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평]인공위성과 우리의 경쟁력

[시평]인공위성과 우리의 경쟁력

이상빈 한양대 경영대학 교수
2003.12.16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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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인공위성과 우리의 경쟁력

IMF 금융위기를 극복하고자 우리나라의 모든 부분이 구조조정이라는 매서운 바람에 시달렸다. 그러나 공무원사회는 이에 상관없이 무풍지대였음이 그 동안 쉬쉬로 일관하다가 최근 국회자료요청에 의해 발표된 `인공위성' 공무원 숫자에서 드러나고 있다.

과장내지 국장으로 승진했지만 본부내 보직이 없어 외부에서 떠도는 일명 인공위성 공무원이 7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발표돼 우리를 어리둥절하게 하고 있다. 인공위성 공무원이 직제상 정원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정통부의 0.1%미만에서 청소년 보호위의 13%에 걸쳐 다양하지만 이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숫자놀음일 뿐이다.

왜냐하면 인공위성 공무원의 대부분이 과장 내지 국장급인 점을 감안하면, 과장 내지 국장급 정원 중 인공위성 공무원이 차지하는 비율을 제시하는 것이 보다 정확한 실상파악에 도움이 된다.

 

인공위성 공무원이 존재하는 한 국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정부의 규제개혁은 공허한 메아리로 남아 있을 뿐이다. 지금과 같은 높은 규제수준을 유지해도 인공위성 공무원이 많이 존재하는데 규제를 줄이면 보직은 없어지는 반면 인공위성은 더 늘어나기 때문에 공무원들이 규제개혁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경제 환경이 변하면 공무원의 직제가 변하고 이에 따른 불필요한 인력이 정리돼야 유연한 노동시장이 확립되고 이를 통해 국가경쟁력이 높아지는 것이 시장경제의 원리다. 이러한 시장경제의 원리가 유독 공무원사회에는 예외로 적용되어야 할 하등의 이유는 없다.

작금 우리경제의 복병으로 떠 오른 카드문제에 대해 감사원의 감사가 실시되고 있다. 회계감사 등 소극적인 적발 위주감사에서 정책감사로 전환하고자 하는 감사원의 적극적인 의지를 우리는 읽을 수 있다. 그러나 이에 못지않게 직접적으로는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고 간접적으로는 규제철폐에 암초로 작용하는 인공위성 공무원에 대해 감사원의 감사가 필요하다.

 

정부는 투명경영을 통해 비능률을 제거하고자 기업들에게 지배구조의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무엇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나무라는 것과 별로 차이가 없다. 기업의 지배구조는 정부가 강요하지 않더라도 시장의 냉엄한 심판을 매일 받고 있다. 인공위성이라는 정부부문의 비능률을 방치하면서 민간기업에게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비능률을 제거하라고 정부는 말할 자격조차 없다.

 

아무런 임무도 없이 본부에서 자리가 생기기를 기다리는 인공위성 공무원이 존재하는 한 정부는 국제규범에도 없는 노조전임자의 폐지를 노동계에게 일방적으로 요구할 수 없다. 당당하지 못한 정부는 강성노조에 휘둘릴 수밖에 없고 결국 누이 좋고 매부 좋다는 식의 노동정책만 나올 수밖에 없다.

 

국가를 이끌어 가는 공무원들은 자기 자신에게 엄격해야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다. 정치권력은 권력이기 때문에 약하고 강성노조는 강성이기 때문에 약하고 만만한 기업에게만 규제의 강도를 높이는 공무원이 있는 한 우리의 경쟁력은 영원히 허공 속을 맴돌고 있을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실속 없는 말잔치만 우리 귀를 어지럽힌다면 이를 무엇이라고 표현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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