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평] LTV조정의 명암

[시평] LTV조정의 명암

최공필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2003.11.19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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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 LTV조정의 명암

 최근 부동산대책 차원에서 정부가 내놓은 투기지역에 대한 주택담보인정비율(LTV) 40%는 여러 측면에서 부작용을 키울 수 있다. 실제 적용에 있어 위험에 따른 차별화 자체가 이러한 조치로 인해 무의미해지기 쉽기 때문이다. 물론 과도한 부동산 열기 자체가 강도 높은 처방을 초래한 측면이 있으나 일률적 담보대출비율의 적용은 시장작동을 근간으로 하는 금융시장의 효율성제고 원칙과 정면으로 위배된다. 특히 자산시장의 특성인 전염효과를 감안할 때 시장안정을 위한 초기대응차원의 노력은 충분히 의미를 가지나 버블화가 국가적 이슈로 부풀려진 상황 이후의 일률적 조치는 금리인상의 다른 형태와 다를 바 없다. 우리경제는 이슈가 확대되기도 쉽고 이러한 이슈를 중화시키는 조치도 과도해지기 쉬운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첫째, 거시적으로 40%적용은 가계부문대출 과다에 따른 채무상환부담과 위험가중을 방지해준다는 긍정적 측면도 있지만 우리경제의 구조적 문제점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부채상환능력에 이상 징후가 보인다는 반증이기 때문이다. 향후 경기전망이 낙관적이고 가계부채부담을 안고 있는 소득계층별 상환능력에 특별한 이상이 없는 한 선제적 조치는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다. 그러나 이미 신용불량과 채무상환부담의 충격에 노출된 한계계층의 경우 신용제약은 급격한 부실화를 초래하기 쉽다. 단순히 부채부문만 조정하기 보다는 고용지원과 같은 소득창출노력이 더욱 강조되어야 하는 시점이다.

 둘째, 대출위축에 따른 담보가치하락과 신용순환의 악순환을 초래해 경기회복의 가능성을 가로막기 쉽다. 시장의 인프라가 정비된 경우 웬만한 충격은 자체적으로 흡수할 여력이 있으나 우리나라의 경우 조그만 충격도 금리변동성을 크게 높이고 이에 따른 위험프레미엄은 은행권에 의존한 중저소득층의 부담으로 전가될 수 밖에 없다.

 셋째, 미시적으로 자체적 위험관리를 잘 해온 기관과 그렇지 못한 기관간의 차별화를 무력화시켜 바젤협약의 근본취지에 어긋나는 결과를 초래하기 쉽다. 평소 위험관리능력에 따라 자본충당금도 차별화하는 여건을 일순간에 무시하고 거시적인 부채상환능력의 관리를 위해 미시적 잣대를 일률적용하는 것은 부작용이 큰 단기대응이다. 내부위험통제가 강조되려면 시장은 물론 규제측면에서의 차별화도 강화되어야 한다.

 넷째, 금융시장의 원활한 작동을 위해 필요한 기본적 준비가 덜 된 상황에서 LTV에 의존한 대출관리는 신용제약하에 놓인 계층을 확대시켜 지역간, 소득계층간 양극화를 심화시키며 중기적으로는 대출기반자체를 위축시킬 수 있다. 막상 자금흐름이 이루어져야 할 곳은 더욱 경색되는 반면 강도 높은 조치로 막아내고 있는 부동산 투기는 다시금 유일한 기회로 부각되기 쉽다. 갈 곳이 없어 떠도는 자금의 단기부동화는 더욱 심화될 뿐이다.

 결과적으로 부채감당능력이 소진되어 신용자체가 더 이상 확대될 수 없는 현 여건은 소득흐름과 채무상환능력을 무시한 자산보유유무에 따른 담보가치위주의 대출관행에서 비롯된다. 금융시스템의 비효율성은 납세자들의 보이지 않는 부담으로 귀착될 뿐이며 비용을 야기한 자와 이를 부담하는 자들 간의 형평성문제는 상시구조조정자체를 어렵게 만든다.

 버블화를 진정시키고 반전의 실마리를 잡으려면 직접적인 대출관리보다 역내개발프로젝트 등의 적극 유치 등을 통해 소득과 고용창출로 극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돈의 흐름이 편중되는 현실은 성장잠재력을 키워낼만한 체제적 뒷받침이 결여되었음을 뜻한다. 올바른 정책방향은 경쟁력 향상에 필요한 시장압력을 소화할만한 수준에서 모든 경제주체가 피부로 느끼도록 하는 것이다. 경쟁력을 상실한 체제의 유지비용은 자본유출이나 투기적 해외자본유입, 경제의 버블화로 이어질 뿐이다. 경제주체 모두에게 요구되는 체제개선노력을 결코 정부의 정책노력만으로 대체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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