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투명성에 주목할 때
세계적인 경제 주간지 비즈니스 위크가 매년 선정하는 '아시아 스타 25인'에 뽑힌다는 것은 당사자에게 커다란 명예와 영광이 아닐 수 없다. 경제지인만큼 기업가와 전문경영인 등 비즈니스 종사자들이 많은 것도 당연하다.
그런데 올해 비즈니스 위크가 선정한 아시아 스타 가운데 주목되는 인물은 기업인보다는 정치인과 법률가 등이라는 것이 이채롭다. 그리고 이들에게서 찾을 수 있는 공통점은 '투명성'을 위한 노력이 평가됐다는 점이다.
후진타오 중국 공산당 총서기는 중국 대륙을 휩쓸고 있는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SARS)를 퇴치하는 과정에서 과거 지도자들처럼 진상 은폐에 급급하지 않고 정보를 충분히 공개하는 등 투명하게 문제에 접근했다는 점 때문에 스타로 선정됐다.
한국이 배출한 아시아 스타 가운데 강금실 법무장관과 김주영 변호사는 법률가로서 기존의 부당한 관행에 맞서면서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는 점이 높이 평가됐다. 강금실 장관은 검찰 개혁을 주도하면서 오랫동안 별로 통제받지 않아온 권력기관에 대해 자기반성을 촉구했다. 김주영 변호사는 기업지배구조 문제를 한국 사회의 주요 이슈로 부각시키고 재벌그룹의 부당한 소유구조 및 경영관행으로부터 주주를 보호하기 위한 노력이 선정 사유가 됐다.
특히 비즈니스 위크는 김주영 변호사에 대한 프로필과 최근 활동을 상세히 소개하면서 그를 부문별 아시아 최고 스타로 선정해 '별중의 별'로 대우했다.
비즈니스위크가 김 변호사에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SK글로벌 분식회계 사태가 법정관리 및 청산문제까지 논의되는 가운데 한국 경제의 뇌관으로 작용하고 있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 하나를 안고 채권단과 SK는 서로 책임을 전가하기에 급급한 채 손실 최소화를 위해 나름대로 수 싸움을 하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들은 SK 사태를 국가신용등급 조정의 주요 변수로 꼽으면서 사태 추이를 관망하고 있다. SK는 이제 북핵위기보다 더 중요한 내생변수로 외국 투자자들에게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비즈니스 위크가 김 변호사에 대해 높은 관심을 표시한 것은 그의 돋보이는 활약도 있지만 IMF 체제 이후 개선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한국의 기업지배구조에 대해 일침을 가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볼 일이다. 비즈니스 위크는 아시아 스타 선정을 통해 "정책"의 투명성과 "기업경영"의 투명성을 강조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