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급락은 기회될 수도"
무디스의 국가신용등급 전망 하향 발표가 시장을 뒤흔들었다. 종합주가지수는 발표 직후 오전장 고점에 20포인트 가량 급락하고, 원/달러 환율도 1200원 초반에서 1213원대로 뛰어올랐다. 다른 국제신용평가기관인 S&P, 피치 등이 기존 신용등급을 유지한다고 밝히고, 외국인투자자들이 주식 매수에 나서자 안정시켰지만 시장참여자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기 바빴다.
◇ 거래량 증가 "긍정적"
신용등급 전망 하향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가 엇갈렸다. 대체적인 의견은 현존하는 북핵 리스크에 대해 사후적으로 확인한 것에 불과한 것이어서 단기적인 쇼크에 그칠 것이라는 데 모아졌다. 하지만 외국인이 한반도를 바라보는 시각을 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며 장기적인 악재가 될 것이라는 의견도 만만치않았다. 결국 외국인 투자자들이 어떻게 대응하는가로 공이 넘어갔다.
11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1.27포인트(0.21%) 내린 575.98로 마감했다. 이는 지난 2001년 11월8일 이후 15개월만에 최저치다. 코스닥 지수는 전날에 이어 다시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지수는 0.11포인트(0.26%) 하락한 42.15로 거래를 마쳤다. 각각 5거래일 연속 하락세가 이어진 것.
이날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거래소, 코스닥시장 모두 증가했다. 거래소는 각각 5억5637만주와 1조7199억원, 코스닥은 4억5127만주, 1조156억원을 기록했다. 주가지수선물은 3월물 거래량 36만3194계약을 포함, 전체 거래량이 36만3265계약으로 사상 두번째로 많았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무디스 발표 이후 장중 급락을 투자자들이 오히려 매수 기회로 여긴 것"이라며 "급매물을 소화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업종별로는 거래소의 경우 보험 운수장비 운수창고 음식료업 등이 올랐다. 반면 반도체가격 급락에 따른 영향으로 반도체장비업체가 포함돼 있는 의료정밀업종을 비롯, 석유화학업 증권 기계 전기가스업 등이 하락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게임주들이 포함된 디지털컨텐츠업종이 상승한 반면 통신서비스 운송업 등이 떨어졌다. 상승 종목은 거래소 300개(상한가 8개), 코스닥 323개(상한가 28개)였으며, 하락 종목은 거래소 441개(하한가 5개), 코스닥 426개(하한가 6개)였다.
시가총액 상위 블루칩이 고르게 상승했다. 삼성전자는 급등락을 거듭한 끝에 5일만에 소폭 반등에 성공, 27만원대를 회복했다. 국민은행 우리금융 삼성화재 등 금융주가 신용등급전망 하향에도 불구하고 올랐으며, 삼성전기 한국가스공사 현대차 기아차 등은 환율급등에 따른 수혜 기대로 오름세를 유지했다. 코스닥의 CJ홈쇼핑 LG홈쇼핑 엔씨소프트 다음 강원랜드 등도 선전했다. 반면 KT KTF LG텔레콤 하나로통신 등 통신주와 포스코 한국전력 LG전자 등은 약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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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의 발빠른 행보가 눈에 띄었다. 오전 중 순매도에 치중했던 이들은 지수가 급락하자 매수세로 돌아서며 싼값에 주식을 사들였다. 하지만 장마감을 앞두고 60억원 순매도로 돌아섰다. 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은 전날 4000계약에 이어 이날 4884계약 순매수하고, 누적순매도를 1만2000계약으로 줄였다. 반면 기관투자자는 외국인과 달리 무디스 발표 이후 순매도로 전환, 243억원어치를 순수하게 팔았다. 프로그램 매도는 942억원.
◇"급락은 기회 될수도"
무디스 파동을 겪었지만 증시를 둘러싼 외부 여건은 달라진 것이 없다. 부담으로 자리잡고있던 북핵문제의 파급력을 시험해본 셈이다. 북한의 행동 여하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일단 550선 지지에 대한 기대심리를 강화시켜주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대우증권 김성주 연구위원은 "추가적인 악재에 대비해 팔기보다는 저가매수 관점을 유지해야한다"며 "미국 경제지표가 예상치를 웃돌게 나오는 등 펀더멘털이 비관적이 아니고, 고객예탁금의 증가 및 연기금을 비롯한 기관투자자들의 자금집행 등을 고려하면 지나친 비관은 삼가야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낙폭이 지나치게 컸던 종목이나 업황이 개선되고 있는 종목군 등은 관심을 가질만하다고 설명했다. 오재열 SK증권 투자전략팀 차장은 "외부적 충격에 의한 주가 급락은 오히려 저가 매수의 기회"라며 신용카드 인터넷포탈 석유화학 철강 등을 추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