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 `꾼`의 문화와 은행경영

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영화롭게만 느껴졌던 은행원의 생활은 대우, 현대 등 일련의 대기업의 몰락과 함께 끝없는 나락 속으로 빠져들었다. 현재까지도 그 고통은 계속되고 있다. 더욱이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금융산업의 지각 변동으로 내일에 대한 대처보다는 오늘의 생존이 우선시 되는 하루살이 인생을 살아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듯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은행 경영은 과거의 극복과, 현재의 생존, 그리고 미래의 번영을 위해 동시에 매진해야 한다. 이러한 대응 노력은 결국 은행가치의 극대화로 나타날 것이며, 가치의 극대화는 은행이 장사꾼이 되어야만 달성될 수 있는 결실이다.
따라서 은행산업이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훌륭한 장사꾼이될 수 있는 토양 즉 "꾼의 문화"를 일궈내야 한다. "꾼의 문화"가 우리 금융산업 전반에 뿌리를 내리기 위해서는 은행이 주주가치 극대화에 모든 역량을 최우선적으로 집중시켜야 한다. 주주가치의 극대화는 곧 은행의 가치를 최대한 높이는 것이며, 이를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몇가지 과제가 지속적으로 추진돼야 한다.
첫째, 최근의 은행산업의 대형화, 과점화는 누구나 느끼는 추세이나, 대형화를 통한 효율 증대 못지 않게 서비스로 승부를 걸어야만 한다. 은행 상품은 상품자체가 곧 서비스이며, 믿을 수 있고(Credible), 편리하고(Convenient), 싼(Cheap) 서비스 제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둘째, 브랜드의 가치가 날로 중요시되는 시점에서 각 은행은 자기만의 가치를 증대시킬 수 있는 브랜드와 브랜드 상품을 개발하고 경쟁력을 키워나가야 한다. 모든 금융기관의 업무 장벽은 무너졌으며 단 한가지 분야에서라도 시장의 첨병이 될 수 있는 상품을 보유하여야만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은행의 역할과 위상이 예대마진 위주의 경쟁에서 상품판매 경쟁으로 바뀌고 있다. 미국 웰스파고은행은 "은행업(Banking)은 죽었으나 은행(Bank)은 살아 있다"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상품판매 회사로의 변신에 성공, `판매자'로서의 역할을 자부하고 있다.
넷째, 은행, 보험, 증권을 보면 상품은 다르지만 기능은 이제 한마디로 자산관리(wealth management)로 요약할 수 있겠다. 이러한 관점에서 오늘날 소매업무의 중요성은 나날이 확대돼 가고 있으며 금융자산 관리업무의 핵심이자 중심업무인 프라이빗 뱅킹(PB)을 더욱 강화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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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째, 미래의 영업은 상품중심에서 고객중심으로 바뀌어 나갈 것이다. 우리가 평소 중요시 해 온 고객만족보다는 CRM(개인고객관리) 차원에서 고객별로 차별화된 맞춤형 서비스와 상품을 제공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수익, 즉 주주가치 증대로 귀결될 수 있을 것이다.
여섯째, 은행산업에 있어서 전략적 제휴도 지속적으로 강화, 확대해 나가야 한다. 전략적 제휴를 통하여 금융부문 전반에 걸쳐 시장과 비용을 공유하고 위험까지도 공유함으로써 시너지 효과의 극대화를 달성해야 할 것이다.
장사꾼의 문화가 우리에게 가장 우선시되는 과제다. 이는 곧 꾼의 문화를 통하여 수익극대화에 앞장서는 프로가 중시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시장의 장사꾼은 시장을 보고, 손님을 보고 장사를 하지 주인 얼굴만 쳐다보고 장사를 하는 것이 아니란 점은 자명한 일이 아닌가.
고객 중심의 서비스 제고와 프로정신에 입각한 경쟁력 강화로 진정한 "꾼의 문화"가 정착될 때, 은행과 은행산업의 생존과 발전이 보장될 수 있고, 나아가 국가 경제의 믿음직한 초석의 역할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