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10조원, 그래도 욕심이...

[광화문]10조원, 그래도 욕심이...

홍선근 부국장
2002.07.22 12:32

[광화문] 10조원, 그래도 욕심이...

삼성전자. 생긴 지 33년. 명실상부한 세계 기업으로 변모했음이 최근 실적을 통해 하나하나 확인되고 있다. 연말이면 10조원의 현찰을 확보한다니 국내 굴지의 다른 그룹 매출액에 해당되는 규모를 이익으로 거둬들이고 있다. 놀라운 일이다. 칭찬을 경계하는 모습조차 일류기업답다.

한국 경제에 이런 기업이 있다는 게 자랑스럽다. 욕심 같아서는 이런 기업이 서너군데만 더 있었으면 좋겠다. 그들이 한국 경제를 받치는 기둥 역할을 해 실물기업이고 증권시장이고 가릴 것 없이 그 기업에 속한 사람이든 아니든 꽤나 쏠쏠한 혜택을 누릴 것이다. 최근 한국 주식시장이 몇가지 해외 악재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잘 버텨낸 데에도 삼성전자 등 주요 블루칩의 실적 선전이 한몫 단단히 거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기업경영 차원에서는 실제로 우리 경제에 `삼성전자 효과`가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주변에서 부러워만 하고 있을 일이 아니다. 바로 우리 옆에서 함께 교육받고 함께 일하고 연구한 사람들이 이러한 일을 해냈다는 사실이 세계 일류가 남의 일, 강건너 사건이 아니라 나의 일, 우리의 가시적인 과녁이 될 수 있음을 실감하게 해줄 것이다. 하나의 사례는 막 시작일 뿐, 제2, 제3의 사례를 예고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미 철강 조선 자동차 등등의 영역에서 쟁쟁한 후보들이 등장해 있는 상태이다. 더이상 막연한 얘기가 아니다.

적당히 지나가는 기업경영으로 이런 성과를 이뤄낼 수 없다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일이다. 삼성전자 사람들을 만나면 엄청난 성취감과 아울러 엄격한 내부규율 탓에 적지 않은 스트레스를 받는 걸 느끼게 된다. 본인들은 표내지 않으려고 노력하지만 은연중에 드러나는 분위기이다. 얼마전 감사팀의 감사결과 잘 나가던 부사장 1명이 거래기업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사실이 확인되자 바로 그 날짜로 해임조치됐다는 얘기를 학계 선배로부터 전해 들었다. 당시 첫 느낌은 "아, 이미 삼성전자는 세계적 기업의 반열에 올랐구나"였다. 한 사람의 징계 소식을 들으며 한 회사의 세계 일류 수준을 깨닫게 되는 게 아이러니이지만 우리 현실에서 그처럼 가차없는 규율의 집행이 아직은 매우 드문 편이다.

지금 돌이켜 보면 종전에 몇년간 지속된 참여연대의 경영감시 활동도 보약 역할을 톡톡히 한 게 아닌가 싶다. 어차피 건너야 할 다리를 참여연대 덕에 더 빨리 건넌 식으로. 당시 주총장에선 참여연대에 매우 대립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내부에선 더 강력하게 같은 방향의 투명성 확보에 진력했고 그래서 참여연대는 다른 곳으로 떠났다.

유감스럽게도 험악해지고 있는 국내외 경제환경이 뭔가를 해낸 기업에 대해 칭찬이 조금 늘어지는 것조차 허용하지 않을 태세이다. 미국의 경제 금융 불안과 달러화의 급격한 약세는 이미 한국 경제에 새로운 시련으로 다가오고 있다. 그런데 이런 상황이 계속 전개된다면 강력한 구조조정을 거쳐 군살없이 기업경영의 실탄인 현찰을 거대하게 확보하고 있는 삼성전자 같은 기업이 더욱 부러움을 사게 된다. 묘한 순환이다. 그럼에도 그렇게 부러워할 수 있는 기업이 많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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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선근 이사

안녕하세요. 편집국 홍선근 이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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