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불확실성의 롤-오버"

[내일의 전략]"불확실성의 롤-오버"

김준형 기자
2003.02.06 18:30

[내일의 전략]"불확실성의 롤-오버"

절기로는 입춘(立春)을 지났다지만 여전히 겨울은 겨울, 초고층 사이를 헤집고 들어오는 여의도 칼바람은 유난히 매섭기로 정평 나있다. 걸칠 것 하나없는 맨살이나 마찬가지인 국내 증시가 안팎 바람을 막아내기에는 600선의 지구력이 너무 허약했다. 전날에 이어 연기금의 '입질'이 눈에 띄었지만 시장흐름을 바꿔놓지는 못했다.

◇ "박스" 아랫변으로

세계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미국 콜린 파월 국무부 장관의 UN 설명회는 불확실성만을 높였다. 그토록 자신했던 '정당성'은 그들만의 논리를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 DDR D램 가격이 아시아 현물시장에서 4달러선 아래로 떨어지며 삼성전자를 비롯한 반도체관련주에 직격탄을 날렸다.

6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11.18 포인트 떨어진 589.50으로 장을 마쳤다. 거래량은 5억1987만주로 전날보다 31% 줄어들었다. 이날 지수는 601.74로 시작한 뒤 일찌감치 600선을 내주고 5일 이동평균선(597.30)마저 하향 이탈했다.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2.74% 떨어진 28만3000원으로 장을 마치며 600선 이탈을 주도했다. 전업종이 내림세를 보였다. 코스닥지수가 박스권의 하단을 향해 움직였다. 전날까지 박스권의 중간에 위치했던 지수는 이날 소폭 출발했으나 상승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뒷걸음질쳤다. 지수 600선이 박스의 중심이 아니라 박스의 상단부로 자리매김했다.

코스닥지수 역시 거래소와 마찬가지로 '박스'의 아랫변까지 내려왔다. 6일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0.56포인트(1.27%) 내린 43.54로 마감했다. 거래대금은 7624억원을 기록했다. 사상 최저치 가까운 지수에도 투자자들은 선뜻 투자에 나서지 못하고 관망에 치중하는 모습이다.

침체장에서 반짝하기 마련인 이른바 '테마주'들도 시세를 내지 못했다. 장 후반 '트로이목마' 긴급경보가 발생하며 보안주들이 급등한 점은 오히려 애처러워 보이기까지했다.거래소와 달리 개인은 25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21억원과 1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하지만 매수총액이 외국인 21억원, 기관 155억원에 불과했다.

업종별로는 소프트웨어와 종이, 목재업종이 소폭 오름세를 보인 것을 제외하고는 전업종이 약세로 마감했다

◇ 14일로 "이월"

이날 투자주체들의 움직임은 전형적인 '트레이딩 매매'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관은 507억원 어치를 순수히 팔았으며 외국인은 214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개인만이 440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전날 순매도했던개인이 이날은 순매수로, 순매수했던 기관은 순매도로 돌아섰다. 기관들은 프로그램 매매 이외에 손을 놓았으며 개인들 역시 일부 개별 종목 외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 연기금은 전날 171억원 순매수를 보인데 이어 이날도 228억원어치를 순수하게 사들이며 '600선 이하 매수' 움직임을 보였다.

한스 블릭스 유엔 검증사찰단장 등이 14일에 유엔 안보리에 2차보고서를 제출하는 14일까지 '불확실성'이 연장됐다고 입을 모았다. 이라크문제에 시선을 고정해둔채 다우지수가 8000~8100사이를 오가고 있는 한 국내 증시 역시 580~600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김성태 한화증권 투자전략가는 특히 단기적으로 삼성전자의 움직임에 주목할때라고 강조했다. 대만의 반도체 파운드리업체인 TSMC의 주가급락으로 시장이 냉각된 대만과 더불어 지정학적 리스크와 반도체 경기불안이라는 협공을 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성태 투자전략가는 "삼성전자는 SKT 삼성전기 등 여타 우량주에 비해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적었다는 점에서 외국인매도로 인해 지수를 언더퍼폼(Underperform)'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펀더멘털로 해석될 수 없는 저평가 현상에도 불구하고 '트레이딩 매매'가 일상화된 머니게임하에서는 초단타에 동참하거나, 아예 눈을 들어 먼 산을 바라보는 선택이 놓여 있을 뿐이다. 1년뒤 수확을 기대하고 금리 이상의 초과수익을 올릴수 있는 고배당관련주에 씨를 뿌려두는게 나쁠 것 없는 이유이다. 연기금의 매수기준도 결국은 배당수익률에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연기금매수에 따른 주가상승이라는 '부수입'을 챙길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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