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SK LG 그리고 삼성

[광화문] SK LG 그리고 삼성

박종면 부국장
2003.06.09 12:17

[광화문] SK LG 그리고 삼성

제2의 경제위기론까지 나오고 있는 지금 한국경제가 우선적으로 풀어야 할 과제는 SK글로벌 사태와 카드채 문제의 해결이다. 그리고 이 두 가지 사태를 초래한 원인 제공자이는 바로 SK LG 삼성이며, 문제를 푸는 열쇠도 재계서열 1~3위인 이들이 갖고 있다.

 

SK글로벌 사태는 채권단과 SK그룹이 최태원 회장의 경영권 유지와 SK(주)의 출자전환 확대라는 카드를 갖고 한발씩 양보함으로써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 있지만 그동안 국내 재벌기업 가운데서는 건실하고 투명한 기업으로 인정받았던 SK그룹이 수조원의 자산을 분식 처리했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국내 채권시장을 패닉상태로 몰고 가버린 카드채 위기는 국민은행과 국민카드의 합병, 카드사들의 증자, 자산유동화증권 발행 등으로 한 고비를 넘긴 것으로 보이지만 연체율이 계속 상승하고 있고, 국민카드채를 제외하고는 시장에서 거래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낙관하기엔 이르다.

 

카드채 위기는 정부의 정책실패에도 원인이 있지만 카드사들의 무절제한 외형 확대와 단기자금 위주의 자금조달이 화근이다. 카드업계의 무절제한 과당경쟁과 외형확대의 중심에는 LG, 삼성카드가 자리잡고 있다.

 

'타도 삼성'을 외치던 재계서열 2위 LG는 카드업에서는 삼성을 추월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그룹차원에서 나섰고, 2001년 매출액과 회원수에서 드디어 삼성을 추월했다. 그러나 이때부터 신용카드 위기는 잉태되기 시작했다.

 

카드채 위기가 발생한 이후 모은행과의 합병을 통해 퇴출 처리된 국민카드의 경우 시장점유율을 회복하기 위해 뒤늦게 경쟁에 뛰어들긴 했지만 LG 삼성카드의 경쟁에 비하면 비교조차 할 수 없다.

 

4.3 카드대책을 마련하던 당시 정부당국은 몇몇 재벌계 카드사를 포함, 부실 카드사에 대한 퇴출을 심각하게 고민했으며 해당 그룹에 의사까지 타진했다는 게 정설이다. 그런데도 국민카드만 퇴출되고 만 것은 해당 재벌의 강력한 반발과 자구의지 표명 때문이기도 하지만 재벌계 카드사가 퇴출될 경우 그룹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더욱이 당시는 재계 3위 SK그룹이 분식회계로 흔들리던 시기였다.

 

재벌계 카드사의 퇴출을 고민하다 없었던 일로 하고 만 정부의 입장은 대주주의 책임을 강조하면서도 최태원 회장의 경영권을 보장해 주는 등 타협할 수 밖에 없는 SK채권단의 처지와 비슷하다.

 

제2의 경제위기론이 나올 정도로 어려운 현 상황에서 한국경제의 최우선 해결 과제가 SK글로벌 사태와 카드채 위기 해결이고, 위기의원인 제공자가 재계 1~3위인 SK LG 삼성이라면 이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 지도 자명하다. SK는 최태원 회장의 경영권까지 포기할 수 있어야 하고 LG와 삼성은 국민은행처럼 카드사를 통폐합할 각오를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글로벌 경영도, 인재경영도, 신경영도 모두 공허한 얘기가 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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