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결전의 시간"

[내일의 전략]"결전의 시간"

김준형 기자
2003.02.07 18:57

[내일의 전략]"결전의 시간"

아침 기력을 오후까지 이어가지 못한다.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가 세 걸음 물러난다. 약세장의 전형적인 특징은 이처럼 '되로 주고 말로 받는 것'이다. 사흘간의 반등이 제법 실하다 싶더니 사흘만에 그보다 더 아래로 떨어졌다. 지수가 오전 개장이후 한번도 붉은색을 띄지 못한다.

'투자자'들이 모두 비장한 각오로 결전의 시간을 준비하느라 시장은 폭풍전야의 적막감속에 잠겼다. 투자자들이 기다리는 결전의 시간은 미국의 이라크 공격도 아니고, 북한과의 사생결단 '맞짱'도 아니다. 월드컵 이후 최대의 국민적 동참 열기를 불러 일으키며 370조 부동자금을 먼저 끌어들인건 증시도 부동산도 아닌 '로또'이다.

"세상의 부동자금이 온통 로또에 쏠려 있으니 주식시장에 '사자'주문이 들어올 턱이 없다는 한탄을 '흰소리'라고 몰아 부칠수만은 없을 듯 하다. '대박의 꿈'에 불씨가 댕겨지기 전까지는 '인내'가 보약일수 밖에...사그라든 증시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시장으로 돌아오기에는 이래저래 시간이 필요할 듯 하다.

◇ 무기력한 대장주

이라크 전쟁을 둘러싼 불투명성에, '선제공격' 발언을 불사한 북한까지 가세했다. 개인과 투신권의 순매수에 힘입어 종가기준 전저점은 지켜냈다. 그러나 추세를 돌려 놓기에는 역부족, 종합주가지수는 전일대비 2.03%(12.02포인트) 하락한 577.48로 연중최저치를 기록했다.

출발부터 약세를 보인 끝에 지난해 10월11일 기록한 장중 저점(576.49)이 한때 무너지기도 했다. 오후 들어 반도체 가격이 3월 들어서는 진정될 것이라는 소식과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에 힘입어 낙폭을 만회, 577선을 방어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398억원, 166억원 어치를 순매도했고 개인은 1471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의 순매도는 사흘 연속이며 최근 20거래일 중 이틀을 제외하고 순매도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외국인의 매도가 집중된 SK텔레콤과 삼성전자가 급락하면서 지수에 부담이 됐다. SK텔레콤은 5.86% 급락했고 삼성전자는 3.18% 하락했다. 거래소 시가총액의 27%를 차지하는 두 종목의 약세가 이날 지수 하락의 주범이라는 분석이다. 시가총액 상 종목 중 한국전력(1.70%)이 거의 유일하게 올랐다. 지수는 전일대비 0.77포인트(1.76%) 하락한 42.77로 장을 마쳤다. 장중저가는 42.50으로 지난달 29일 기록한 역사상 최저치 42.47에 바짝 다가섰다. 투자자별로는 개인과 기관이 각각 35억원과 21억원을 사는 가운데 외국인이 76억원을 장에 내놓았다.

◇ 단기매매는 대형주?

지수상으로는 580~600대이면 추가 하락 위험이 크지 않다는게 증시관계자들의 공감대이다. 하지만 문제는 삼성전자로 대표되는 대표주. 외국인들은 7거래일 연속 삼성전자를 내다 팔고 있다. '컨트리 리스크(지정학적 위험)+ 세미컨 리스크(반도체 업종침체)'의 교차점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반도체 경기회복 예상시기가 뒤로 늦춰지면서 반도체업종에 대한 외국인들의 비중축소가 대만 한국 증시의 쇼크로 나타나고 있다. 시가총액비중 18% 삼성전자가 외국인 매도로 계속해서 뒤로 밀린다면 '마지노선'으로 제시되고 있는 550~560도 의미가 없다는 지적들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박성근 신영증권 조사부장은 "외국인의 삼성전자 매도의 원인은 이미 충분히 알려진 재료익 때문에 시장에 어느정도 반영됐다"고 지적했다. 반등후 추가하락가능성이 없지 않지만 1분기의 바닥권에는 도달했다는 설명이다. 반등다운 반등 한번 없이 흘러내린 삼성전자 등 대형주들에 대해서는 단기반등을 노린 매매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장기투자자라면 여전히 배당수익률로 금리를 커버할 수 있는 종목들이 최우선 고려대상이다.

장만호 대투경제연구소장도 바닥권 인식에 공감하고 있다. 장소장은 "이라크문제 북핵문제를 둘러싼 최악의 상황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낮다는 점에서 설사 지수가 20~30포인트 추가로 밀린다 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큰 의미를 둘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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