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금리와 부동산값
5.23안정대책 이후 주택시장은 크게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급등세를 보이던 아파트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서고, 수도권 분양시장은 청약미달 사태가 확대되고 있다. 물론 신도시예정지역, 강북뉴타운, 재건축추진가능단지 등 일부지역의 경우 호가 상승세가 여전하나 2~3달 전과 비교할 때 상승폭은 크게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지난달 10일 한국은행이 국내경기 부양을 위해 콜금리를 0.25%포인트 추가 인하함에 따라 주택시장이 다시 과열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의 주택시장 과열이 저금리에 기인한바 크다고 할 때, 금번 조치로 인해 시중유동자금이 주택시장에 다시 유입되면서 가격불안이 재현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금리인하는 이자부담 감소로 인해 주택담보대출을 확대시킬 뿐 아니라 주택구입에 따른 기회비용을 낮춰 주택수요를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예금금리가 하락해 여유자금도 금융시장에서 빠져 나와 고수익자산시장으로 이동하게 된다. 연초 주식시장 침체로 대체투자처가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저금리에 기반한 투자자금이 부동산시장에 집중된 것은 어쩌면 당연한 현상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하반기 주택시장이 과열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시장 여건이 크게 달라지면서 금리인하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기 때문이다.
우선 신규입주물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전세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계절적 비수기 요인도 없지 않으나 다가구.다세대 공급에 이어 2~3년 전에 공급된 주거용 오피스텔, 주상복합 등의 입주 본격화로 전세가격의 하향안정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임대수익률이 감소하게 되면 투자수요는 그만큼 위축될 수밖에 없다. 특히 지난 2년간의 단기 급등으로 인해 가격거품 붕괴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인하에 따른 가격상승 압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강한 투기억제 의지도 주택시장 안정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시행과 재건축아파트의 부분 후분양제 실시로 인해 가격 급등의 진원지였던 수도권 재건축아파트 시세가 안정세로 돌아섰고, 분양권전매 금지 및 투기과열지구 확대지정 등으로 인해 청약시장도 크게 냉각되고 있다. 여기에 최근 논의가 활발한 1가구 1주택 양도세 부과, 부동산보유세 강화, 투명한 부동산거래 확보 등의 조치도 시장안정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내경기 침체로 인해 실업자가 증가하고 가계부실이 늘어나면서 실수요자의 구매력도 크게 하락하고 있다. 제아무리 금리가 낮아도 실수요가 받쳐주지 못한다면 투자수요도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주식시장도 지난 6월 이후 상승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아직까지는 대세상승으로 속단하기는 이르나 부동산시장에 집중된 시중유동성이 주식시장으로 이동할 여지가 그만큼 커진 것이다.
시장여건 변화에도 불구하고 저금리의 영향력은 여전히 간과할 수 없는 요인이다. 다행히 비수기라 이번 금리인하의 충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나 추가 금리인하가 단행될 경우 이사철과 맞물리면서 주택시장불안이 재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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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정부는 금리인하에 보다 신중한 태도를 보여야 할 것이다. 금리인하의 부작용이 그 어느 때보다도 큰 만큼 재정확대를 통한 경기부양이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아울러 국민임대주택 확대공급, 부동산세제 개편 등 중장기 대책의 지속적인 추진을 통해 주택시장 안정을 도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