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 FOMC전망 혼선, 나스닥 2%↓
[상보] "0.25%냐 0.5%냐" 미국 금리 정책을 결정하는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이틀 앞둔 23일(현지시간) 뉴욕 주식시장이 크게 떨어졌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 인하폭에 대한 논란이 분분한 가운데, 기업들의 실적 부진 경고가 잇따라 그동안 랠리에서 얻은 이익을 실현하려는 매물이 대거 나온 때문이다.
증시는 약세로 출발한 후 곧바로 낙폭을 늘려나갔다.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 지수는 한때 9000선이 위협받았고, 나스닥 지수도 장중 1601선까지 밀리기도 했다. 막판 낙폭을 일부 줄여 일중 저점은 피했다.
다우 지수는 127.80포인트(1.39%) 하락한 9072.95로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는 33.90포인트(2.06%) 떨어진 1610.82를 기록했다. 대형주 위주의 S&P 500 지수는 14.04포인트(1.41%) 내린 981.65로 장을 마쳤다.
거래량은 뉴욕증권거래소 13억5300만주, 나스닥 16억8600만주 수준에 그쳤다. 두 시장 거래량중 하락 종목의 비중은 각각 87%, 82%에 달했다. 채권은 증시 급락에 따라 반등했고, 달러화는 혼조세를 보였다.
유가는 이라크 송유관 폭발사고로 원유 수출이 불투명해졌는데도 하락했다. 서부텍사스산 중질유 8월 인도분은 뉴욕상품거래소에서 배럴당 31센트 내린 29.17달러를 기록했다. 금값은 하락해 온스당 3.30달러 내린 353.40달러에 거래됐다.
증시가 최근 4일 동안 3일 떨어지는 부진을 보이자 단기 조정론을 제기하는 전문가들도 잇따랐다. 메릴린치의 시장분석가인 리처드 맥케이브는 증시가 최근 2주간 상승 모멘텀을 잃었다며, 내달 초까지 조정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단기 조정에도 불구하고 내년까지 추가 상승할 여력은 있다고 낙관론은 버리지 않았다.
증시가 큰 폭으로 떨어진 데는 FRB 금리 인하 전망의 혼선, 기업 실적 부진, 러셀 2000 지수 재편에 따른 포트폴리오 조정,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 등 여러 요인들이 배경으로 꼽혔다.
우선 FRB의 결정은 증시는 물론 채권, 외환시장에서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다. 특히 FRB가 제시할 경기 판단을 지켜보자는 관망세도 랠리에 제동을 걸었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금리 인하폭 보다는 FRB가 과연 경제를 회복 궤도에 올려 놓을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미국 최대 제약 체인인 월그린은 분기 매출이 부진할 것이라고 경고하는 등 실적 호전 기대가 꺾인 것도 증시 하락을 이끌었다. 미 최대 모기지 금융기관인 패니 매가 지난해 통상적인 회계 기법을 택했다면 큰 손실을 냈을 것이라는 언론의 보도도 금융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곧 3월 이후 랠리를 뒷받침한 경제나 기업실적 개선 기대가 흔들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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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의 이탈도 눈여겨 볼 대목이었다. UBS는 미 증시 순유입 자금이 20일까지 1주일간 20억5500만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4주 이동평균치는 5억9800만 달러로, 9.11 사태 직후의 6억4500만 달러에 다가섰다. 순유입이 늘어난 것은 외국인들의 매도가 주된 요인이며, 미국 투자자들이 외국 주식을 산 것도 일부 영향을 미쳤다고 UBS가 설명했다.
투자자들이 최근 랠리에서 투기적인 조짐을 보였다는 뒤늦은 지적도 문제로 지적됐다.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기 위해 빌린 신용잔고는 5월중 7.7% 증가해 1년새 최고 수준을 보였다.
업종별로 일제히 약세를 보인 가운데 네트워킹 금융 생명공학 등의 낙폭이 컸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편입 전 종목이 내려 2.14% 하락한 363.09을 기록했다. 최대 업체인 인텔은 1.9%,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4.4% 각각 떨어졌다. 장비업체인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은 1.6% 내렸다.
생명공학업체들은 M&A 호재를 살리지 못했다. 아이덱 파머큐티컬은 바이오젠을 66억5000만 달러에 인수키로 했다고 발표했으나 5.2% 하락했다. 바이오젠 역시 5% 떨어졌다.
분기 매출이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를 상당히 밑돌 것이라고 밝힌 티넷 헬스케어는 25% 급락했고, 실적 부진을 경고한 월그린도 7.5% 떨어졌다. 이밖에 모기지 금융기관인 패니매는 2.6%, 경쟁업체인 프레디맥은 1.3% 각각 하락했다.
한편 유럽 증시도 일제히 하락했다. 런던의 FTSE 100 지수는 1.74% 떨어진 4087.90으로 마감했다. 파리의 CAC 40 지수는 2.22% 하락한 3119.24, 프랑크 푸르트의 DAX 지수는 1.62% 내린 3186.39를 각각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