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金 농림'사퇴 다시보면
법원이 새만금 사업 잠정 중단 결정을 내리고 관계 부처 장관이 사의를 표명하면서 말들이 무성하다.
전날 법원의 판결에 반발해 사표를 제출했던 김영진 농림부 장관은 17일 끝내 사퇴의사를 굽히지 않았다. 김 장관은 이날 정찬용 청와대 인사보좌관과 만나 "우여곡절 끝에 계속돼 온 국책사업이 사법부의 판단으로 중단되는 것은 타당치 않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며 사퇴 권고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사표 철회를 권고했던 청와대도 사표 수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김영진 장관은 농고 출신의 4선 의원으로 제13대부터 16대 국회까지 15년동안 농림해양수산위원으로만 활동한 원내의 대표적 농정 전문가다. 그의 사퇴 결정이 지역 주민과 농민들을 위한 고뇌어린 충정의 표현이었음을 부인하지 않는 이유다. 사퇴 성명을 마치고 과천 농림부 청사를 떠나려는 장관을 막아선 농림부 직원들의 간곡한 만류도 그에 대한 믿음을 말해준다.
'평양감사도 저 싫으면 못한다'는 한 청와대 고위관계자의 말처럼 김 장관 개인의 가치판단을 비판할 수도 없는 일이다.
그러나 인간적인 신뢰와 이해와는 별도로 행정부의 한 부처를 책임지고 있는 장관으로서의 처신에 대해서는 안타까운 면이 적지 않다. 김 장관은 사퇴 회견에서 사법부의 판단에 의해 국책 사업이 중단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말했지만 이는 행정 소송의 본질을 무시한 말이다. 행정 소송은 집행 기능을 갖고 있는 행정부의 독주를 막기 위한 사법부 고유의 기능이기 때문이다. 김 장관의 사퇴 파동에서 게임에서 지고 게임의 룰을 탓하는 무책임한 이의 모습을 봤다면 지나친 단순화일까.
김 장관은 청와대측에 "번거롭게 해서 미안하고 미리 여쭙지 못해 송구스럽다"는 뜻을 전해 인사권자인 대통령에 대한 예를 갖췄다고 한다. 김 장관의 갑작스런 퇴임이 5개월째를 맞는 참여정부에 또하나의 짐이 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진상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