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유해물 단속의 두 얼굴
정보통신부는 최근 스팸메일에 대한 규제를 대폭 강화했다.
모든 광고성 메일들은 수신시 `광고', `홍보' 등의 문구를 표기하도록 하는 `옵트 아웃' 방식에서 수신자의 사전동의 없이 전송된 메일은 무조건 불법으로 간주하는 `옵트 인' 방식으로 전환한 것이다.
옵트 아웃이든 옵트 인 방식이든 간에 성인광고물은 모두 불법이다. 해외 국가 대부분이 옵트 아웃 방식을 적용하는데 국내에서 굳이 강력한 옵트 인 방식을 도입한 것은 시민단체의 입김도 적지 않았지만 끝도 없이 넘쳐나는 성인물 광고와 스팸광고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하겠다는 의지도 담겨 있다.
이처럼 정보통신부 정보이용보호과에서 스팸메일을 강도높게 단속하는데 비해, 도메인에 관한 정책을 담당하는 인터넷정책과에서는 한 업체가 제공하는 도메인 부가서비스로 인해 유해사이트 접속건수가 빈번한 데도 수수방관하고 있다.
즉, 인터넷 주소창에서 한글을 입력하면 해당사이트로 접속되는 이른바 한글인터넷주소 서비스의 유해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마땅한 대책을 수립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인터넷정책과 담당자는 "일부 유명인 이름을 입력하거나 특정 기업이름을 잘못 입력해서 오타가 났을 때도 성인사이트로 이동한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면서 "그러나 민간기업의 서비스를 정부가 직접 나서 단속할 만한 법적 근거도 없고 권리도 없다"고 주장한다.
인터넷정책과에서 마땅한 규제책을 찾지 못해 손을 놓고 있는 사이, 수많은 청소년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성인 유해사이트로 접속하고 있다. 한 건물에서 정문은 철통수비를 하고 후문을 열어놓은 꼴이다. 유해메일을 아무리 강도높게 단속해도 이런 폐해가 근절되지 않는다면 정통부의 단속은 `물칼'이 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