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8300만원짜리 경품

[기자수첩] 8300만원짜리 경품

이은정 기자
2003.04.04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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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8300만원짜리 경품

진해군항제, 안면도 꽃축제, 화개장터 벚꽃축제, 금천 벚꽃축제…. 긴겨울을 지나 새 봄으로 접어든 한반도는 지금 꽃잔치로 술렁거린다.

봄기운이 완연한 4월, 전국을 강타 중인 봄잔치는 이것만이 아니다. 백화점과 할인점 등 유통업체의 할인판매전도 경품잔치 일색이다.

롯데백화점은 시가 8300만원 짜리 원룸형 고급 주거시설을 경품으로 내놨으며 고급외제차 브랜드인 포드의 '몬데오'(시간 3290만원)와 '토러스'(시간 4030만원) 자동차 경매쇼도 진행한다.

삼성테스코 홈플러스와 롯데마트 등 할인점은 인기제품의 가격을 20∼30% 저렴하게 책정, 고가경품을 내건 백화점에 맞서고 있다.

식음료업체인 롯데제과마저 아이스크림 출시기념으로 시가 3200만원 상당의 폴크스바겐 '뉴비틀'을 경품으로 내걸었다.

유통업체가 앞다투어 각종 경품을 아낌없이 내놓는 것은 소비자의 지갑을 열고 경기불황을 반전시켜 보겠다는 뻔한 심산이다. 실제 백화점의 1/4분기 매출은 외환위기가 닥친 지난 1997년 4/4분기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런 추세가 상반기에는 풀릴 기미가 없다는게 전문가의 의견이고 보면 매출확대가 발등의 불로 떨어진 게 사실이다.

급격한 소비위축으로 매출부진에 허덕이는 유통업계의 실상을 감안하면 상도를 넘어선 경품잔치, 할인잔치가 일견 이해가 된다. 하지만 다같이 어려운 이때에 반짝 상술로 소비심리에 불을 지펴보려는 행태는 쉽게 납득할 수 없다. 사행심을 조장하겠다는 악행으로 밖에 여겨지지 않는다.

전국 꽃잔치에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경기불황과 이라크 전쟁 등으로 춥고 긴 겨울을 보낸 시민들이 '꽃잔치'에서 새로운 희망을 찾고자 하는 마음에서 더욱 북적댈 것이다.

백화점과 할인점 등은 고가경품 일색의 행사보다 소비자들에게 알짜 이익이 돌아갈 수 있는 아이디어 행사로 고객에게 한걸음 다가서야 한다. 유통업계는 고객이 함께 만족할 수 있는 '윈윈전략'을 펼치는 게 진짜 상도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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