 권고하고 이에 불응할 경우 국세청에 통보하기로 결정했다. 직접적인 규제보다는 간접적인 규제방식을 택한 것이다.

특히 인구가 밀집돼 있는 서울과 수도권지역의 경우 주택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이나 주택의 공급은 한정돼 있어 주택가격은 언제든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최근 준농림지역의 난개발을 억제하는 내용이 담긴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법률」이 통과돼 특히 수도권에서의 아파트공급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의 주택정책은 주택공급 계획을 수립하는등 중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체계적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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