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나스닥 1400선 하회

[뉴욕마감]나스닥 1400선 하회

정희경 특파원
2003.01.18 06:46

[뉴욕마감]

[상보] 실적 발표 시즌 한 가운데 들어 선 미국 주식시장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올들어 2주간 연속 강세를 보였으나 인텔을 비롯한 마이크로소프트(MS)와 IBM 등 기술주 간판 주자들의 신중한 전망이 잇단 때문이다.

유엔의 이라크 무기사찰이 최종 시한에 근접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이라크의 긴장이 고조되고, 미국 경제의 회복세가 여전히 부진하다는 점이 속속 확인된 것도 '1월 랠리'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억제했다.

뉴욕 증시는 17일(현지시간) 이런 악재들이 복합적으로 쏟아진 가운데 급락, 하락세를 3일로 이어갔다. 투자자들은 오는 20일 마틴 루터킹 데이까지 이어지는 연휴를 앞두고 포지션을 정하는 대신 차익 실현에 나서 지수 하락을 재촉했다는 분석이다. 미 증시는 20일 휴장한다.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 지수는 111.13포인트(1.28%) 떨어진 8586.74를 기록, 8600선 밑으로 내려갔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47.56포인트(3.34%) 급락한 1376.19로 마감하며 1400선이 붕괴됐다. 대형주 위주의 S&P 500 지수는 12.81포인트(1.4%) 하락한 901.78을 기록, 900선이 위협받았다.

주요 지수는 이로써 앞서 2주간 상승세를 끝내고 주간으로 하락했다. 다우와 나스닥 지수는 한 주간 2.3%, 4.9% 각각 떨어졌다. S&P 500 지수도 지난해 10월 4일 주이후 가장 큰 폭인 2.8% 하락했다.

이라크와 미국의 긴장은 한층 고조되는 모습이다.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걸프전 12주년을 맞아 미국과 전쟁할 준비가 돼 있다고 선언했다. 미국은 전날 유엔 무기사찰단이 발견한 빈 화학탄두가 중대한 것이라며 이라크에 대한 압박을 늦추지 않았다. 유엔 무기사찰단도 이라크가 사찰에 적극 협조하지 않고 있다고 재차 주장했다.

지정학적 위기가 높아지면서 유가는 2년래 최고 수준으로 높아졌고, 달러화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비중 축소 등으로 약세를 이어갔다. 서부텍사스산 중질유 2월 인도분은 뉴욕상품거래소에서 한때 34달러를 넘어서며 2년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배럴당 25센트 오른 33.91달러에 마감했다. 유가는 이로써 주간으로 7% 급등했다. 금값은 소폭 하락했으나 6년래 최고 수준에서 그리 멀어지지 않았다.

경제지표도 부정적이었다. 미시건대의 1월 소비자신뢰지수(잠정치)는 83.7을 기록, 월가의 예상치인 87.0과 전달의 86.7을 크게 밑돌았다. 이 지수가 하락한 것은 3개월 만이다. 미국의 11월 무역수지 적자는 예상을 크게 넘어 401억 달러로 집계되며 월간으로 최대치를 기록했다. 산업생산은 12월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0.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지표들은 경제나 기업 순익 회복이 더딜 것이고, 소비도 위축되고 있음을 알리는 것이다.

업종별로는 은행을 제외하고 일제 하락한 가운데 반도체 컴퓨터 네트워킹 등의 낙폭이 컸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5.74% 하락한 297.53을 기록, 300선이 무너졌다. 편입 16개 종목이 일제히 떨어진 가운데 AMD는 16% 급락했다. AMD는 손실이 4분기 주당 64센트로 전년 동기의 5센트보다 크게 늘어난 게 악재였다. 최대 반도체 업체인 인텔은 5%, 최대 장비업체인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은 5.9% 각각 내렸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도 5% 떨어졌다.

네트워킹 업체들도 시스코 시스템즈와 주니퍼 네트웍스가 5.2%, 7.9% 하락하고 루슨트 테크놀로지와 노텔 네트웍스도 각각 4%, 3% 내리는 등 부진을 보였다. 아멕스 네트워킹 지수는 4.98% 하락했다. 컴퓨터 업체들도 최대 업체인 IBM이 5.5% 떨어지고, 휴렛팩커드와 애플컴퓨터가 3.8%, 3.5% 내리는 등 줄줄이 하락했다.

이날 하락은 간판 기술주들이 주도했다. IBM과 MS는 전날 장 마감후 실적 목표는 달성했으나 단기적인 수요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부정적인 전망을 제시하면서 기술주의 약세를 촉발했다. MS의 존 코노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수요가 매우 약하다"고 지적했고 IBM의 CFO인 존 조이스는 "소프트웨어 시장은 여전히 부진하다"고 언급했다. MS는 7% 떨어졌다.

베어스턴스는 IBM에 대한 투자의견을 '시장수익률 상회'에서 '업종수익률'로 하향했다. 골드만삭스는 소프트웨어 업종에 대한 투자의견을 종전의 '중립'에서 '주의적'으로 하향했다. 메릴린치는 "올해 PC수요는 여전히 부진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온라인 경매업체인 이베이는 실적 호조로 5% 상승했다. 이베이는 4분기에 예상치를 상회한 주당 28센트의 순익을 기록, 전년 같은 기간의 주당 9센트에 비해 3배 이상 실적이 호전됐다. 매출도 두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베이는 또 올해 실적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제너널 일렉트릭(GE)은 4분기 순익이 21% 감소했다는 발표로 0.6% 하락했다. GE의 4분기 순익은 주당 31센트로 전년동기의 주당 39센트에 비해 감소했지만 매출은 4% 증가했다. 다만 월가 전문가들의 순익 예상치는 충족했다. 이밖에 AOL타임워너는 전날 신임 회장에 리차드 파슨스 현 CEO를 임명했다고 밝힌 가운데 3.2% 떨어졌다.

한편 앞서 장을 마감한 유럽 증시도 기술주 주도로 하락했다. 독일 프랑크 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4.43% 급락한 2918.82를 기록하며 3000선 밑으로 내려갔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2.73% 하락한 3056.93으로, 런던의 FTSE 100 지수는 1.58% 떨어진 3820.60으로 각각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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