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버블의 그늘
미국 경기 회복에 대한 낙관론은 높아지나 '버블의 그늘'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다.
최근 미국 주요 경제지표가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6월 내구재 주문은 5개월 만에 최대 증가했고 기업 정보기술(IT) 투자는 재개되고 있다. 경기회복 기대감에 힘입어 뉴욕증시는 지난 5개월여간 상승세를 지속했다. 지표로 살펴보면 미 경제는 지난 3년간 지속된 IT버블의 후유증을 털고 막 기지개를 펴는 모습이다.
그러나 미국 서부로 고개를 돌려보면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최근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주민들이 주지사를 바꾸겠다고 청원, 오는 10월에 주민 소환투표를 실시키로 결정됐다. 세계 5대 경제권인 캘리포니아주에서 미 역사상 82년 만에 '무능한' 주지사를 주민들이 직접 갈아치우는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근육질의 배우인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당선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외신은 전하고 있다.
불과 10개월 전에 재선에 성공했던 그레이 데이비스 주지사가 내몰릴 위기에 처한 최대 이유는 눈덩이처럼 불어난 재정적자 때문이다. 주민들은 그가 캘리포니아주 정부 재정적자가 380억달러(한화 45조6000억원)로 늘어 나도록 재정을 방치했다며 집중 비난했다.
최근 주요 국제 신용평가기관은 캘리포니아주의 신용등급을 잇따라 강등해, 재정파탄에 대한 주민들의 위기감을 높였다. 스탠더드&푸어스(S&P)가 평가하는 캘리포니아의 신용은 'BBB'로 '투자 부적격'(정크) 등급보다 한 단계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데이비스 주지사의 입장에서는 억울할 법도 하다. 세계 IT산업의 본거지인 실리콘밸리가 위치한 캘리포니아는 지난 3년간 버블충격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많은 기업들이 도산했고 IT버블 붕괴는 세수급감과 에너지위기로 이어졌다. 미국에서 가장 풍요로운 주로 꼽히는 캘리포니아가 전력부족에 이어 이제는 도산위기까지 내몰린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