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밴드웨건...따라 가, 말아"
김정태 국민은행장이 나팔을 불고 앞장을 섰다. 쌍둥이빌딩 잔해의 연기가 채 가시지도 않은 공포분위기 속에서 주식에 투자해 짭잘한 수익을 냈던 그였다. 정부의 '의지'나, 체면 따위에 이끌리는게 아니라 오로지 '돈 냄새'를 쫓아다니는 장삿꾼으로 정평이 난지라 뒷모습을 바라보는 시선들이 예사로울수가 없다. 장 막판 갈짓자를 걷던 지수가 고개를 쳐든채 마감한 것도 '나팔수'의 힘이라는 말들이 돈다. 나팔불고 장구치며 밴드를 이끄는 마차가 지나가고 나면 뒤를 졸졸 따라가는 군상들이 형성되기 마련. 하지만 주식시장에선 항상 그랬듯, 이번에도 곧바로 뒤를 쫓아가기에는 발걸음이 쉽게 떨어지지 않고 있다.
◇ 기관, 뒷심발휘
오전 한때 '어'하는 탄식을 자아내게 할 정도로 급락하기도 했던 지수는 뒷심을 보이며 이틀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18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1.58포인트(0.26%) 오른 603.45로 마감했다. 거래량은 5억3842만주, 거래대금은 1조5221억원으로 전날보다 줄어들었다.
미국 증시 분위기 덕에 출발은 좋았지만 개인과 외국인의 선물 매도공세로 593선까지 밀리는 약세를 보였다. 검찰의 SK그룹 수사 소식이 주식시장의 분위기를 냉각시키더니 북한의 정전협정 파기 가능성 시사라는 해묵은 악재까지 돌덩이 역할을 했다. 그러나 지수 600을 바리케이드 삼아 공방전에 나선 기관의 뒷심덕에 일진일퇴를 거듭한 끝에 붉은색으로 장을 마쳤다. 기관투자자는1151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증권과 투신이 각각 514억원, 538억원어치를 사들여 시장을 받쳤다. 1조원의 주식투자를 선언한 국민은행이 장 막판 3000억원을 시장에 풀어놓으면서 마감 장세를 결정지었다. 프로그램매수를 포함한 기관들의 매수에 힘입어 삼성전자 국민은행 KT 한국전력 포스코 등 지수관련 대형주들이 오름세를 유지했다. 반면 증권주들이 상승세를 접었고, 검찰의 수사 소식에 SK그룹주들이 동반 하락, 명암이 엇갈렸다.
기관의 손길이 잘 뻗치지 않는 코스닥시장은 거래소와 보조를 맞추지 못했다. 코스닥 종합지수는 전날보다 0.20포인트(0.45%) 떨어진 43.92로 마감했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107억원과 102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외국인이 이틀연속으로 '팔자'에 나서며 발목을 잡았다.
◇ '큰 손' 관심종목 벤치마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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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 뿐 아니라 연기금과 증시 유관기관 자금 등 굵직한 돈다발들이 대기하고 있는 상황인만큼 돌발악재 없이는 견조한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는 견해로 무게가 옮겨지고 있다. 기술적 지표상으로도 지수가 20일 이동평균선(596.17) 윗부분에서 움직이며 안정감을 주고 있다. 삼성전자 SKT 등 시장대표주들의 급락과정에서 바스켓을 비워뒀던 기관투자가들이 '반등랠리 리스크'에 대한 조바심으로 매수에 나서고 있는 흔적들이 여기저기서 발견된다는게 시장관계자들의 지적이다.
해외변수는 여전히 불안하지만 유럽 선진국들의 유가 공동대응 움직임 등 기대를 걸만한 요인도 없지는 않다. 조용찬 대신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반도체 은행 항공 조선 소매 등의 업종으로 반등세가 확산되는 모습"이라며 반등흐름이 19일로 연결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기관들이 꿈틀거리는 시기에는 시가총액상위 업종대표주와, 배당 관련주에 초점이 맞춰질수밖에 없다. 시장별로는 상대적으로 거래소 우위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개인자금유입을 바탕으로 저가주와 중소형주의 틈새랠리를 기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18일 기록한 1250억원 개인순매도는 지난해 11월말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개인투자자들을 주고객으로 삼고 있는 키움닷컴 증권의 이현상무는 "시장은 바닥권에 근접해 있다는 생각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만 개인투자자들이 생각을 실천으로 옮기는데는 시간이 필요할 듯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