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가격매력 감소"

[내일의전략]"가격매력 감소"

문병선 기자
2003.02.19 18:04

[내일의전략]"가격매력 감소"

"종합주가지수가 지난 주 13일(목) 저점 572.42포인트부터 6% 가까이 상승한 상태에서 국민연금과 국민은행 등의 자금이 주식 매수로 이어지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지금 주식 매수에 나서면 비싸게 사는 것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저평가된 선물을 매수하는 게 낫다."

연일 이어지는 투신권의 선물 매수의 배경에 대해 대한투자신탁증권의 지승훈 연구원이 19일자 새벽 데일리에서 한 말이다. 투신권은 올 들어 1만8690계약을 순매수하고 있었고 이 중 30% 가량인 6335계약을 12~18일에만 집중시켜 그 궁금증이 커지던 상황이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일부 종목의 경우 20% 가까이 급등한 상황에서 현물 매수는 부담이 간다는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 취임이 6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국민연금이라고 해서 '총알받이'를 할 수는 없는 노릇이고, 따라서 비싼 현물 대신 선물 매수로 가닥을 잡아가는 투신권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19일 증시에서 그의 이 같은 가설은 그대로 적중됐다. 이날 투신권은 4122계약의 선물을 추가 순매수 했는 데, 이를 두고 대부분 전문가들은 "국민연금이나 국민은행의 자금집행을 의뢰 받은 일부 펀드가 현물시장에 개입을 주저하는 반면 선물시장에서 매수 포지션을 설정하고 있다"라고 해석한 것.

그렇다면 투신권이 대규모 선물 매수로 노린 점은 무엇일까. 지 연구원에 따르면 투신권은 '양수겸장'을 노리고 있었다. 그는 "선물 순매수로 저평가된 선물 가격이 오른다면 프로그램 매수가 유입되고 결국 주식시장의 수급 개선 효과까지 볼 수 있다. 이 결과 주가가 상승하면 투신 보유 평가손실도 줄이는 부가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투신권의 이러한 전략이 성공한다면 반등을 시작한 국내 증시는 큰 '원군'을 얻을 수 있었겠지만 결과적으로는 성공하지 못했다. 이날 6000계약이 넘는 외국인의 대규모 선물 매도 공세로 선물 가격이 하락했고 급격히 위축된 투자심리는 현물시장에까지 이어지며 지수를 마이너스로 되돌려 놓았다. 투신권이 의도했던 프로그램 매수 물량도 600억원 대에서 48억원으로 급격히 축소됐다.

이에 따라 선물에다 현물까지 거머쥐려 했던 투신권은 '급소'를 얻어맞은 듯 당분간 관망장세를 보일 가능성이 커졌다. 현물은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으로 사지 못하고 선물은 외국인에 휘들려 힘을 쓰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국민연금과 국민은행 자금의 증시 투입을 지연시킬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600선에 대한 지지와 단기 골든크로스 가능성에도 불구 이 때문에 당분간 횡보 장세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19일 종합주가지수는 0.42%(2.62포인트) 하락한 600.83포인트를 기록, 반등 사흘 만에 약세를 보였다. 그러나 사흘 전 회복했던 600선은 지켜냈다. 뉴욕 증시 급등 영향으로 강세 출발한 종합주가지수는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의 매수 강화로 장 중 613.15포인트까지 급등세를 보였지만 이후 그 동안 장을 지탱해왔던 프로그램 매수 물량이 현저히 줄어들면서 오름폭을 축소하더니 결국 약보합세로 마감했다.

330개 종목(상한가 14개)이 올랐고 425개 종목(하한가 2개)이 떨어졌으며 보합은 82개였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 삼성전자는 1.36% 올랐다. 삼성전자는 외인 매수 덕에 장 중 4% 이상 급등, 21일만에 30만원선을 회복했지만 이후 오름폭을 줄이더니 결국 30만원 아래인 29만7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SK텔레콤(0.58%), LG전자(0.12%)는 상승했다. 반면 국민은행(0.94%), KT(0.10%), 한국전력(2.40%), POSCO(1.28%), 신한지주(1.11%), 우리금융(0.55%) 등은 하락했다.

출발은 좋았지만 갈수록 힘이 빠졌다. 19일 코스닥 시장은 미국증시의 상승에 힘입어 44포인트를 훌쩍 뛰어넘으며 상승출발, 장중 44.81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이후 그러나 보합합권에서 오르내리다 오후들며 하락으로 방향을 틀었다.

코스닥 지수는 전일대비 0.59%(0.26포인트) 하락한 43.66을 기록, 이틀 연속 하락했다. 커다란 돌발악재는 없었지만 단기급등에 따른 차익매물이 흘러 나왔고, 자신감 부재 속에 상승을 뒷받침할 만한 힘이 부족했다. 외국인들이 3거래일째 순매도를 지속하고 있는 것도 상승의 걸림돌이다.

대부분의 주요 IT업종이 하락했다. 방송서비스와 음식료담배, 제약, 의료정밀기기 등 일부 업종이 강보합을 지켰으나 디지털컨텐츠, 컴퓨터서비스, 정보기기 업종이 1%대에서 하락했고 출판매체복제 업종은 2.35% 하락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 KTF, 국민카드, 강원랜드, LG텔레콤 등이 1% 가량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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